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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전법 나선 귀신 장군들

기자명 법보신문

귀신 가르치려면 귀신 몸 지녀야 한다

오탁악세 물든 사람들
시주공덕 지을 수 있게
공양 받은 썩은 음식도
기꺼이 잡수신 부처님 

 

 

▲ 부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

 


사바세계 지구촌에 부처님들 큰 모임이 있었습니다. 동방에 묘락(妙樂)이라는 부처님세계가 있고, 묘락세계에는 신통력으로 이름난 아축부처님(阿佛)이 계셨습니다. 아축부처님도 이 세계의 보살들을 이끌고 사바세계 석가모니불을 찾아와 신통력으로 만든 연꽃 위에 앉으셨습니다. 여러 세계의 수많은 부처님과 보살이 모여 와서 미묘한 향기의 꽃을 뿌리며 사바세계를 몇 바퀴 돌기도 했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이 사바세계에서 교화(가르침)를 펴신 이야기를 설법으로 듣고 난 다음 여러 세계의 교화를 어떻게 펼쳐갈까를 의논하기로 하였습니다. 부처님이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은 오탁악세의 사람들에게 자비심을 닦아서 그 인연으로 이 세계에서 성도하도록 하였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도를 이루고 나서도 부지런히 정진하도록 가르치셨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굶주림·목마름·추위·더위를 참고, 여러 국토의 도시와 촌락을 다니면서 법을 설했다고 하셨습니다. 가난과 병고로 고생하는 이들을 가엾게 여겨 이들이 주는 냄새 나고 썩은 음식을 잡수셔, 시주의 복덕을 짓게 했다고 하셨습니다. 거칠고 더럽고, 떨어진 의복을 받아 입고, 산간·냇가·넓은 숲에서 견뎠으며, 선남 선녀들이 보시하는 것이면 풀닢 한 장이나 벽돌 한 장을 깔고 앉아서라도 정진하셨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부처님은 출가자와 신도를 가르치는 이외에도 찰제리를 만나면 왕족의 도리를 가르치고, 바라문을 만나면 바라문의 도리를 가르치고, 대신을 만나면 신하의 도리와 백성을 어루만지는 법을 가르쳤다고 하셨습니다. 의사를 만나면 사람의 몸이 땅의 기운, 물의 기운, 불의 기운, 바람의 기운을 어우른 4대로 되어 있음을 이야기하고 이 기운을 조화시켜야 병을 다스릴 수 있음을 가르쳤다 하셨습니다. 농부와 상인을 위해서는 재물과 곡식을 갈무리하는 법을 가르치고, 여자를 위해서는 영락을 잘 간수할 것과 부지런함, 착함과 부모와 남편 섬김을 가르쳤다고 하셨습니다.


여러 세계에서 모인 부처님들이 크게 감동하여 석가모니부처님을 칭찬하셨습니다. 이때에 장엄화(莊嚴華)라는 마왕이 칠보의 머리를 지닌 여자의 몸을 하고 여러 부처님 앞에 나타나 여자의 목소리로 부처님들께 여쭈었습니다.


“저는 마왕으로서 파순과 더불어 셀 수 없는 죄악을 지었습니다만 이제 와서 뉘우치게 되었습니다. 저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교화법을 본받아 이런 여자의 몸으로 법을 전하러 나서려고 합니다. 어떤 어려운 국토에라도 죄업을 씻을 수만 있다면 가겠습니다. 그것이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 여러 부처님들!”


“착하고 착하다. 오늘이라도 당장 그 큰 불사를 시작하라. 원을 성취하게 되리라.”

마왕의 결심에 대해서 여러 세계의 여러 부처님들이 칭찬을 하셨습니다. 마왕이 다시 말했습니다.


“어떤 국토에라도 가서, 바른 법과 다라니를 가르칠 것이며, 경전을 잘못 풀이하는 이를 가르칠 것이며, 그릇된 나라 임금을 바르게 가르치고, 식량과 주거에 모자람이 없게 할 것입니다. 이런 일에 여자 몸이 어렵고, 힘들지라도 죄 사함을 위해 참고 견딜 것입니다.”


부처님들 칭찬이 이어졌습니다.


