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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한 조언

기자명 법보신문

음력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절 집에서는 지금이 곧 섣달이고 완전한 세모(歲暮)다. 한 해를 보내고 맞이하는 가장 좋은 시점이 바로 1월인 셈이다. 때마침 새 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어느 때 보다도 분주한 행보다. 새 정부를 이끌어갈 박근혜 당선인의 당선 후 첫 일성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한 100퍼센트 대한민국’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덕분인지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타이틀이 깊은 산중에 살고 있는 필자에게까지 익숙한 이름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행복한’이란 말을 참 좋아한다. 누구라도 행복을, 또는 그 말을 싫어할 이가 있으랴 만은 훌륭한 수행자이기 보다는 그냥 행복한 수행자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 풋풋한 어린 시절을 행복한 행자 시절로 보낸 것이 지금까지도 내 생에 최고의 경력으로 기록돼 있다.


세상은, 세상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은 첫 여성 대통령 탄생에 즈음해 국민 통합과 행복의 시대가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으로 가득하다. 필자 자신부터 은근히 그렇게 기대하는 마음이 크다. 동시에 염려도 적지 않아 전에 없이 큰 관심을 갖고 기도도하며 조석으로 간절한 축원도 하게 되었다.


그런데 행복은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고 해서, 또는 어떤 특정 정치계파 한쪽이 집권하게 됐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여당, 야당은 그 어느 쪽일 지라도 결국은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한쪽일 뿐이다. 거대한 하나의 뿌리에서 나누어진 가지의 한쪽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쪽 나뭇가지가 부실하면 그 나머지 한쪽 가지인들 무성 할 수 있을까? 그러니 서로서로가 어느 쪽도 없어서는 안 될 필요하고 소중한 조건임을, ‘행복한 대한민국’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구성원들은 명심해야 할 일이다. 단박에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만족할 수 있는 일이 사바세계 어디 존재할까? 진정으로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그 원을 이루기 위해 개개인이 최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꿈과 희망이라는 단어는 결코 젊음의 전유물은 아니다. 생의 어느 지점에 있든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은 원대한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또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얼음짱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틔우 듯”이라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설사 지금 당장 다 이루어지지는 못 할 지라도, 지금 당장 일자리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희망을 키우며 최선을 다 할 때 대한민국은 분명 행복해질 것이다.


신라 향가에 충담 스님의 안민가(安民歌)가 있다. 안민가는 바른 왕도를 권계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지만 수사법이 간결하고 소박하면서도 친근하고 알기 쉬운 비유를 들고 있어 설득력이 높고 그 안에 담긴 교훈도 울림이 크다.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백성을 다스려 편안히 할 노래를 지어 달라는 경덕왕의 청에 충담 스님은 백성과 신하, 임금의 도리를 읊어준다. 임금 아버지는 나라를 이끌어갈 책임이 있고 신하 어머니는 백성을 사랑으로 다스려야 하며 백성 어린아이는 임금과 신하를 믿고 따라야 하는데 비유하여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백성은 백성답게만 한다면 나라 안은 태평하리라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들의 불행은 자기 자리를 성실하게 지키지 않고 남의 자리를 침해하는 데서 온다는 점은 두말의 여지가 없다. 물물이 각득기소(物物 各得其所)라 하였다.

 

▲일진 스님

그 장소에 그 물건이 바르게 놓여야만 환경이 안정 된다. 주변 환경이 안정 되었을 때 거기에 몸담고 살고 있는 사람, 모든 생명들이 안락하고 행복한 것이다. 이것을 의보(依報)와 정보(正報)의 아름다운 조화(調和)라 하였다. 대한민국이 진정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려면 우리 모두가 서로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면서 공동선을 향하여 필사적으로 노력할 때만 가능할 것이다.  

 

운문사 주지 일진 스님 03777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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