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불교위원회 명의 제작…일부 사찰에 전달
선관위 “선거법 위반”…교계 “표 의식한 행위” 눈살
새누리 “일부 유출된 것…공식적 배포 없었다”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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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일을 15일 앞둔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의 불교인연을 소개한 만화책이 수도권 일부 사찰에 전달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참 좋은 인연입니다’라는 제목의 이 만화책은 박정희 전 대통령 부부와 박근혜 후보의 불교인연 이야기를 담고 있다. 40페이지 분량으로 제작된 이 책은 표지에 ‘법보시용’이라는 점과 불교위원회에서 배포하는 것임을 나타내고 있으며 편집후기를 통해 정병국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불교위원장 주도로 제작됐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일 전 180일부터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이름을 표기한 인쇄물 등을 배부할 수 없다. 이에 교계 안팎에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중앙선관위 관계자도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특정 후보자의 이름이 드러난 인쇄물을 배포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이 만화책에는 박근혜 후보를 마치 불자인 것처럼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스스로 종교가 없다고 밝힌바 있다. 때문에 불자들의 표를 의식해 제작된 만화책이라는 비난마저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주호영 새누리당 불교본부장은 12월5일 교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후보는 사실상 종교가 없다”며 박 후보가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성심여고와 서강대를 다니면서 영세를 받은 건 사실이지만 졸업이후 종교활동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5일 오전 만화책에 대한 얘기를 전해들었지만 불교본부 차원에서 만화책을 제작한 일이 없다”며 “진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병국 중앙위원회 불교위원장은 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만화책이) 제작된 것은 사실이지만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기다리던 중 일부가 유출된 것 같다”며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사찰에 배포한 것은 한 권도 없으며 많은 사람들이 당사를 방문하다보니 그 일부를 가져간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조계종 한 중진 스님은 “불자도 아닌 박근혜 후보를 교계와 연결시키고자 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도가 지나쳤다”며 “이러한 행위가 국민을 분열시키고 종교편향 논란을 낳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