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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출판 박석동 팀장

“독자에 전달되기까지 전과정이 설레임”

맡겨진 모든 일, 책에서 답 얻어
정토출판은 아직도 학습하는 중

 

 

▲박석동 팀장은 “지금도 책 만드는 일만 생각하면 마음이 들뜬다”며 출판에 대한 열정을 보이고 있다. 

 

 

어린 시절 소년에게 불교는 곧 어머니였다. 법보종찰 해인사를 품은 경남 합천 두메산골에서 나고 자라며 머리에 쌀을 인 어머니 뒤를 따라 절에 오르던 기억 때문이다. 그 아련한 추억 속엔 고사리 손으로 부처님오신날 연등을 달곤 했던 일들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학생불교연합회를 찾은 인연은 그렇게 싹텄다. 그리고 대학에서 믿고 따르던 선배를 통해 불교와 사회문제에 새롭게 눈을 떴다. 자연스럽게 우리사회의 민주화를 갈망하던 동료들과 함께 시위 현장에 섰고, 불교가 어떻게 하면 사회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동안 어느덧 그 무리의 중심에 선 자신을 보게 됐다. 당시 불교는 사회참여에 적극적이었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 매력은 머지않아 그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는 촉매제가 됐다.


박석동 정토출판 팀장. 그는 군을 제대하면서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입대 전 인연을 맺은 정토회에 발을 디뎠다. 불교, 불교운동, 사회참여, 그리고 나라는 연결고리를 놓고 이어진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1995년 12월이었다.


그곳에서 주어진 첫 업무처가 행정의 중심이었던 중앙사무처다. 이어 활동반경을 넓히던 법륜 스님을 보좌하며 곁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1996년 북 동포들의 어려운 현실을 접하면서 직접 돕기 위해 방법을 찾는 일에 참여했고, 그 덕분에 한국제이티에스 설립 과정을 자세히 지켜볼 수 있었다. “당시 정말 열심히 북 돕기 운동을 했고, 그 과정 하나하나에 열정을 불살랐습니다. 거기서 느낀 보람은 덤으로 얻은 행복이기도 했습니다.”
그 후로 정보통신국을 거쳐 1999년 정토회가 서초동으로 이전하면서 불교환경교육원으로 다시 한 번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이때 자의식에서 생겨난 화두 하나가 고민을 거듭하게 했다. “제 스스로 ‘내가 책임자가 돼서 이 일들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확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30대의 10년은 평생에 있어서 후회하지 않도록 일만 해보자는 결심을 했지요.”


그 결심과 함께 시작한 불교환경교육원 업무를 6년간 맡았다. 3년은 중간 책임자로, 이어지는 3년은 전체 책임을 맡아서 일했다. 환경단체간 연대활동, 활동가 네트워크 구축을 비롯해 지역화폐, 공동체운영에 대한 연구 등 이론적 토대 마련과 실천 두 마리 토끼잡기에 전념했다. 쓰레기 제로 운동과 빈그릇 운동 역시 그런 과정에서 탄생했다. “환경문제의 불교적 해법을 고민하다가 만든 운동이었고, 불교의 사회화를 유형화시킨 바람직한 사례”로 자부하고 있다. 그리고 기획실까지 거치면서 자신이 맡는 일마다 제 몫을 충실하게 해냈다.


“제게 주어진 일이 다를 때마다 관련 자료와 책을 보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그렇게 목적을 가진 책 읽기는 업무를 소화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면서 맡은 바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그의 곁에는 그렇게 늘 책이 함께 했다. 그리고 2008년부터 문화사업부를 이끄는 팀장이면서 출판팀장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정토회에서의 출판은 일과 수행이 어우러진 활동 내용을 알리는 곳입니다. 1988년 정토가 창립되고 월간 ‘정토’를 창간하면서 출판이 시작됐지만 실제 출판 등록은 1996년에 이뤄졌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출판이 진행됐습니다.”

 

‘기도’는 내 삶에서 잊지못할 불서
잊혀진 책에 새생명 부여도 보람


정토 출판이 상업적 성공여부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곳임에도 박 팀장은 그동안 여러 부처를 거치면서 다진 기획 및 디자인 등에 대한 경험을 살려 어떻게 책을 만들어 낼 것인가를 고민했고, 제작과 유통 시스템부터 바꿨다. 한정된 인원으로 전 과정을 소화하기에 부족함이 있음을 인정하면서, 유통은 총판에 맡기고 기획과 제작에 주력했다. “저자가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책을 잘 만들어내는 것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라는 판단이었다.


그 과정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낸 책이 ‘기도’다. “기도를 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정토에는 처음으로 불교를 접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 분들에게 기도의 의미와 방법을 제대로 알려주는 게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일반 스님들이 이 책을 많이 찾는 것을 볼 때 스님들 역시 불자들에게 일목요연하게 기도에 대한 전반을 알려주는 자료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그래서 그의 기억에 늘 남아 있다. 또한 여기에서 대중의 욕구가 무엇인가를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불교에서 흔히 사용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을 단행본으로 엮어내는 일에 관심을 더욱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관심 갖는 일이 잊혀진 책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다. 정토에서 출판한 50여 종 책 가운데 빛을 보지 못한 채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책을 다시 대중들에게 전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깨달음’, ‘인간 붓다’도 그 과정에서 다시 태어났다.


법륜 스님을 주 저자로 한 정토는 일반 상업출판사와 출판경향이 현저하게 달라 체계적이지 못한 면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즉문즉설 시리즈로 알려진 상담서, 역사 관련 서적, 통일 관련 서적 등을 꾸준히 선보이며 출판 영역도 차츰 확대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불교출판의 현실도 직시할 수 있었다.


“불서가 일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것은 불자들이 책을 찾지 않는데 원인이 있지만 대중성을 담보하지 못한데도 이유가 있습니다. 내용적으로 상당한 가치와 깊이를 지니고 있음에도 어렵게 표현하거나 디자인이 눈에 띄지 않아 대중 손에 들려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는 ‘정토출판은 아직도 학습 중’이라고 평가한다. 그래서인지 책 만들기 6년차에 접어든 지금도 항상 즐거움과 설레임이 있다. “출판은 기획부터 상품이 만들어져 독자 손에 전해지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설레임이 있습니다. 지금도 책 만드는 일만 생각하면 들뜨는 이유입니다.”


박석동(法林) 팀장은 오늘도 진리의 숲에서 설레임 만큼이나 큰 열정을 불사르며 혼을 담아 책을 만들고 있다.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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