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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대만사찰 서래사

기자명 자우 스님

매일 1~2만명 방문
대만불교의 힘 느껴

 

▲서래사에서 만난 미야오시 스님.

 


고속도로를 거처 하시엔다 하이츠에 있는 대만절 서래사(西來寺)로 향했다. 중국말로 시라이 쓰(Hsi Lai Temple)라 불리는 이 사찰의 명성은 한국에서부터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규모와 시스템이 너무 잘되어 있어 미국에서도 누구나 부러워하는 사찰이라는 것이다. 언젠가 서래사를 다녀온 사람의 말에 의하면 그곳에서는 영어로 된 불교 책을 많이 제작해 해외포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서래사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것은 베이징의 자금성을 방문했을 때와 같은 느낌이다. 그 규모에 놀라 그저 ‘아~’하는 감탄사 외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이에 커다랗게 서있는 모습이 무슨 성같이 웅장하다. 특이하게 입구의 문 이름이 사홍서원문이다. 중생을 건지고, 번뇌를 끊으며, 법문을 배우며, 불도를 이루리라는 네 가지 큰 서원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느낄 수 있다. 그 뒤로 굉장히 넓고 긴 돌계단이 한눈에 들어온다. 헉헉 땀을 흘리며 올라간 곳은 보살전. 이곳에는 미륵보살, 보현보살, 지장보살, 관세음보살, 문수보살이 나란히 모셔져 있다. 보살전을 지나 돌아가면 큰 마당이 나오고 대웅전을 만난다. 절 전체 모양은 입구(口)자 형을 이루고 있다. 왼쪽 회랑을 끼고 있는 건물은 동시통역시설까지 갖추어져 있는 국제회의실, 아래층은 박물관, 기념품전, 책방, 찻집, 식당으로 연결되어 있다. 바른쪽 회랑을 끼고 있는 건물은 위층이 강당을 겸한 공연장으로, 아래층은 참선수련장, 정진방, 어린이 당수도장, 음악특기실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리고 양쪽 회랑과 건물사이에는 관세음보살 뜰과 18나한상 뜰이 조성돼 있어 방문한 사람들에게 편안한 미소를 짓게 한다.


우리는 사무실에 들러 미야오시 스님를 찾았다. 사무실 앞 영어프로그램 홍보 게시판이 눈에 들어왔다. 현지의 미국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매주 일요일 2회에 걸쳐 오전, 오후 1시간씩 참선수행이 있고 오후에는 불교교리, 염불, 경전 강좌가 영어로 열린다. 취향에 맞게 불교를 공부할 수 있도록 잘 준비되어 있음이 짐작된다. 무진 스님과 여러 번 안면이 있는 미야오시 스님은 아주 오랜 친구처럼 우리를 반긴다. 차를 마시며 사찰 역사와 활동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스님은 이 절의 부주지로 25년 가까이 이곳에 살고 있다. 20만평이 넘는 대지의 서래사는 중국 전통양식의 건축기법으로 1980년부터 건립준비를 해서 1983년 허가를 받고, 1986년 착공하여 1988년 완공되었다. 이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 중국은 무슨 일이든 10년이라는 세월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꼭 성공시킨다. 그것도 아주 대형으로 말이다.


지금은 매일 1만 명에서 2만명의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 한다. 절에는 비구니 스님 35명, 비구 스님 15분이 상주하면서 포교와 수행 그리고 봉사를 한다. 나는 오늘날 불교의 당면과제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스님들이 절에만 있지 말고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불교가 무엇인지 보여주어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점심을 먹으러 공양간에 갔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채식 뷔페를 먹고 있다. 얼마나 넓은지 끝이 안보일 정도다. 또 다시 놀란다. 참으로 맛있다. 중국불교를 보면 가장 부러운 점 가운데 하나가 다양한 채식음식이었다. 이곳 식당은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해 지금은 인근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사먹으러 온다고 한다.


미국 내에 이처럼 놀라운 규모와 시스템을 갖춘 중국사찰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힘은 대만 불광산사 성운대사의 원력과 비구니스님들의 헌신적 봉사였다는 말이 가슴에 꽂힌다. 한국불교는 언제나 이렇게 체계적인 규모를 갖출 수 있을까 생각하니 착잡하다.

 

▲자우 스님
지금이라도 종단에 국제부를 신설해 해외포교에 원력 있는 스님들의 역량을 모으고 해외포교에 대한 전략적 접근과 상호보완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한국불교의 국제화는 지금의 열악한 현실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돌아오는 길, 캘리포니아의 햇볕은 유달리 뜨거웠다.  

 

비로자나국제선원 주지 자우 스님 jawoo7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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