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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적 자녀 양육을 향한 실용적 접근-下

기자명 법보신문

“아이가 부르면 껴안고 눈부터 마주쳐라”

대부분 부모 건성건성 답해
그러면 ‘무시당했다’고 생각

 

아이가 부모에 질문 던지면
즉시 하던일 멈추고 집중을

 

 

▲신체적 접촉은 매우 인간적인 욕구로 안정감과 결속력, 귀속감 등을 느끼게 한다.

 

 

지난 칼럼에서 명상과 불교 수행을 가족생활에 도입하는 몇 가지 실질적인 방법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았다. 1단계는 ‘너 자신의 명상을 시작하라’는 내용이었고 2단계는 ‘자녀와 함께 수행하기’라는 주제였다. 이번 칼럼에서는 불교적인 가르침을 ‘자녀양육 수행’ 그 자체에 적용해 보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 3단계 불교식 자녀 양육


- 심호흡을 하라.
여기 부모들을 위한 최선의 조언을 제시한다. 소리를 지르기 전에, 자녀에게 가혹한 말을 쏟아내기 전에, 친절하지 못한 어떤 일을 하기 전에, 깊은 숨을 들이쉬고 이윽고 천천히 내쉬어라. 이 단순한 행동을 통해 흥분을 가라앉히고 자녀와의 의견 차이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순간적인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만약 우연히도 당신이 일일 명상과정에서 호흡 관찰법을 수행해왔다면 어려운 상황에 부딪쳤을 때 당신은 거의 자동적으로 호흡관찰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가정에서도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 얼마 전에 광고방송을 보았다.

 

한 엄마가 보통의 경우라면 그녀를 매우 짜증나게 만들었을 여러 광경들이 벌어지고 있는 집안의 각 방을 즐겁게 통과해서 지나간다는 내용이었다. 10대 아들 녀석은 친구들과 함께 방에서 폭발하듯이 북을 쳐대고 있었다. 다른 방에서는 어린 딸아이가 장롱의 물건을 몽땅 꺼내서 엉망으로 흩트려 놓았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엄마는 즐거울 수 있었을까? 이어폰을 통해 음악을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그 광고의 세부적인 사항까지는 아마도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고 있겠지만 그래도 독자 여러분은 위 글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함께 살고 있지만 그러나 서로에게서 또 현실로부터 완전히 단절된 가족.”


이것이 그 광고에 대한 나의 관점이다. 가족에 대해 만족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그들에 대해서 무관심해지라는 것이 그 광고의 메시지이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수많은 가족 불화의 원인을 유심히 살펴보면 대부분의 경우 서로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그들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정신이 팔려있거나, 식사하면서 또는 페이스북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생각에 잠겨 있게 된다. 그러는 사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꼬마 여동생은 큰 오빠의 레고 블록 조립품을 가지고 와서 마음대로 분해하기 시작한다. 거기에 아내는 남편에게 무엇인가를 해달라고 계속해서 요청하지만 남편은 듣지 않는다. 그러자 누군가가 폭발한다.


“돌려 줘!”, “지금 당장 하란 말이야!”, “내 말 좀 들으란 말이야!”


만약 우리가 화목한 가정을 만들려고 한다면 엄마와 아빠가 가정의 분위기에 대해 주목하고 있어야 한다. 나는 느긋한 상태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자각하면서, 나의 마음챙김 수행이 가정의 모든 일을 대상으로 확산되도록 했으며 그런 상황에서 나의 가정은 가장 평화로운 시기를 맞이했다. 내가 그런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때 좋지 못한 일들의 초기 조짐을 훨씬 더 빠르게 감지할 수 있었다. 그것이 폭풍으로 발달해서 심각해지기 전에 그 일들에 대해 대처할 수 있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내 가족의 사랑스러움을 내가 한껏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것은 부가적인 이점이 된다.


- 존중의 응시(凝視) 
내가 첫 아이를 임신하고 있을 때 몇몇 친구들이 나를 위해 베이비 샤워(임신 축하 파티)를 열어주었다. 모두가 거실에 둘러앉았고 그들 모두는 오랫동안 명상수행을 해온 불자였다. 나는 친구들에게 그들 부모들에 대해서 부모로서 최고라고 느낀 순간에 대해 말해달라고 질문을 던졌다. 각자 자신들의 경험을 말해주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부모 보다는 조부모에 대해서 더 많이 이야기 했다.


“나의 할아버지는 내가 존재하는 모습 그대로 나를 받아들였고 나를 변화시키려 하거나, 나를 훈육하려 하거나, 나를 바꾸고자 노력하지는 않았어. 나는 그런 점에서 할아버지를 사랑했어. 할아버지는 단지 나를 사랑했고 나를 존중해 주었어.”


몇몇이 이렇게 답했다. 그것은 나에게 매우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내 아이들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면서 지켜보고 있는 나의 눈을 통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적절한 순간들을 최소한 일주일에 몇 차례씩 찾아낸다. 그 메시지는 “엄마는 너희들을 전적으로 사랑하고 너희들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인다”는 내용이다. 밤에 잠을 재우기 위해 아이들을 침대에 밀어 넣을 때 그런 기회들이 종종 찾아온다. 똑바로 앉으라고, 음식을 먹을 때 턱이 음식 위쪽에 놓이도록 하라고, ‘감사합니다’고 말하라고, 옷가지를 주워 올리라고 혹은 물이 유리에 튀지 않게 하라면서 너희들에게 잔소리하면서 일과 중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엄마는 너희들을 존중한다고 눈을 통해 말한다. 또 그래서 너희들로 하여금 바른 버릇을 갖게 하느라고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정말로 너희들을 존중한다고 눈으로써 말을 한다. 나의 아이들은 이러한 ‘눈 말’을 정말로 가슴으로 느낄 만큼 순수하다. 특히 아들은 온전히 순진하고 다정하고 기쁜 얼굴로 내게 화답한다. 부처의 눈으로 당신의 자녀를 유심히 지켜보는 것처럼 이것을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껴안기
응시하기에 추가하여 또한 자녀들이 아직 어리다면 매일 아이들을 반드시 꼭 껴안아 주기를 해 볼 수 있다. 신체적 접촉과 껴안기는 매우 인간적인 욕구이고 그것은 언어나 성벽 따위가 제공해 줄 수 없는 안정감과 결속력, 귀속감 등을 느끼게 한다. 껴안기가 아기들의 두뇌발달에 얼마나 불가결한 요소인지 그리고, 그런 작용은 아기가 걷기 시작한다고 해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주는 많은 연구 결과들이 있다.


- 관심 기울여주기
우리 부모들은 너무도 바쁜 나머지 대개의 경우 아이들에게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가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더더욱 아이들을 건성으로 대하게 된다. 우리는 아이들은 제대로 된 답을 들을 때까지 반복해서 질문을 던지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아이들은 부모가 제대로 들어 주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귀 기울여 들어주지 않음으로 인해 아이들은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고 그들의 요구 사항이 당신에게는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할 수 있다. 근래에 나는 좀 더 단호한 태도를 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미런던
아이들이 내게 질문을 던지면 곧바로 내가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들에게 전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거나 또는 “지금 쓰고 있는 이메일을 보내고 나서 곧장 네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듣도록 할게”라고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녀들에게 우리가 그토록 자주 쓰는, 거의 자동적으로 내뱉는 “응 그래”라고 대답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주의를 어느 한 곳 또는 다른 곳에 집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자신의 주의 집중이 덜 분산되고 그럼으로써 스트레스 강도를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수미런던 듀크 불교공동체 지도법사

번역=백영일 번역편집위원 yipaik@wooriba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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