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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보례진언

기자명 법보신문

모든 부처님께 절하는 진언
삼보가 여러 부처들로 승화
일즉다다즉일 사상이 배경


어느 사찰이나 법당에서든 부처님이든 보살님이든 칠성이나 신중을 막론하고 공양을 올릴 때는 보례진언의 염송으로 시작된다.


“제가 이제 한 몸에서 다함없는 몸을 내어/ 두루 계신 삼보 전에 빠짐없이 절합니다. ‘옴 바아라믹’(3편)”


위 예문처럼 보례진언은 보례의 게송과 진언으로 구성되었다. 보례(普禮)라고 널리 넓게 크게 절을 한다는 뜻이니 보례진언은 널리 절하는 진언이라고 할 수 있다. 왜 널리 절을 해야 하는가. 절을 받으시는 분이 한량없기 때문이다. 절을 받으시는 분은 모든 곳에 두루 계시는 한량없는 삼보님이시다. 두루 계시는 한량없는 삼보님은 한량이 없지만 나는 유한하다. 그래서 그 모든 삼보님께 절을 하려면 내가 한량없는 몸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한량없는 삼보님 한 분 한 분에게 절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유한한 내 몸과 한량없는 삼보님,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나는 한 몸에서 한량없는 몸이 출생돼야 한다. 한량없는 몸이 나와야 하는 것이다. 그 방법이 바로 관상이고 염상이다. 일체 자성이 공하므로 우리의 몸도 마음도 공하다. 그러므로 하나니 한량없다느니 하는 것도 공하다. 해서 한 몸에서 한량없는 몸이 나온다. 이것을 마음으로 관찰하고 염하며 생각하는 것이다. 내 한 몸에서 나온 한량없는 몸으로 한량없는 삼보님 한 분 한 분에게 절을 올리는 것이 바로 이 보례게송이다. 이렇게 한량없는 삼보님에게 절을 올리고 나서 천수경을 읽고 그 날 공양 올릴 불보살님이나 신중님 등 성현을 청해 모시고 공양을 올리는 것이다.


이 게송은 11세기경 중국 요나라 도진의 ‘현밀원통성불심요집’의 부록 ‘공불이생의(供佛利生儀)’라는 의문에서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16세기 이후 국내 본에는 ‘삼보(三寶)’가 ‘제불(諸佛)’로 나타난다. 불법승 삼보가 여러 부처님으로 승화된 것이다. 일체에 두루 계시는 삼보님이 여러 부처님으로 변화된 데는 일불 개념이 강해진 데서 왔다고 할 수 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제불’이 ‘그날 공양 받을 부처님이나 보살님이나 칠성 신중 등의 성현’으로 교체되고 있다. 그날 공양 받을 분에게 절을 올리고, 천수 등을 읽고 공양을 드릴 분을 청해 모시고 공양을 올린다. 이는 격식에 맞지 않다. 이미 두루 계시는, 그날 공양 받을 분에게 절을 올렸으면 바로 공양을 올리면 된다.
이 같은 공양법은 앞의 ‘공불이생의’의 의식 순서이기도 하다. 굳이 절을 하고 나서 다시 청해 모시고 절을 하고 공양을 올릴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이미 절을 올린 분을 다시 청해 모시고 공양을 하는 현재의 공양법은 재고되어야 한다.

 

보례진언은 일체에 두루 계시는 삼보님 또는 부처님께 절하는 게송이고 진언이므로, 삼보 또는 제불에게 절을 올리는 곳에, ‘그날 공양 올릴 분에게 절을 올리는 의식’으로 변형해서는 안 된다. 내 한 몸에서 한량없는 몸을 내어 한량없는 변재삼보께 절을 올려 예를 갖추고, 특정의 세계(보타락가산, 유명계, 등)에 머물고 계신 성현을 청해 모시고 공양을 올려야 여법하다.

 

▲이성운 강사
보례진언은, 일즉다다즉일(一則多多則一)로 행하는 본질의 예경과 특정 불보살님이나 성현을 청해 모시고 올리는 현상의 공양이 빚어내는 불교 의례 미학의 정점이다. 보례진언 사용의 역사를 감안할 때 이 게송과 진언은 각단 예경 이전의 예불게송으로 환원될 필요가 있다.


이성운  동국대 강사 woochun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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