“그 몸으로 6만7천의 여자와 6만7천의 남자를 교화하라. 6만7천의 용왕, 6만7천의 야차를 교화하라. 9만9천의 아수라, 9만9천의 악마, 9만9천의 찰제리, 9만9천의 바라문, 9만9천의 수타라(수드라), 9만9천의 구반다에게 보리심을 내게 한다면 석가모니부처님이 수기를 하시리라.”


참고 부지런히 행하다보면 수기를 받게 되리라는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이때 1만2천의 귀신장군과 4만4천의 귀신의 소장군들이 모습을 나타내며 같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여러 부처님이시여, 저희들도 마땅히 미래 세상에서 부처님 법을 듣는 이들을 돕겠습니다. 그리고 교화를 방해하는 나쁜 무리를 물리치고 부처님 법을 펴기 위해 애쓰는 보살님들을 도와드리겠습니다. 그 공덕으로 저희들이 이 흉악스런 몸을 여일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나 하겠습니다.”


힘이 넘치는 귀신 장군과 소장들은 악마의 마법을 부수어 악마들이 설 자리가 없게 하겠다는 서원을 하였습니다. 왕과 대신, 장자를 권하여 의복과 음식을 베풀게 하고 침략자를 막아서 전쟁을 없애겠다고 서약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라. 그 공덕이 클 것이다.”


부처님들이 귀신 장군들을 칭찬하셨습니다. 그 때에 광야귀(曠野鬼) 보살이 또한 귀신의 몸을 하고 나섰습니다. 산지 보살은 사슴의 몸을 하고, 혜거 보살은 원숭이 몸을 하고, 이애 보살은 검정염소 모습을 하고, 거위의 몸을 한 진루 보살 등 5백 보살이 가각 동물의 모습을 하고 부처님들 앞에 섰습니다.


“저희들도 교화에 나서겠습니다.”
여러 부처님이 이들을 대표하는 광야귀 보살에게 물었습니다.
“모두들 어쩐 일인가?”
“귀신들을 가르치려면 귀신의 말을 잘 알아듣는 귀신의 몸이 되어야 합니다. 사슴을 교화하려면 사슴의 말을 알아듣는 사슴이 되어야 합니다. 원숭이가 되어야 원숭이들에게 부처님 법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염소가 되지 않고는 염소에게 부처님 법을 가르칠 수 없지요. 거위와 같이 먹고 자고 해야 거위를 교화할 수 있습니다. 저희들은 지금 모두 귀신과 동물로 몸을 바꾸었습니다만 모두가 원력을 가진 보살이었습니다. 91겁 과거 세상, 비바시여래 시대부터 시기여래, 비사부 부처님, 구류손 부처님께 공양하면서 원을 세웠습니다.”


광야귀 보살은 말을 이었습니다.


“귀신의 몸을 가진 저는 나쁜 귀신을 가르치는 것이 원력입니다. 세상은 나쁜 귀신 때문에 편치 못합니다. 나쁜 귀신들이 중생을 죽이거나, 해와 달이 제때에 뜨지 못하게 하고, 계절이 차례를 지키지 못하게 하여, 추위 더위가 차례를 잃게 합니다. 사나운 폭풍우를 내려 곡식이 여물지 못하게 하며, 나무 열매와 과일까지 파괴합니다. 이들 악귀를 조복하는 것이 저의 할 일입니다.”


“착하고 착하구나, 그렇게 하라. 뜻을 이루면 수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시방세계에서 모인 여러 부처님들이 입을 모아 칭찬을 하셨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중생 교화에 원력을 세운 여러 보살에게 각각 알맞은 다라니를 주시면서 부탁하셨습니다.


“이들 다라니를 독송하면 어려움을 쉽게 이길 것이다. 그리고 이들 다라니를 널리 펴도록 하라!”


이렇게 하여 중생 교화에 대한 부처님들 모임이 끝났습니다. 부처님들은 각자 본디의 불세계로 돌아가 교화의 원력을 실행하기로 했습니다. 아촉부처님도 묘락세계로 돌아가십니다.

 

▲신현득

부처님들이 사바세계를 떠나려 하시자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허공에서 고운 악기의 가락이 울리면서 향기가 뿌려졌습니다. 아름다운 꽃송이가 비처럼 내렸습니다.


출처:大方等 大集經 21권 寶幢品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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