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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종단의 개혁-22

기자명 법보신문

최상의 포교는 스님들의 청정성 회복
신도 만들기보다 대중과 공감이 우선

지금 불교와 개신교 신자는 감소하고 천주교 신자는 늘고 있다. 청소년과 어린이 불자가 더욱 빠른 속도로 줄고 있어 미래는 더욱 암울하다. 도심의 엘리트 불자 또한 하향세다. 한국불교는 이미 소수종교로 전락하였고, 산중의 아주머니와 할머니 덕분에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자탄이 그리 과장이 아니다. 담론을 생산하고 여론을 주도하는 엘리트들은 대다수가 기독교도들이다. 이제 포교 또한 혁신해야 한다.


포교의 방법과 주체에 잘못이 있을 뿐이지 상황은 좋다.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물신화와 탐욕에 지치고 이에 반감을 느낀 대중들이 마음이 평안한 삶으로 전환하고 있고 상처난 몸과 마음의 치유를 원하고 있다. 21세기의 담론은 생명과 평화, 사회정의, 복지와 상생일 터인데, 불교교리는 이들 문제에 대한 답을 풍성하게 담고 있다. 그럼, 어떻게 포교의 혁신을 할 것인가.


우선 포교에 대한 개념을 바꾸어야 한다. 포교는 대중을 새로운 신도로 유입시키는 과정이 아니다. 대중들의 아픔과 번민에 공감하고 그들에게 다가가서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게 사는 길을 열어주고, 그들이 행복한 일상을 영위하는 가운데 자연스레 마음 속에서 불성의 싹들을 움트게 하는, 공감에 바탕을 둔 실천이자 대중을 부처로 만들어 그 순간에 내가 부처가 되는 수행과정이다.


교리보다 대중의 아픔과 번민에 공감하는 것이 우선이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어머니의 죽음으로 고통 속에 있는 이에게 어떤 교리를 늘어놓는다면 반발할 것이다. 하물며 인간적인 교감이 전혀 없는 대중들과 포교사 사이에 이는 불을 보듯 뻔한 이치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과 같은 개인적인 고통에서 가난과 정리해고와 같은 사회적 고통에 이르기까지 그 고통에 공감하고 함께 할 때 대중은 마음의 문을 열 것이다.


대중의 아픔에 대한 공감은 치유로 이어져야 한다. 치유의 방편은 수행과 사회복지의 실천이다. 간화선과 위빠사나 수행을 가르치고 함께 하는 수행포교를 통하여 대중을 깨달음의 길로 인도할 수 있다. 기독교가 사회복지를 행하여 대중의 박수를 받고 그들을 신도로 입도선매할 때 불교는 팔짱만 끼고 있었다. 불교도 활발하게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게 자비행을 행할 때 대중들의 가슴에서 불심의 꽃이 피어날 것이다.


공동체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포교가 이루어져야 한다. 산업화가 압축적으로 진행된 서울에도 동네 사람끼리 모여 대화하고 음식을 나누는 골목문화가 남아있을 정도로 한국인은 공동체 지향성이 강하다.


기독교는 이를 이용하여 구역별로 신도를 조직하고 장례나 결혼 등의 의례나 김장과 같은 큰일을 협동하여 수행하면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파괴된 공동체를 부처님의 자비심을 매개로 하여 복원하는 방향으로 포교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도흠 교수

최상의 포교는 스님들의 청정이다. 천주교도들이 대폭 증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목사와 스님에 비하여 신부들이 청정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스님들의 도박이나 공금횡령 비리가 언론에 회자될 때마다 신자들은 우수수 떨어져 나간다. 대만불교가 그렇게 하여 성공하였던 것처럼, 불교를 개혁하고 청정 승가를 확고하게 세울 때 대중들은 스님들을 기댈 언덕으로, 어두운 하늘을 밝히는 별로 생각하고 몰려들 것이다.

이도흠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 ahur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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