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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비스타 선센터의 지유로시

기자명 자우 스님

명상지도자의 열정에서

미국불교의 희망을 목격

 

▲ 비스타선센타의 지도자인 지유로시와 그의 제자들.

 

 

어느 날 법회 때 주지 스님이 내가 미국에 머무는 동안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대중들이 도와 줄 것을 주문하셨다. 법회가 끝나자 키가 크고 시커먼 구레나룻을 기른 젊은 친구가 그가 다니는 샌디에이고 선센터의 방문을 권유했다. 마침 일일 수련회가 있으니 참석하여 LA선센터와의 다른 분위기를 경험해 보는 것이 어떨지 의향을 묻는다. 2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라 전날 저녁 출발하여 센터 근처에 있는 그의 고모 집에서 하루를 자고 참석하기로 했다. 샌디에이고로 가는 하늘이 참으로 넓다는 것을 느낀다. 멀리 바다도 보인다. 미국에 와서 혼자는 처음 초대받아 가는 길. 약간의 두려움도 있지만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하다. 이른 아침 도착한 비스타선센터는 원래 그의 스승인 지유샌세이의 집이였으나 참선을 지도하기 위해 개조하여 선센타로 만들었다고 한다.

 

입구에 들어서니 초록빛 개구리가 벽난로 속에서 합장하고 웃는다. 제법 넓은 정원에는 오렌지 나무가 여러 그루 있다. 선방에는 20명가량의 사람들이 하나, 둘 조용히 앉는다. 40분씩 세 번에 걸친 참선이 끝나자 주지 스님이 나를 대중에 소개하고 법문을 요청했다. 미국불교의 역사가 짧다고 생각하는 그들은 오랜 전통을 지닌 불교로부터 배우고자 하는 겸허의 마음이 있다. 그들의 수행에 대한 열정은 참으로 진지하면서도 순수하다. 점심은 발우공양이다. 놀랍다. 한국의 불자들조차 어려워하는 발우공양을 이들은 너무도 자연스럽게 묵언으로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미국인들은 물질적이고 향락적인데 반해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도 삶의 의미와 마음수행에 관심이 많다.

 

그들의 지도자인 지유로시는 1965년 대학교에서 우연히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세상이 생각했던 것과 아주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당시 하버드대학교의 유명한 심리학교수에게 의논을 하면서 불교에 관심이 깊어 졌고. 자연스럽게 혼자 명상을 하게 되었다. 그 후 힌두교의 마하리쉬 밑에서 12년간 수행을 하고 힌두교의 지도자가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스승이 너무 바빠서 수행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때 친구가 일본스님을 소개했고 큰 인연이 있음을 느낀다. 스승과 일 년을 수행한 후 한 달간 결재를 하면서 또 다른 큰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1985년 16계를 받는 주까이의식을 한다. 이것은 스승과 제자간의 관계를 맺는 의식으로 그의 첫 번째 스승은 마이에주미(Maezumi)로시이라는 스님이다. 스승은 스님이 되라고 권유하셨다. 그러나 당시 그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스승에게도 부인과 3명의 자녀가 있지 않냐고 반문하였다. 스승은 1997년 돌아가시기 전에 “스님이 안 된다면 프리스트가 되어 사람들을 가르치라”는 말을 남긴다. 그리고 2003년부터 센세이가 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사람들을 지도하게 된다. 또한 그는 그림과 음악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 수행을 통해 얻은 마음의 환희를 그림과 노래로 표현하였다. 도량 곳곳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곳 비스타선센터의 멤버들은 매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각자 선센터에 와서 오전 수행을 함께하고 직장에 출근한다. 화요일은 저녁 6시30분부터 2회에 걸쳐 참선을 하고 염불과 법문, 수행면담을 한다. 일요일은 오전 9시부터 2회에 걸친 참선과 법문이 있다.

 

▲자우 스님
“수행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사홍서원을 마음에 새기면서 사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지유로시와 인터뷰를 하면서 선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희생적 열정과 지도자로서 제자들을 잘 지도하고 싶은 섬세한 조심성을 느낄 수 있었다. 스승으로서 제자를 제접하는 일은 아주 소중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일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함께 열심히 수행하기를 바라는 그의 간절함을 보면서 미국불교의 희망을 본다. 좋은 지도자는 이렇듯 우리에게 꿈과 살아갈 희망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된 소중한 만남이었다.

 

비로자나국제선원 주지 자우 스님 jawoo7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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