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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일념다념(一念多念)-2

기자명 법보신문

항상 염불하는 게 염불행자 삶
염불 횟수 안 정하면 게을러져

칭명을 하면서 생활한 사람들은 생각생각 이어지는 중에 위없는 환희를 맛보았다. 호넨 스님이 많은 염불, 즉 몇번이고, 몇번이고 반복해 염불을 외우라고 권하신 것은 당연하다.


만약 염불의 이어짐을 ‘다념’이라는 말로 나타낸다면, 정토종이 스스로 다념의(多念義)를 선택한 것은 자연스러웠다. 다념은 상념(常念)이다. 호넨 스님의 전기인 ‘칙수어전(勅修御傳)’에는 여러 가지 말씀들이 있다.


“염불의 본의는 상념에 있다. 그렇기에 생각생각 이어지도록 하라고 권유되었던 것이다.”(제12) “단지 삼만 번, 혹은 오만 번, 혹은 육만 번, 일심으로 염불을 외우게 하셨던 것이니, 결정코 왕생하는 행으로 삼으셨다.”(제27) “‘소(疏)’에서 말했다. ‘생각생각마다 버리지 않는 것, 이를 정정(正定)의 업이라 이름한다’고 하신 것은, 열 번을 외우든지 한 번을 외우든지 정토에 태어난다고 믿고, 생각생각에 잊어버리지 말고 외우라는 뜻이다.”(제23) “그렇다고 해서 백만 편의 염불을 하지 않는 사람은 정토에 태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한 번 염불을 하거나 열 번 염불을 하거나 태어나게 된다. 한 번 염불을 하거나 열 번 염불을 하더라도 태어날 수 있는 정도의 염불을 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백만 편의 공덕을 쌓아가는 것이다.”(제23) “어떤 이가 물었다. ‘일상생활에서 염주를 돌리면서 육만이나 십만 번 염불하는 것과 이만 번 삼만 번을 염주로 하나하나 헤아리면서 염불하는 것 중 어느 것이 잘 하는 것입니까?’ 이에 답하셨다. ‘범부의 습성으로 이만 번 삼만 번을 한다고 하더라도, 여법하게 하기는 힘들 것이다. 단지 횟수가 많은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명호를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 반드시 횟수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언제나 염불을 하게끔 하기 위해서이다. 횟수를 정하지 않는다면, 게으름의 인연이 되기 때문에 횟수를 정해서 하도록 권하는 것이다.”(제22)


항상 염불하는 생활이야말로, 염불행자의 생활이다. 끊어짐이 없는 염불이며, 많은 염불이다. 생애를 염불에 바치기 때문에, 저절로 다념의 행이 되는 것이다. 즉 오직 염불만 닦는 것이야말로 염불행이라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념이 반드시 횟수의 많음과 적음에 의한 공덕을 설하는 것은 아니다. 횟수의 많음에 의지하는 왕생이 아니라, 단지 필연적으로 다념이 되는 것이 신심으로 사는 삶이다. 오히려 염불을 염불답게 하는 것은 그 순도(純度)에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횟수가 아니라 질이 중요하다.


설령 한 번 염한다고 하더라도 가득찬 염불이라면, 이미 왕생이 약속되었다고 할 수 있으리라. 염불을 가로로 잘라놓고 본다면 횟수로는 다념이 되겠지만, 세로로 잘라놓고 본다면 질적으로는 일념(一念)이 될 터이다. 이 일념은 다념이 결정된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일념에 염불의 염불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 사유는 일념의(一念義)로 진행된다.


그렇지만 일념의를 선택할 때, 역시 다념의가 배제되기에 이른 것은 피하기 어려운 경향이었다. 그 주장은 다음 이야기에 의해서 잘 나타나리라 본다.

 

▲야나기 무네요시

“어떤 이가 말했다. 본원을 믿는 사람은 일념으로도 이미 충분하다. 오만 번을 칭명하는 것은 더욱이 이익이 없다. 다념을 쌓고자 하는 자는 본원을 의심하기 때문이다.…다념을 필요로 하는 것이 곧 자력의 마음이다. 그러므로 본원을 믿지 않게 된다(믿지 않을 수 없다). 일념에 이미 다 갖추어져 있다. 다념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한어등록(漢語燈錄)’ 제10권)


일본불교사연구소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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