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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프랑스 프롬빌리지

기자명 자우 스님

철저한 수행공동체로
법 아래 모두가 평등

 

▲사슴동산의 입구.

 

 

프랑스의 프롬빌리지에서 열리는 가족캠프에는 1주일에 천명, 1달간 6천명의 사람들이 다녀간다고 한다. 틱낙한 스님이 세계적으로 유명하긴 하지만 어떻게 이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까? 나는 2박 3일 수행프로그램 참가를 통해 조금이라도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이곳 사슴동산의 아침은 새벽5시부터 시작된다. 먼저 영어로 새벽종성을 하는데 그 소리가 새벽 산공기 만큼이나 청아하다. 특이한 것은 모든 예불의식이 영어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원래의 베트남 예불을 영어로 번역한 다음, 전문음악가들이 영어의 음률에 맞는 리듬를 만들었다고 한다. 함께 새벽예불을 하고 그 자리에 앉아서 아침 명상을 한다. 이곳의 명상은 호흡법에 집중되어 있다. 자연스럽게 들숨과 날숨을 관찰하고 명상이 끝나면 간단한 운동을 지도자의 안내에 따라 한다.


아침공양은 비구스님들이 준비를 한다. 이곳에는 현재 20명의 스님들이 상주하고 있는데 각자의 소임이 철저하다. 공양은 서양식과 베트남식 식단이 골고루 나오고 물론 모두 채식이다. 공양을 함에 스님과 제가자의 구분은 없다. 그냥 편하게 똑같은 식단으로 섞여 앉아서 식사를 한다. 식사중에도 가끔 종소리가 울리면 모든 것을 멈추고 호흡에 집중한다.


식사 후 운력이 시작된다. 먼저 자연속에 둥글게 서서 자연과 수행에 대한 노래를 다함께 부른다. 이 부분이 인상적이다. 노래는 스님들이 중심이 되어 함께 부르는데 아주 쉬우면서도 아름답다. 노래를 함께 부름으로서 공감대 형성은 물론 마음의 문을 살며시 연다. 잠시 그날의 운력을 설명하고 각 구역의 필요인원을 자원 받는다. 담당스님들의 인솔에 따라 가서 운력을 한다. 운력은 나무 심기, 풀 뽑기, 식당청소등 다양하게 나눈다. 운력을 하다가도 종소리가 울리면 다시금 호흡에 집중한다. 운력이 끝나는 대로 산길을 따라 행선을 묵언으로 한다.


오후에는 대부분 법문을 듣는다. 첫날은 틱낙한 스님의 영상법문을 들었다. 특이한 것은 베트남말로 된 법문을 서양인 출가자를 위해 한사람이 통역기를 끼고 영어로 동시통역을 해준다. 이를 통해서 스님들은 법문 통역을 평소에 연습한다. 둘째 날은 대중법문이 있었다. 이백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고 스님과 재가법사가 나누어서 영어로 법문을 했다. 이곳에서는 모두가 법아래 평등하다. 비구든, 비구니든, 제가자든 할것 없이 수행이 되었다고 인정되는 사람은 누구든 법사가 될 수 있고 예경을 받는다.


짧은 수련회였지만 느끼는 바가 아주 많았다. 제가자들이 스님을 존경하고 따르지만 스님들은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다는 것과 수행자들의 입가에 늘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는 것, 철저히 수행공동체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저녁공양후 남녀를 나누어 저녁 예불과 참선을 하고 수행의 경험을 나눈다. 이번 수련회 참석으로 알게된 사실은 서양인들이 원하는 것은 그리 심오하고 복잡한 불교지식이 아닌 아주 단순한 것이라는 것이다. 그저 현대사회에서 지친 영혼을 쉴 수 있기를 원한다. 그들은 이곳에서의 수행을 통하여 바깥으로 향했던 마음을 지금, 여기에 가져올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또한, 이곳에 와서 종교를 초월하여 마음의 고통을 쉴수 있음에 감사한다. 크리스의 말이 떠오른다. “어렸을때 하나님께 고통을 해결해 달라고 열심히 기도했지만 하나님은 아무것도 해 주시지 않았어요. 그래서 불교를 찾게 되었고 나는 수행을 통해 나의 고통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아요. 불교를 만난 이후로 아주 행복합니다.”

 

▲자우 스님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위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간단하면서도 쉽게 우리의 불교를 소개할수 있을까? 이곳은 누구나 할수 있는 호흡법과 편안한 노래로 정화되는 느낌이 살아있는 곳이다. 나의 젠센타 법문에서도 미국인들이 감명받았다고 한 부분은 지금의 현실을 어떻게 평화롭고 행복하게 바꿀 수 있는가 였다. 그들에게 먼 미래 세상에 대한 언급은 의미가 없다. 지금 이 자리에서 변화를 느끼고 싶어 한다.

 

비로자나국제선원 주지 자우 스님 jawoo7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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