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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과거에 지은 모든 악업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으로 인해 몸과 말과 생각으로 지은 것이니 일체의 죄업을 이제 다 참회합니다.”
참회는 수행이나 불사 등을 포함해 모든 불교 신행에서 그 기초가 된다. 그래서 많은 경전에서는 참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재가불자들에게 전해지는 참회 관련 가르침은 대부분 지난날 지은 죄를 참회함으로써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데 머물고 있다.
그래서 이 책 ‘반야 참회’는 지난날 지은 죄를 참회하는데서 한 발 나아가 마음이 평온해지고 삶이 행복해지는 수행법을 알려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공성(空性)을 통달해 일체의 고통과 속박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힘과 자비를 갖추어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보살행을 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반야로 특정한 저자는 이 ‘반야 참회’가 지혜의 체득을 향해 나아가는 바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박사과정에서 종교학 및 한국불교를 연구하면서 재가불자 신행 모임인 반야법회 지도법사를 맡고 있는 저자 혜룡 스님이 전하는 ‘반야 참회’는 참회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기존 참회와는 내용이 다르다. 저자는 “반야 참회는 전통적인 불교의 선정 수행론을 참회에 응용했기 때문에 높은 단계의 선정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참회를 통해 수행의 효과를 체험할 수 있다. 이 참회 수행을 계속하면 망상이 줄어들고 집중력이 강화되어 참선과 같은 높은 깨달음을 목표로 하는 어려운 수행도 쉽게 가까이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반야 참회는 삼배로 시작해서 독경, 108참회, 염불, 발원 그리고 다시 삼배로 끝맺는 수행체계를 갖고 있다. 저자는 이 반야 참회에 대한 전반적 소개를 비롯해 참회 수행에 필요한 불교 교리를 설명하고, 참회 수행 절차를 소개한다. 그리고 참회 대상과 구체적인 참회 방법을 초급·중급·고급의 수행 단계별로 설명하고 있으며, 부록에 참회 이외의 신행에 대한 유용한 참고사항을 실어 놓았다.
수행에 관심 있는 불자들에게 ‘높은 단계에 도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낮은 단계를 빨리 탈피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교리공부를 통해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 화두, 염불, 간경 등의 수행을 통해 자기 내면에서 분명하게 자각하는 것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따라서 책은 참회를 통해 마음의 평온을 얻는 것은 물론, 행복한 삶으로 가는 수행에 한걸음 다가서는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1만3000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