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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화성유품

기자명 법보신문

과거는 현재의 원인이고, 미래는 현재의 결과다

이 품은 범어로 Pūrva yoga parivartaḥ로 Pūrva 전생을 뜻하며 yoga는 행위를 의미한다. 곧 이 품에 나오는 대통지승여래와 16왕자 그리고 그들이 보살사미 시절 함께 수행하던 무수한 대중들과의 과거 전생의 인연담에 대한 내용이다. 곧  Pūrva yoga는 과거생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뜻하고, parivartaḥ는 품의 뜻이다. 범어에서는 화성유품의 뜻보다는 내용에 대한 것으로 품의 이름을 정하고 있다.

 

과거 전생의 인연 이야기


주요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시되 아득한 과거에 대통지승여래가 계셨는데, 그 부처님께서는 출가하기 전에 16명의 왕자가 있었다. 여래가 출가하여 불도를 이룬 뒤에 그 아들도 모두 출가하여 그 부처님으로부터 법화경의 가르침을 받고 마침내 모두 불도를 이루게 된다. 그 중 동방의 환희국에서 부처가 되신 분이 아촉불이며 서방세계에서 부처가 되신 분이 아미타불이다. 그리고 16번 왕자는 마침내 석가모니불이 된다는 내용이 나온다. 왕자들이 출가하여 수행하던 보살사미시절 그들이 법화경을 설하여 제도한 무수한 중생들은 세세생생 보살사미를 따라 같이 태어나 다시 그의 가르침을 받고 수행을 하게 된다. 지금 석가모니불 앞에 있는 성문들과 대중들도 모두 과거 이러한 깊은 인연으로 인해서 지금 이곳에서 법화경 설법을 듣고 있다고 설한다. 그리고 여래는 그들을 근기 따라 제도하지만 궁극의 목적은 모두 부처님의 지혜를 얻게 하는 일불승일뿐 삼승이나 이승은 방편으로 설한 가르침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그 내용을 화성(化城)의 비유로써 설명하고 있다.


화성유품의 게송부분에서는 오늘날 한국 사찰에서 관음시식이나 천도재 등 모든 기도의 회향식 마지막 부분에서 항상 스님들과 신도들이 외우는 구절도 나온다. 특히 국보 2호인 원각사 탑의 발원문에도 화성유품의 바로 이 구절이 나온다.


원이차공덕(願以此功德)
보급어일체(普及於一切)
아등여중생(我等與衆生)
개공성불도(皆共成佛道)


‘원컨대 이 공덕이 널리 일체 중생에게 퍼져서 저희들과 중생들이 모두 함께 성불하여 지이다.’

 

지극한 수행으로 불도성취 발원


이 거룩한 게송이 나오게 된 배경은 물론 위에서 살펴 본 대통지승여래와 16왕자와의 전생담이다. 과거에 그 부처님과 16보살사미가 함께 수행한 인연으로 다시 이생에서도 함께 태어나 수행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그러한 지극한 인연과 수행 공덕으로 우리들과 일체 중생들이 함께 불도를 성취하겠다는 발원문이 나오게 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현재와 미래는 긴밀히 이어져 있다.


사마천의 ‘사기세가’에는 절영지연(絶纓之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춘추시대 초나라 장왕이 투월초의 난을 평정한 뒤 공을 세운 신하들을 위로하기 위하여 성대하게 연회를 베풀고, 궁녀들로 하여금 옆에서 시중을 들도록 하였다. 밤이 되도록 주연을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광풍이 불어 촛불이 모두 꺼져버렸다. 그리고는 불현듯 왕의 애첩이 소리치기를 “누군가 나를 감히 추행하여 갓끈을 끊어 증거로 가지고 있으니 지금 불을 켜면 곧 그 범인을 잡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자 초나라 장왕이 큰 소리로 명령하기를 “불을 켜기 전에 모두 갓끈을 끊어라”고 한다. 그 덕분에 범인은 그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3년 후, 장왕은 진(晉)나라와 전쟁에서 죽음에 직면하게 된다. 그 때 장웅이라는 한 장군이 용맹하게 결사대를 이끌고 장왕을 구출했다. 장왕이 그 장군의 용기를 격찬하자, 그는 “단지 이전에 갓끈을 끊고 자신을 구해준 임금의 은혜에 보답한 것일 뿐”이라 말한다. 이 고사성어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관용과 덕을 베풀면 반드시 그 보답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유명한 절영지연(絶纓之宴)의 고사성어가 되어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법성 스님

지금 우리사회는 사회, 문화, 경제적으로 양극화가 심각하다. 저소득층들이 극단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국가가 총력을 기우릴 필요가 있고, 많이 가진 계층은 우리 사회 공익을 위해서 많은 덕을 베푼다면 그 좋은 공덕이 반드시 자신들에게 다시 되돌아 갈 것이다. 절영지연의 고사와 화성유품의 4구게가 우리사회에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법성 스님 법화경 연구원장 freewhee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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