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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절반이 비구니…공찰주지는 23.5%

  • 집중취재
  • 입력 2013.03.04 09:56
  • 수정 2013.03.1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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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비구·비구니


① 시대역행, 비구니 차별 현주소
② 비구니 옭아매는 악법들
③ 차별해소가 불교발전 초석

 


 

비구니 종회의원 12.3%
교구 소임자도 비구 일색
복지관장 그나마 절반 수준

 

 

 

부처님께서는 모든 존재의 평등을 강조했다. 그러나 오늘의 불교는 출가할 때까진 차별이 없으나 출가 이후의 삶은 결코 평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11월 현재 조계종 스님 수는 1만648명으로 이 가운데 비구는 5458명, 비구니는 5190명이다. 비율로는 각각 51.3%와 48.7%로 규모에 있어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출가 후 인천의 스승으로서 첫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교육기관, 주지, 주요 종무직 소임 등을 살펴보면 수치적으로 비구니스님들이 차별받고 있음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출가해 처음 생활하는 기본교육기관의 경우 비구스님은 동국대와 중앙승가대, 기본선원을 제외하고도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 등 12개 본사에서 운영 중인 불교대학에서 스님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과정을 익힐 수 있다. 그러나 비구니스님을 위한 기본교육시설은 봉녕사, 동학사, 운문사, 청암사 등 단 4곳에 불과하다. 또 선학, 율학, 불전 등 전문교육을 위한 공간 역시 비구스님은 실상사 화엄승가대학, 선운사 초기불전승가대학원 등 9곳이나 되지만 비구니스님은 유마사, 봉녕사, 운문사, 청암사 4곳뿐이다. 수치적으로 비교해보면 비구스님만을 위한 교육기관은 전체의 ‘72.5%’에 해당되며 비구니스님만을 위한 곳은 ‘27.6%’에 불과하다.


이 같은 차이는 종무행정 책임 주체의 기본단위인 사찰주지에서 더욱 벌어진다. 조계종에 따르면 전체 공찰 984곳 가운데 실질적으로 주지가 임명돼 운영 중인 사찰은 880개소다. 이 가운데 비구스님이 주지로 부임한 사찰은 673개소로 전체 공찰의 ‘76.5%’에 달하며 비구니스님이 주지인 곳은 207개 사찰 ‘23.5%’였다. 이를 전체 비구·비구니 비율로 환산하면 비구스님의 12.3%가 공찰주지 소임을 맡고 있으며, 비구니스님의 공찰주지 비율은 4.0% 수준이다.


교구의 종무행정을 담당하는 본사 국장급 이상 비구·비구니스님의 비율을 살펴보면 차이는 더욱 확연해 진다. 직할교구를 제외한 22개 교구본사와 군종교구 등 23개 교구를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국장급 이상 소임자는 총 222명으로 이 가운데 비구니 스님은 ‘5.4%’인 12명에 불과했다. 교구 1곳당 국장 소임을 맡은 비구니스님이 채 1명이 안 된다는 것이다. 비구니스님을 국장으로 임명한 경우도 총무·재무·기획 등 7직을 제외한 연수국장이 대부분이었고, 다만 용주사·고운사 포교국장과 범어사가 문화국장이 비구니스님이었다.


종단 전체를 관할하는 총무원, 교육원, 포교원 등 중앙종무기관 역시 교구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스님 중 국장급 이상 소임자는 모두 51명으로 이 가운데 비구니스님은 ‘8.9%’인 5명이다. 그나마 2003년 탁연 스님이 비구니스님으로는 처음으로 부서장에 임명된 후 총무원 문화부는 비구니스님이 부서장을 맡고 있다.


종단의 대의기구인 중앙종회 역시 전체 81명 종회의원 가운데 비구니스님은 10명(12.3%)에 불과하다. 5000여 비구니스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비구니 중앙종회의원 의석 배정은 1994년 개혁 종단이 들어서면서 입법화됐다. 그러나 중앙종회 의석 배정에 따라 비구니스님들은 해당 교구의 재적 비구라면 누구나 행사할 수 있는 중앙종회의원 및 교구종회의원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반면 복지영역에 있어서는 비구니스님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산하 복지관 수는 전체 150여개로 이 가운데 58개 시설은 스님들이 직접 운영에 참여한다. 스님들이 운영하는 복지관 중 31곳(53.4%)은 비구스님의 관장하고 있으며 27곳(46.6%)은 비구니스님이 운영주체다. 수치적으로 비구·비구니스님의 비율에 가장 근접해 있다.


이와 관련 문화부장 진명 스님은 “비구니스님들은 안목을 넓히고 행정업무를 쌓을 기회가 부족하다보니 소임자로 임명될 가능성도 희박한 반면, 포교·복지 등 개인의 역량에 제한을 두지 않는 곳에선 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교계 전반에 동등한 출가수행자로서 차이는 인정하지만 차별하지 않는 성숙한 문화가 정착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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