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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성 스님, 타종교 비방 경전번역으로 극복 시도”

  • 교학
  • 입력 2012.10.12 19:29
  • 수정 2012.10.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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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 스님, 대각사상연구원 세미나서 주장

기독교 왕성한 활동에 자극
경전 한글화가 대중화 확신
선사임에도 역경불사 착수
꼼꼼한 한글 번역이 특징

 

 

▲대각사상연구원이 10월7일 구례 화엄사에서 개최한 학술세미나.

 

 

일제강점기 용성(1864~1940) 스님이 참선수행을 했던 선사임에도 경전 번역에 착수한 것은 타종교의 비방과 도전이 계속되고 불교가 침체되는 속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국대 교수 보광 스님은 대각사상연구원이 10월7일 구례 화엄사에서 개최한 학술세미나에서 한국 역경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조선글 화엄경’(1928년)을 중심으로 용성 스님의 경전번역 이유, 특징, 출판 의의 등에 대해 상세히 조명했다.


논문에 따르면 용성 스님이 역경사업에 뛰어든 배경에는 부처님으로부터 경전 번역과 저술에 착수하라고 부촉을 받은 신앙적인 측면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스님의 투철한 시대인식이 큰 역할을 했다. 1911년 2월 서울에 올라온 용성 스님은 개신교와 가톨릭의 활동을 보고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만큼 큰 자극을 받았음을 직접 기록하고 있다. 타종교에서는 서울 곳곳에 교당이 있으며, 그곳에 신도들이 가득하지만 불교는 각황사 하나만 있었기 때문이다. 삼일운동으로 수감생활을 할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한글로 번역된 서적을 읽으며 자기 종교를 신앙하는 것을 보고 불교경전이 한글화되지 않고선 부처님 말씀이 대중에게 다가설 수 없을 뿐 아니라 타종교의 비방과 음해에 맞설 수 없음을 확신하고 경전번역의 서원을 세웠다는 것이다.


보광 스님은 “용성 스님이 각각의 ‘화엄경’ 품까지도 한글로 번역했으며, 불교용어도 경전과 교리에 맞춰 새롭게 바꾸었다”고 강조했다. 수백 년 동안 천시 받던 불교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였다. 용성 스님이 ‘불(佛)’을 ‘대각(大覺 혹은 覺)’으로, ‘대사(大師)’를 ‘성사(聖師)’로, ‘승려(僧侶)’를 ‘선생(先生)’으로 바꿔 번역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보광 스님은 용성 스님의 역경 중 ‘조선글 화엄경’을 “역경불사의 최대 정점”으로 높이 평가했다. ‘조선글 화엄경’은 최초의 ‘화엄경’ 번역이라는 점에서 그렇지만 글자 하나 놓치지 않는 꼼꼼한 번역, 짧은 기간에 초교와 재교를 자세히 보면서도 실명제로 교정 책임자를 분명히 한 점, 참고한 논서로 이통현의 ‘신화엄론’과 징관의 ‘청량소’를 적시하고 있다는 점, 단시일에 출판을 완간한 점, 경전이라고 하여 단순한 법보시가 아니라 판매를 한 점, 1928년 완간에 이어 1936년 1차 번역을 보완해 전체를 재번역한 점 등을 특징으로 꼽았다.


보광 스님은 “한자의 뜻을 너무 지나치게 번역하므로 의미전달에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이는 점이 없지 않다”고 지적하고, 그럼에도 “용성 스님의 ‘조선글 화엄경’이 출판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화엄경’을 직접 읽을 수 있게 돼 한국 화엄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각사상연구원 학술세미나에선 △화엄의 법신불 사상(동국대 명예교수 도업 스님) △한국불교에서 ‘화엄경’의 위상과 한글 번역-백용성과 이운허의 번역을 중심으로(신규탁 연세대 교수) △근현대 화엄사의 사격과 진진응․이동헌 스님(김광식 동국대 연구교수) △구도자, 도광 스님 연구-그의 보살행과 구도 행각(중앙승가대 교수 종석 스님) 등 논문이 발표됐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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