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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염불선

기자명 윤창화

선과 염불을 함께 수행하는 것을 이르는 말
청말 허운화상이 조고화두·염불시수 정착

‘염불선(念佛禪)’이란 선(禪)과 염불이 결합된 것, 즉 선과 염불을 함께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선과 염불을 적극적으로 결합, 실천시킨 이는 송초 법안종의 선승 영명연수(永明延壽, 904~975)이다. 그는 ‘만선동귀집’을 저술하여 칭명염불에 의한 ‘선정일치(禪淨一致, 선과 정토를 하나로 만듬)’, ‘선정겸수(禪淨兼修, 선과 정토를 겸수)’를 강조했으며 그와 동시에 영명사에 서방향엄전(西方香嚴殿)을 세우고 염불도량을 만들었다.


또 운문종의 천의의회(天衣義懷)와 제자 혜림종본, ‘선원청규’ 편찬자인 장로종색, 임제종의 사심오신(死心悟新), 묵조선의 진헐청료도 염불을 제창했고, 원대의 선승 고봉원묘, 중본명본(中本明本), 초석범기(楚石梵琦) 등도 염불선을 제창한 주요 선승이다. 그리고 명대의 선승 운서주굉과 감산덕청, 지욱(智旭)은 더욱더 염불선자, 염불선을 실천한 이들이다. 명청(明淸) 이후 오늘날까지 중국불교는 선과 정토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 불교도 사상적으로는 선과 화엄이지만, 외형적으로는 선과 염불이 합해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선과 염불을 결합시킨 것은 선승들이다. 영명연수 등 송대의 선승들은 본격적으로 좌선에 염불을 도입했다. 즉 좌선을 하면서 공안 대신 아미타불을 생각하거나 나지막한 소리로 아미타불을 부르는 칭명염불, 또는 고성염불 등을 말한다. 영명연수는 ‘만선동귀집’에서 “단 한번이라도 나무불(南無佛)을 염하면 진사겁(塵沙劫, 모래 같은 무수한 겁)의 죄가 소멸되고, 마침내 불도를 이루게 된다.”, “십념(十念)을 갖추면 몸이 정토에 태어난다.”, “업장이 녹고 원액(寃厄)이 소멸된다.”, “높은 소리로 염불을 하면 마군들이 모두 두려워 흩어진다.” 등 염불의 효력과 공덕을 강조했는데, 이는 전형적인 정토교이다.


그런데 고칙 공안 참구를 통하여 깨달음에 이르고, 지혜가 곧 부처이며, 깨달으면 곧장 극락세계에 왕생한다고 말하고 있는 선종(禪宗)에서, 아미타불을 불러서 사후 정토에 태어나기를 기원하고 또 “단 한번이라도 나무불(南無佛)을 염하면 마침내 불도를 이루게 된다.”고 하는 것은 좀 의아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송초에 이르러 왜 선승들이 염불을 겸하게 되었는지는 아직 분명하지는 않지만, 선의 한계(오랜 기간 참선을 했지만 진전이 없고), 선과 깨달음에 대한 확신 부족 등으로 아미타불을 부르는 칭명염불을 겸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염불선은 중국 원(元)나라 때는 간화선에 버금갈 정도였고, 명(明), 청(淸) 때에는 ‘염불시수(念佛是誰, 염불하는 자는 누구인가?)’라는 화두가 성립되어 무자화두를 밀어내고 크게 발전했다.


명말의 유명한 선승인 운서주굉은 ‘선관책진’에서 “염불을 한번 혹은 3, 5, 7번 부르고 묵묵히 반문하라. 아미타불을 부르는 이 한 소리는 어디로부터 왔는가? 부처를 염(念)하는 자는 누구인가? 라고 반문하라. 오로지 그렇게 의문하라. 만약 그렇게 반문했는데도 깨달음에 가까워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의정이 간절하지 못한 것이다. 다시 염불하는 자는 누구인가 하고 화두를 들라”고 지철선사(智徹禪師)의 정토현문(淨土玄門)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역시 염불선을 제창한 이다.

 

▲윤창화
그리고 청말의 대표적인 고승 허운화상은 ‘조고화두(照顧話頭), 염불시수(念佛是誰)’를 정착시킨 선승이다. 지금 중국 선종사원에는 염불시수(念佛是誰)가 무자화두를 밀어내고 천하통일을 하였는데, 어디를 가든 선원 입구의 양쪽 기둥에는 조고화두(照顧話頭), 염불시수(念佛是誰)가 붙어 있다. 무자는 고물이 되어 시간 속으로 사라진지 백년도 넘는다.

 

윤창화 changhwa9@hanmail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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