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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부처님의 발우 경배

기자명 법보신문

사천왕 바친 발우 네개
합쳐서 하나로 만들어


좌대·일산 함께 표현
발우로 부처님을 상징

 

 

▲간다라, 2~3세기, 국립델리박물관, 인도

 

 

이 이야기는 쿠샨제국의 수도였던 페샤와르에서 부처님의 발우(鉢盂)를 불교도들이 경배했다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간다라 불교미술에서 부처님의 발우에 공양올리는 모습은, 불·보살상의 대좌에 많이 표현되고 있다. 페샤와르에서 행해진 부처님 발우에 대한 숭배는, 중국의 구법승 법현과 현장의 여행기에 잘 나타나있다.


“정오가 되면 스님들은 부처님의 발우를 꺼내 속인(俗人)들과 더불어 여러 가지 공양을 올린 뒤 점심을 먹는다. 해질 무렵 향을 사를 때도 또한 그렇게 한다. 부처님 발우는 용량이 2두(斗) 정도이고, 색깔은 검은색이 짙은 잡색이다. 네 개의 가장자리 줄이 분명하고 두께는 2푼(分) 정도로 광택이 난다”고 ‘법현전’에서는 기록하고 있다.
이 발우는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은 후 두 상인이 올린 음식을 받았을 때, 네 명의 천왕이 바친 네 개의 발우를 합쳐서 하나로 만든 것이다. 페샤와르의 발우는 소월지(小月氏) 왕이 중인도에서, 또는 쿠샨제국의 카니시카 왕이 파탈리푸트라[華氏城]에서 가져 온 것이라는 내용이 ‘마명보살전’이나 ‘부법장인연전’에 전한다.


간다라의 페샤와르 지역에서 행해진 ‘부처님의 발우 경배’ 이야기는, 중국의 불교 문헌이나 역사 문헌에 자주 등장한다. 아마도 불교 전래기부터 대략 6세기까지 이루어졌던 중국과 서북인도 불교간의 밀접한 관계를 나타낸 것으로, 이 지역의 불교 성물(聖物)에 대한 중국 불교도들의 깊은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뉴델리국립박물관의 ‘부처님 발우의 경배’ 이야기는, 천으로 덮인 나무 대좌 위에 놓인 사천왕이 바친 발우를 두 명의 스님이 공양 올리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불상의 대좌에 표현된 것으로, 네 개의 발우를 합쳐 하나로 만든 것을 의미하는 네 개의 줄이 가장자리에 새겨져 있다.

 

▲유근자 박사
음식을 담는 발우는 풍성함의 길상 상징으로, 음식이 가득 담긴 모습으로 표현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담겨진 음식의 표현은 없다. 합쳐진 네 개의 발우는 부처님을 상징하기 때문에, 크샤트리아 계급의 상징인 일산과 불자(拂子)가 함께 표현되고 있다. 일산을 상징하는 보개(寶蓋)는 발우 위에, 불자는 나무 대좌 양쪽에 놓여 있다.


한 손에 꽃을 들고 불발(佛鉢)에 공양올리는 두 명의 스님은, 영산회상도 속의 가섭과 아난존자를 떠올리게 한다.

 

유근자  한국미술사연구소 연구원 yoogj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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