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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잉태론

기자명 법보신문

인간세상 구원한다며
결혼 앞둔 여인을 범해
세상에 태어난 예수는
붓다와 탄생부터 달라


여러 차례 언급했듯 예수 탄생의 목적은 인간구원에 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의 탄생을 야훼신의 갑작스런 뜻이 아니고 이미 창조 이전부터 비밀스럽고 철저하게 계획해 온 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예수의 출현은 이미 구약에 예언한 바가 현실화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구약 이사야 서 7장 14절에서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이름을 임마뉴엘이라 할 것”이라고 예언하였다는 것이다. 예수의 탄생에 관해 자세히 언급하고 있는 경전은 마태복음과 누가 복음이다. 마태복음에서는 예수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으로 마리아라는 처녀의 몸에 성령으로 잉태되었음을 증언한다. 그런데 마리아에게는 이미 정혼한 남자가 있었다. 예수의 인간 아버지인 요셉이다. 서로 혼인하기로 한 요셉과 마리아 사이에 신은 마리아의 몸을 취하여 자신의 아들을 잉태시킨 것이다. 요셉은 마리아의 임신 사실에 놀라 비통하여 파혼하려 했지만 신은 천사를 시켜 자신의 뜻을 전하고 요셉에게 파혼하지 말고 결혼할 것과 예수가 태어날 때까지 잠자리를 함께 하지 말 것을 명령한다. 이와 같은 예수의 잉태에 대해 기독교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성령으로 사람이 임신했다는 사실도 믿어지지 않지만 전지전능한 신이 겨우 자신이 창조한 한 여인을 범하여 아들을 낳으려 했다는데 동조할 수 없다고 외친다. 남의 아내를 범하지 말라고 계명을 내린 신 스스로 남의 아내를 가로 채 임신을 시켰다는 일 자체가 횡포이며 반윤리적이라는 것이다.


부처가 이 세상에 온 목적 역시 세상을 구제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화엄경에서 “여래는 지극히 대비하신 분이라 삼계의 중생을 가엾이 여겨 세상에 나타나시고 그들에게 진실한 이익을 주기 위해 불도를 펴신다”고 하였다. 또 대반니원경에서도 “여름에 큰 구름이 일어나 비를 내리듯 마찬가지로 부처님도 대열반의 구름으로 감로의 비를 내려 모든 중생을 안락케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와 같은 두 가지 목적을 이루는데 있어 부처는 신의 섭리나 능력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뜻과 능력에 의존한다. 따라서 부처가 세상에 태어나는데 있어서도 신의 역할이나 간섭은 필요 없다. 순전히 스스로 과거로부터 닦아온 수행의 힘에 의해 마음대로 태어난다. 부처의 전기를 다룬 불본행집경이나 수행본기경 같은 경전을 보면 부처님도 하늘로부터 내려와 인간의 태중에 들어간다. 경전에서는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게 된 것은 스스로 닦은 아승지겁 동안 선행의 결과라고 말한다. 부처님은 과거생의 엄청난 선행의 공덕과 세상을 불쌍히 여기는 자비의 원력으로 도솔천이라는 천상에 태어났고 그 곳에서 수많은 천상의 사람들을 위하여 설법을 하시다가 때에 맞춰 인간 세상에 강림했다는 것이다.


예수의 잉태와 비교되는 것은 부처님은 이 세상에 올 때에 천상에서 이미 태어날 시기와 부모와 장소를 택하는데 특히 부모를 택하는데 있어 예수와 달리 부처님은 매우 고귀한 신분과 청정한 성품을 소유한 부모를 골라 잉태했다는 점이다. 기독교에 있어 신이 왜 수많은 인간들 가운데에 하필 요셉과 마리아를 예수의 아버지로 선택하였는지는 자세히 언급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불경에서는 부처님이 자신의 아버지인 숫도다나왕과 마야 왕비를 부모로 삼게 된 이유에 대해 분명하게 언급하고 있다. 그것은 무엇보다 두 부모가 지닌 심성의 고귀함과 복덕 때문이었다. 숫도다나왕과 마야 왕비는 부처를 잉태할 만큼 뛰어난 인품을 지니고 있었다.

 

▲이제열 법사

또한 부처님이 예수와 다른 점은 부처님은 어머니의 태중에 드는데 있어서도 결코 일방적으로 잉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부처님은 예수처럼 원하지도 않는 인간을 택해 제 마음대로 잉태한 것이 아니라 훌륭한 아들을 얻고 싶어 하는 두 부부의 소원에 따라 잉태하였다. 고귀한 몸과 심성을 지닌 두 부모의 정혈을 통해 천상의 몸이 인간으로 변화한 것이 부처님인 것이다.

 

이제열 법림법회 법사 yooma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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