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연재를 마치며 [끝]
67. 연재를 마치며 [끝]
  • 이도흠 교수
  • 승인 2013.01.07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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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가 처한 위기는 곧 기회
의식·제도 개혁해 새지평 열어야

지금 한국 불교는 위기에 있다. 위기는 늘 기회로 반전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위기를 인식하고 그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처절하게 성찰하고 대안을 실천할 때만 기회가 된다. 빠른 시일 내 혁신적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한국 불교는 3등 종교로 전락할 것이다.


흔히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고 한다. 개혁은 사람과 의식, 제도, 문화의 개혁이 함께 이루어져야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점을 분석하여 개인에 문제가 있다면 참회하고, 제도가 원인이면 제도를 바꾸고, 잘못된 문화 때문이라면 새로운 문화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개혁이 구호나 이념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의 준칙이 되고 몸에 스며들어가 생활이 될 때 개혁은 비로소 꽃을 피운다.


개혁을 추진할 기구와 운동단체, 동력이 필요하다. 개혁의 방향을 세우고 분석과 성찰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개혁안을 마련해야 한다. 개혁추진기구를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범 출·재가자가 참여하는 결사, 법회, 솔선수범, 승풍 진작의 문화운동도 전개해야 한다. 개혁은 단계적으로 모두가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야 당위와 선언에서 벗어나 현실이 된다. 종단은 혁신적인 개혁을 하되, 개혁의 로드맵을 제시하고 사부대중은 이를 실행한다. 아울러, 어떤 좋은 개혁안도 역기능이 있으므로 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은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쇄신안에 대해서는 여론조사와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모든 불자에게 문호를 개방한다. 94년 개혁의 공과 한계를 성찰하여 문제점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2013개혁에 반영한다. 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종헌과 종법을 개정하는 한편, 내규와 시행령을 만들어 곧 바로 실행에 들어간다.


물론 개혁의 중심은 중생이다. 어떤 것이 올바른 개혁인가 번민이 인다면, “지금 여기에서 중생을 행복하게 하는 길이 무엇인가”라고 물으며 지혜를 구하자. 지금 서민은 말할 것도 없고, 중산층도 하우스푸어에서 에듀푸어에 이르기까지 삶이 곤고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들의 고통을 살피고 보듬고 지멸 시킬 길이 무엇인가 잘 생각해보자.
반토막이 난 우리와 달리 서양에선 왜 불교도가 늘고 있고 상당수 석학들이 다투어 불교를 공부하고 수행하고 있는가. 그들은 현대사회의 위기, 곧 이성의 도구화, 소외와 불안, 공동체의 해체, 환경위기 등의 대안을 불교에서 찾고 있다. 불교는 탈현대의 지혜를 풍성하게 담고 있다. 20세기 한국 사회의 과제는 근대화와 산업화, 민주화, 인권, 통일이었다. 이는 우리가 아직도 달성해야 할 과제이지만, 21세기에는 환경과 생명, 남북의 통일을 포함한 평화, 복지와 상생이 새로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20세기의 과제는 기독교가 주도하였지만, 21세기의 과제는 불교가 주도할 수 있다. 현대의 모순을 극복한 탈현대의 대안 사회와 삶을 불교가 선도할 수 있다.

 

▲이도흠 교수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자. 이제 종단은 이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남김이 없이 개혁하여 한국 불교도 살리고 스님들도 21세기를 주도하는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자. 지금 정치를 비롯하여 종단 안팎의 사정은 좋지 않다. 하지만, 길은 언제나 막다른 곳에서 열리고, 어두울수록 별은 맑게 반짝인다. 새해엔, 부처님 당시부터 이어져 온 ‘불교공동체’의 조직운영 원리를 21세기 사회에 맞게 창조적으로 해석하고 실천하여 진정으로 청정한 승가공동체를 세우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보자.

이도흠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 ahurum@hanmail.net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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