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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베트남사원

기자명 법보신문

2000년 9명 스님으로 시작
철저한 수행공동체로 운영

 

▲샌디에고의 사슴동산사원.

 

 

틱낙한 스님의 수행센타가 샌디에고 근처에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터뷰와 숙소 예약과 관련된 사항을 크리스가 했다. 크리스는 서른다섯살의 청년이다. 그는 내가 LA에 머무는 동안 나의 시자로 미국불교 연구를 돕겠다고 자원을 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LA에서 3시간이 넘게 걸려서 도착한 사슴동산사원(Deer Park Monastry)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지금까지 보아온 보통사원들처럼 어느 건물을 사찰로 만든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산전체가 사원이다. 커다란 나무들 사이로 다람쥐들이 열심히 뛰어다니는 그런 곳이다. 이곳을 건립한 100권이넘는 책을 저술한 틱낙한 스님은 영상법문으로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나는 스님이 이렇게 세계적인 지도자가 된 배경에 대해 늘 궁금했다. 그래서인지 이번 방문은 더욱 설레었다.


1926년 베트남에서 태어나 16세에 출가한 스님은 남베트남이 패망할 때, 반전활동으로 인해 베트남 입국이 금지되어 프랑스에 이미 망명해 있던 상태였다. 또한 1960년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에서 비교종교학을 공부하고 후에 코넬과 콜롬비아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으로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한 스님은 이후 프랑스 프롬빌리지를 중심으로 수행지도를 시작하여 현재 세계4대 생불로 추앙받고 있다.


이곳 센타 또한 프랑스의 프롬빌리지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수행에 참가하던 미국인들이 프랑스까지 오기 힘드니 미국에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고 그들이 적당한 곳을 찾아 추천한 곳이 이곳이다. 눈에 보이는 모든 산이 이곳 소유라고 한다. 프랑스 프롬빌리지에서 2000년 5명의 비구니와 4명의 비구스님을 이곳에 보냈다. 프랑스센타는 중심센타가 되어 스님들을 교육시켜 세계각국으로 보낸다. 그래서 세계 어느 곳을 가든지 같은 구조와 시스템으로 사람들을 지도한다. 이곳 센타의 주된 수행은 계, 정, 혜이다. 계는 마음집중수행을 통하여 자동적으로 수행하도록 지도하고 정은 모든 것을 멈춤으로서 수행하게 하고. 혜는 멈춘다음 내면의 지혜를 살피게 지도한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규칙적으로 종소리를 들을 수 있다. 종소리가 나면 어느 곳에서 든지, 무엇을 하고 있던지 멈추고 자신의 호흡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바깥으로 향하던 마음을 안으로 향하게 한다. 내가 숨쉬고 살아있음을 보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은 마음고요집중 수행센타(mindfulness practice center)로 불려지길 원하다. 이곳의 스님들은 8년에서 10년을 수행하면 법사가 된다. 한국처럼 승가대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배가 후배를 지도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지금도 기억나는 광경은 선배스님이 후배스님들에게 염불을 가르키는 모습이다. 나무그늘 아래 둘러 앉아 아름다운 운율을 만들던 해맑은 얼굴들은 내 가슴 속에 지금도 청량한 바람이 되어 있다. 프랑스의 프롬빌리지는 1966년에 생긴이후 700명 이상의 비구, 비구니가 배출되었고 이것이 전세계로 센타를 확장하는데 큰 원동력이 되었다. 현재 프랑스에는 200명의 스님이 있다. 프랑스 센타가 건립된 이후로 뉴욕, 캘리포니아, 미시시피 순으로 건립되어 현재 9개의 선타가 전세계적으로 있다. 이곳 사슴동산 센타는 태양에너지를 쓴다.

 

 산 꼭대기에 큰 물탱크를 설치하여 아무리 사람들이 많이 와도 물문제가 없다. 오직 필요한 것은 스님들의 음식만이 필요하다. 스님들은 매달 일정금액을 생활비로 받고 아플경우는 수행센타과 연관된 의사와 간호사가 와서 치료를 해준다. 모든 의료에 대한 책임은 사원이 진다. 그들의 삶은 철저히 수행공동체이다. 아침에 차를 마시면서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고 배운다.


▲자우 스님

이곳에서는 일방적인 일은 없다. 늘 함께 의논하고 연구한다. 주지스님 또한 권위와 결정을 대표하는 존재가 아닌 대중을 돌보는 역할이다. 스님들의 잔잔한 고요와 겸허를 보면서 이시대 종교인에게 화두는 ‘낮은 자세로 대중과 어떻게 호흡할것인가’ 이라는 생각이 든다. 희고 흰 마가렛 꽃향기가 가득한 사슴동산의 밤은 미국각지에서 온 사람들의 수행이야기 꽃으로 깊어만 간다. 

 

비로자나국제선원 주지 자우 스님 jawoo7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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