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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적 자녀 양육을 향한 실용적 접근-中

기자명 법보신문

“TV를 꺼라, 아이의 고민이 보일 것이다”

그 다음 라디오와 SNS
컴퓨터·휴대전화를 끄면

 

가족들 침묵에 빠질 것
침묵지나면 대화시작돼

 

 

▲아이들의 내적 삶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장난치고 공상하고 놀이할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

 


수미런던 법사는 앞선 글에서 학교 교사들과 학생들을 위한 마음챙김 명상수행법의 이점에 관한 연구내용을 제시했다. 그녀는 ‘불교적 자녀양육을 향한 실용적 접근 上’에서 “명상수행을 실천한 교사들과 학생들은 일상생활에서 좀더 잘 집중할 수 있고 충동욕구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됐으며 다루기 힘든 감정에 대해 능숙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엄마와 아빠가 아이와 함께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명상 1단계와 구체적인 방법에 관한 2단계를 소개했다. 아래 글은 아이들이 수행에 집중할 수 있는 일상의 걸림돌을 제거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자신이 실천해 온 구체적인 수행집중하기 방법을 제시한다. 수미런던 법사는 다음 번 칼럼에서 ‘단계3 : 불교식 자녀양육’이란 주제로 글을 쓴다.  편집자
 
▶ 격식을 벗어난 수행
- 기도(企圖)하지 않은 자유시간: 아이들의 깊은 내적 삶을 개발하는 여러 가지의 기법 중 가장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이들에게 놀거나 쉴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자유시간을 주는 방법이다. 미국의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지독히도 과도한 일과를 강요하고 있다. 방과후 축구를 비롯하여 바이올린, 피아노 연습, 언어학습 등이 매일매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며 이어서 급히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숙제를 해야 한다. 주말에도 여러 가지 해야 할 일과와 활동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요즈음 아이들은 아이들다울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 내가 한국의 가정들을 관찰한 바로는 장난치고 공상하고 놀이할 시간이 아이들에게 거의 주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많은 미국의 애들처럼 한국의 애들도 충분히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빼곡한 일과에 쫓기고 있고 그로 인해 수많은 행동 양식의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본다. 미국의 소아과 의사들은 7세에서 12세 사이의 어린이들에게 10~11 시간가량의 수면 시간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부분 단지 9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할 뿐이다. 권장 수면시간과 비교하면 1~2시간가량 부족한 것이다. ‘심리과학의 관점들(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지(誌)에 공상 또는 정신적으로 한가한 시간(mental downtime)이 내면의 발달에 ‘필수적’이라는 내용의 연구 논문이 최근 게재되었는데 이를 한국의 불자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연구원들은 실험대상자들이 편안한 상태에 있을 때 뇌의 작용을 조사해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휴식시간 동안 사람들은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를 상상하고 최근의 여러 접촉 관계를 재현해 보고 감정들을 정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내면으로 향한 상태의 시간 동안 사람들은 외부로부터 수용하게 된 많은 양의 사건들에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고 연구원들은 결론지었다. 연구원들은 “요즈음의 젊은 세대는 교육과정이 요구하는 사항을 따라 가느라 소셜(social) 미디어 및 인터넷을 사용하느라 바빠서 내관(內觀)을 위한 시간은 더 모자라게 된다”고 말한다. 그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젊은 세대가 소셜 미디어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외적인 방해를 받지 않는, 자유로이 깨어있는 시간이 매우 적을 경우 이런 조건은 젊은 세대로 하여금 어떤 상황 또는 자기 자신에 대한 명백하고 물질적인 그리고, 즉각적인 측면에 더 기울도록 한다. 자신 및 타인의 행동이 추상적이고 장기적인 관점, 도덕적이고 감정적인 측면의 의미에 대해서는 다소 소홀히 대하도록 만든다고 생각한다.”


- 지금 이 순간 알아차리기 : 아이와 함께 있을 때 나는 내가 인식하게 되는 내용을 말로 표현한다. 바람과 아침 이슬 속에서 소나무 냄새를 맡는다고, 나무에 매달려 있는 나뭇잎에 햇빛이 어떻게 부딪치고 있는가를 쳐다본다고 그리고, 멀리서 울리는 귀뚜라미 소리를 듣는다고 말할 것이다. 내가 규칙적으로 이렇게 하자, 아이들도 자기 자신의 구술인식(verbal noticing)을 시작했다. 현재의 순간에 결속됨에 따라 만족과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 함께 침묵하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침묵에 대해 불편해 한다. 그래서 침묵의 시간을 채우기 위해 수다를 떠는 경향이 가족들 간에 있다. 누군가가 화가 나 있을 때만 침묵의 순간이 나타나곤 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침묵에 대해 나쁜 연상을 하게 된다. 나는 자녀와 함께 편안하고 따스한 ‘침묵 수행하기’를 즐겨 한다. 마음이 방황하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한다. 자녀와 함께하는 침묵 수행의 가치는 자녀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에게 침묵할 줄 아는 것을 배우도록 훈련시키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알다시피 무엇인가를 들을 수 있을 만큼 우리 스스로가 조용해졌을 경우 그때서야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듣게 된다. 이렇게 되기 위해 먼저 우리는 텔레비전을 꺼야 하고 다음으로 라디오를 끄고 노트북 컴퓨터 또한 덮어야 하며 휴대전화를 차단하고 마지막으로 우리의 입을 닫아야 한다. ‘명상은 깊은 귀 기울임 수행’이라고 우리는 진실로 말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모든 아이디어에 대해 너무 압도될 필요는 없다. 두려워 할 필요도 없다. 기실 나는 이런 수행 방법들을 차츰차츰 습득해 왔고 때때로 한 가지 수행 방법에 집중하고 나머지 것들을 놓아버리기도 한다. 아이들이 이런 방법들을 수행해 나가서 마치 아기 부처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일년 전 남편과 내가 위에 언급한 식사 기도를 시작했을 때 몇 주 만에 아이들은 ‘방귀’라는 단어를 그들의 암송에 덧붙이기 시작했다.

 

▲수미런던
그들의 불경에 나는 무지하게 짜증이 났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오히려 나를 웃게 만든다. 우리는 그 기도를 멈추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리해서 나는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려고 했던 것들을 ‘아이들이 과연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에 대해 절망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아이들은 실제로 때때로 기도로 식사를 시작하자고 요구했고 우리 손을 잡으려고 그들의 손을 내밀었다.

 

수미런던 듀크 불교공동체 지도법사

번역=백영일 번역편집위원 yipaik@wooriba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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