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아난다를 위로하는 부처님
81. 아난다를 위로하는 부처님
  • 유근자 박사
  • 승인 2012.10.01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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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중이던 아난존자
마왕의 훼방에 놀라자
머리위에 손 올려 위로 

 

 

▲ 간다라, 2~3세기, 꼴까타 소재 인도박물관.

 

 

이 이야기는 마가다국의 수도였던 라자가하(Rāagaha, 王舍城)의 영축산(靈鷲山)에서 부처님께서 마왕 파순 때문에 두려움에 떨고 있던 아난다를 위로한 것이다.


아난다는 부처님의 시자(侍者)로서 부처님의 설법을 가장 많이 들은 인물로 유명하다. 성도 후 20년 동안 부처님께는 정해진 시자가 없었다고 한다. 여러 사람이 부처님을 시봉했지만 부처님은 그들의 시봉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이여, 나는 이제 나이가 들었노라. 그대들은 잘 고려해서 나를 시봉할 영구 시자를 뽑도록 하라.”


그러자 사리풋타 장로를 비롯한 여러 비구들이 시자가 되겠다고 했지만, 부처님은 거절했다. 마침내 아난다가 시자로 정해졌고, 그는 그날부터 부처님을 극진히 모셨다.


독수리 머리 모양의 영축산에는 부처님께서 수행하던 곳과 함께 비구들의 수행처였던 여러 개의 석실(石室)이 있었다. 부처님의 수행처 근처에 있던 한 석실에서 아난다 존자는 선정에 들었다. 마침 그때 독수리로 변한 마왕이 밤중에 석실 앞에 놓인 큰 돌에 날아와 앉았다. 그리고는 사납게 날갯짓을 하며 요란스럽게 울부짖어 아난다를 두려움에 떨게 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두려움에 떠는 아난다를 내려다보고 위안을 주고자 손을 뻗었다. 부처님의 손은 돌로 된 벽을 그대로 통과해서 아난다의 이마를 어루만졌다. 부처님은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저 독수리는 마왕이 모습을 바꾸어서 너를 위협한 것이니 두려워하지 말아라.” 부처님의 위로를 받은 아난다는 금새 안정을 되찾았다.


7세기에 당나라 현장스님은 이곳을 방문하고는, ‘돌 위에는 독수리의 발자국이 남아 있고 벼랑에는 커다란 구멍이 나 있는데, 세월이 한참 흘러간 지금까지도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인도의 꼴까타에 있는 인도박물관의 ‘아난다를 위로하는 부처님’ 불전도는 이 에피소드를 표현한 것이다. 다른 예를 찾아볼 수 없는 진귀한 작품으로 유명하며, 간다라의 페샤와르 근처에 있는 자말가르히(Jamalgarhi) 사원지에서 출토된 것이다.

 

▲유근자 박사
‘제석굴설법’ 장면의 석굴과 같은 곳에 앉아 있는 부처님은, 오른손을 내밀어 아난다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나무 옆에 선 아난다는 스승을 향해 몸을 돌리고 있는데, 이미 평온을 찾은 모습이다. 시자 아난다를 바라다보는 부처님의 모습에는 제자를 향한 인자함이 잘 스며있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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