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morrow, and tomorrow, and tomorrow,
Creeps in this petty pace from day to day
To the last syllable of recorded time,
And all our yesterdays have lighted fools
The way to dusty death.
Out, out, brief candle!
Life’s but a walking shadow, a poor player
That struts and frets his hour upon the stage
And then is heard no more. It is a tale
Told by an idiot, full of sound and fury,
Signifying nothing.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쉬지 않고 하루하루 종종 걸음으로 소리도 없이 다가가고,
지나간 날들은 어리석은 자들에게
티끌 같은 죽음으로 돌아가는 길을 비추어 왔구나.
꺼져라, 꺼져, 덧없는 촛불이여!
인생이란 단지 걸어 다니는 그림자,
잠시 주어진 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 뽐내며 걷고 안달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영영 사라져 버리는 가련한 배우,
그건 백치가 지껄이는 이야기,
요란한 소리와 노여움에 가득 찼지만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일 뿐.
[해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독백입니다. 위의 대사는 왕비가 운명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의 최후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한 맥베스가 내뱉는 대사입니다. 여기에서는 자신의 무모한 욕망으로 파멸에 이르는 한 가련한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인생이란 죽음으로 향하는 행진일 뿐, 허망하기 짝이 없는, 바람 앞에 깜빡이는 촛불처럼 짧고 덧없는 생명입니다. 우리는 모두 걸어 다니는 그림자요, 고통의 바다인 이 세상에 의미 없이 잠깐 등장했다가 잊혀져버리는 슬픈 엑스트라 배우와도 같은 것입니다. 셰익스피어가 그리려던 삶의 실체는 당시 사회를 지배하던 기독교적 원죄나 구원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근원적인 무의미성입니다. 인생은 아무 것도 의미하지 않은(signifying nothing) 하나의 소음에 불과한 것이라고 셰익스피어는 외치고 있습니다. 그것은 기독교적 세계관과는 전혀 무관하며 오히려 불교적입니다. 셰익스피어가 바라본 것은 불교의 공(空)사상이요, 노자의 무(無)인 것입니다. 그가 말하고자하는 세계관은 근원의 초월이 아닌 순환에 있음을 당시에는 그 누구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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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작가 중에 T.S. 엘리어트와 같이 동양사상에 대한 관심을 지니고 있음을 스스로 밝힌 경우도 많이 있지만(20세기 대표적 시 ‘황무지’를 집필할 때 거의 불교도가 될 뻔했다고 자술했음), 셰익스피어와 같이 밝히지 않더라도 그 작품에서 보이는 경향이나 깊은 사고가 불교사상과 유사하거나 동일한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셰익스피어 대표작 햄릿에서 나타나는 “To be, or not to be”의 존재의 문제나, 일체개고(一切皆苦)의 사상에서 우리는 그의 불교적 성향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전옥배 한국불교영어번역연구원장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