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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삼보일배(三寶一拜)

기자명 법보신문

부처님 재세시의 예법은
한번 절하고 세번 도는 것
관습 변화로 삼배 관례화
정성만 있다면 훌륭한 예법


언젠가 “선배, 여기 화엄산데 불상에 절을 몇 번 하는 거야?” 하는 어느 후배의 전화를 받았다.


‘법당에 들어갔으면 세 번하면 되지’라고 하자 ‘불상이 셋이니 그럼 각각 한 번만 하면 되냐?’라는 거였다.


대개의 불교 신도들은 법당에 들어가면 상단을 향해 절을 세 번하고 신중단을 향해 절을 세 번하는 예법을 행한다. 그렇다면 부처님께는 몇 번 절을 해야 할까.


108배, 3천배 하는 절 수행이 있으니 절을 많이 하면 할수록 좋겠지만 부처님께 절은 몇 번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부처님 당시 붓다나 탑 등에 대해 한 번 절을 하고 그 둘레를 자신의 오른쪽으로 세 번을 도는 예법이 있었다.


불자들은 부처님을 뵐 때나 설법을 듣고 부처님을 떠나갈 때 ‘두면예족 요불삼잡’(頭面禮足繞佛三), ‘정례쌍족 요백천잡’(頂禮雙足繞百千)을 하고 있다.


부처님의 두 발에 한 번 절을 하고, ‘삼잡’ 또는 ‘백 천잡’이라고 하여 세 번 또는 백천 번을 돌기는 하지만 세 번 절을 올렸다는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한국불교뿐만 아니라 현재 남방불교 국가에서도 불상이나 큰스님께 3배를 올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3배 예법의 근원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계를 받는 수계의식 때, ‘청규’ 등에는 부처님오신날 행사 때 주지 또는 대중이 함께 ‘동전삼배(同展三拜)’를 올리는 장면이 빈번히 등장한다. 이때 의문은 따로 있지 않고 대중은 좌구를 펼치고 삼배를 했다는 정도이다.


단지 수계의식 장면에는 대사와 지문이 동시에 등장하는데, 참회진언과 게송을 왼 후 “참회이 귀명례삼보(삼배)”라 해서 ‘참회를 마치고 삼보께 귀명의 예’로 삼배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와 유사한 구조에 ‘(삼배)’라는 지문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청문’(1527)에는 “발원이 귀명례삼보(일배)”라고 하고 있고, ‘현행 천수경’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사명 지례의 ‘천수안대비심주행법’(10세기)에는 “참회발원이 귀명례삼보[起禮一拜]”, “일심정례시방상주삼보[一拜起立]”라는 지문이 나타난다.


‘삼보님께 절합니다’라는 ‘삼보일배’의 전형적인 예로 현행 7정례의 ‘지심귀명례 석가모니불’ 또한 삼업으로 올리는 ‘불보일배’ 혹은 ‘삼보일배’의 예와 유사하다.


초기의 ‘일배삼잡’ 예법이 삼배로 정착된 연유는 무얼까. ‘칙수백장청규(修百丈淸規)’(14세기)에는 “대전삼배 순당일잡(大展三拜 巡堂一)”이라 하여 ‘삼배일잡’으로 변형된다. 이후 ‘불 또는 당을 도는[行道]’ 의식마저 사라져 현재의 부처님이나 은사 계사스님들께 올리는 삼배로 관례화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결국 문화적 차이 또는 관습의 변화로 말미암은 것이리라.


그렇다면 삼보님께 삼배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삼설삼배’를 하면 된다.


절하는 대상에게 먼저 (작은 소리로라도) 입으로 인사를 드리며[口], 머리를 숙이고[身], 마음으로 공경하는 [意]신구의(身口意) 삼업으로 세 번 예를 올린다. 가령 은사스님에게 삼배할 때는 ‘스님, 인사드립니다’라고 하며 절하고 공경하는 마음의 예를 세 번 반복한다. 부처님께도 삼배의 예를 올리려면 ‘부처님(혹은 삼보님), 귀명의 절을 올립니다’라 하며 세 번 절을 하면 삼보삼배가 될 것이다.

 

▲이성운 강사
허나 지나치면 미치지 못함과 같다고 했다. 수계나 법회 때가 아닌 일상의 인사 때는 정성을 다한 삼업의 1배만으로도 훌륭한 예의가 될 수 있다. 왜냐, ‘삼보일배’는 불가 전통의 순수한 예법이 아니었던가.


이성운 동국대 강사 woochun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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