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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금색동자를 살려라-상

기자명 법보신문

질투에 눈먼 용려, 금색동자에 누명 씌웠다

가시손나리 고문해 죽이고
아사세왕에 거짓말로 고해
눈 앞에 닥친 억울한 사형
아란 존자 신통력으로 막아

 

 

 

 

마갈타국의 수도 왕사성에 무역상을 하는 일조(日照) 장자가 있었습니다. 늦게 아기를 두었는데, 태어난 아기는 금색이라 할만치 살결이 고왔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는 날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일조의 집안 넓은 뜰에 향기로 이름난 가니가(迦尼迦)꽃과 금색 배내옷이 비 오듯이 내렸습니다.


“하늘에서 가나가꽃과 금색 옷을 내려주시다니 아기에게 크나큰 축복이구나.”


장자는 기뻐하며 금색 살빛에 금색 옷을 입은 아기를 금색동자라 불렀습니다. 그리고 가난한 이들과 외로운 이들을 위해 많은 재산을 보시하고 삼보를 공경하였습니다.


무역상 일조 장자는 큰 배에 상품을 싣고 바다 건너 먼 나라로 무역을 떠났습니다. 금색은 청년으로 자랐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금색동자라 불리었습니다. 금색 청년의 모습이 어떻게나 단정하던지 남자나 여자나 그를 본 사람이면 몇 번이든지 더 보고 싶을 만치 잘난 모습이었습니다.


금색은 어느 비구 스님이 노래하는 무상게(無常偈)를 듣고, 출가를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금색 청년은 지혜로운 스님을 만나 부처님의 법을 배웠습니다.


이때 마갈타국 아사세왕 밑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용려(勇戾)라는 신하가 있었습니다.  그는 법관이었으나, 바르게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춤과 노래에 뛰어난 가시손나리라는 동녀를 두고 언제나 가무를 즐겼습니다.


어느 날 금색이 자기의 별장에 나와 부처님 법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가시손나리는 언젠가 한 번 모습을 본 금색 청년을 한 번 더 보고 싶어 금색의 별장으로 가다가 별장 대문 앞에서 용려에게 들켰습니다. “네가 자주 이곳에 나타나는구나.”


질투로 달아오른 용려는 동녀에게 모진 고문을 가했습니다. 피투성이가 된 동녀 가시손나리가 벌벌 떨며 잘못을 빌었습니다. 악질 법관 용려는 칼을 가진 부하에게 동녀의 목을 베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런데 부하는 동녀 편이었습니다. 차마 그녀의 목을 벨 수가 없어서 칼을 지닌 채 달아나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이었습니다. 담장 구멍에서 검은 독뱀이 나타나 가시손나리 동녀의 오른쪽 발을 물었습니다. 전신에 독이 퍼진 가시손나리는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잘 되었다. 칼 없이도 네 목숨을 빼앗았구나.” 그 순간 용려에게는 나쁜 꽤가 떠올랐습니다. 별장 안에 와서 공부하고 있을 금색에게 살인죄를 덮어씌워서 죽여 버리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장자의 아들을 죽이려면 왕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그는 왕궁으로 들어갔습니다.


순라꾼이 금색의 별장 순라를 돌다가 죽어 있는 여자의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순라꾼이 대문을 열고 들어가 금색 청년을 만났습니다. “대문 밖에서 일어난 일인데, 그 여인은 모르는 사람이오.”


순라꾼은 급히 대궐로 달려가서 대신 용려에게 보고했습니다. 용려로서는 아주 잘된 일이었습니다. 마침 아사세왕은 궁녀들과 어울려서 놀이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것도 용려에게는 잘 된 일이었습니다.


“대왕님. 일조 장자의 아들 금색이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자기를 찾아온 가시손나리 동녀를 문밖에서 죽였습니다. 현장을 발견한 순라꾼의 보고가 도착하였습니다.”


놀이에 정신이 팔려 있는 아사세왕이 말했습니다.


“용려는 내가 믿는 법무대신 아닌가. 자세히 조사해서 사실대로 처리하라.”
“살인이 사실이라면 살인자를 사형에 처해도 되겠습니까?”
“살인자는 사형에 처하는 법조문이 있으니 법대로 하라.”
‘좋다구나’하고 별장으로 달려간 용려가 금색 청년을 오랏줄로 묶었습니다.
“네가 네 별장의 대문 앞에서, 찾아 온 사람을 죽였다. 시다림 숲에서 너의 사형을 집행할 것이다.”
“아닙니다. 저는 살인한 일이 없습니다.”
“여기에 확실한 증거가 있다.”


사형집행관이 오랏줄에 묶인 금색을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집행관은 금색의 편이었습니다. 시다림은 묘지를 끼고 있는 숲으로 왕사성을 거쳐야 합니다. 집행관은 일부러 천천히, 일부러 먼 곳을 돌아서, 일부러 많은 시민이 보도록 길을 이끌었습니다. 시민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금색동자가 살인을 했다면서? 이것은 흑막이 있다. 금색이 억울하게 죽다니?”


시민들이 구름떼같이 따라나섰습니다.


“우리 대왕이 정말로 사형을 허락하셨는지, 가서 알아봐야겠다”며 왕궁으로 달려가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저 아사세왕은 부왕을 해친 악왕이야. 백성의 일은 뒷전에 두고, 저 용려의 손에 놀아난단 말이야”하고 왕과 법무대신 용려를 싸잡아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 소식에 가장 놀란 사람은 금색의 어머니였습니다. “내 아들이 죄인이 되다니? 누가 이런 거짓을 만들었나?”
어머니는 기절했다가 깨어나, 아들 금색을 찾아 군중 속을 헤쳐 가고 있었습니다. 이때에 아버지 일조 장자가 외국에서 바다를 건너와 왕사성에 도착했습니다.


“아니, 내 아들이 살인자로 몰리다니?”


기절을 했던 일조 장자가 깨어났습니다. 정신을 차린 장자가 생각했습니다.


‘만민의 부모요, 스승이신 부처님을 찾아가서 지시를 받아야겠다.’


일조 장자는 죽림정사를 향해 바삐 나섰습니다. 그런데 부처님은 죽림정사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부처님은 열반하셨습니다. 교법을 가섭 존자에게 전하셨고, 가섭 존자는 열반하시며 아란 존자에게 전하셨습니다.”
“그럼, 아란 존자는 어디에 계십니까?”
“비사리(바이샬리) 나라 암몰라원(菴沒羅園)에서 부처님 법을 펴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금방 갈 수 없구나.”


장자 일조는 비사리 쪽을 향해 오체투지를 했습니다.


“크게 자비하신 존자시여! 저희 아이 금색이 애매한 죄를 쓰고 생명이 경각에 달려 있습니다. 살려주십시오.”
일조의 하소연이 존자의 하늘 귀에 들렸습니다. 그 모습이 존자의 하늘눈에 보였습니다. “무고한 목숨이 죽어가는군.”


존자는 신통력으로 사건 전말을 눈앞에서 본 듯이 알고 있었습니다. 존자는 하늘 목소리로 아사세왕에게 전했습니다.


“대왕의 백성이 억울한 형벌을 당하고 있소. 어서 시다림으로 가보시오.”


아사세는 하늘에서 울리는 아란 존자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자기가 용려의 말만 듣고 한 청년에게 사형을 내렸음을 깨달았습니다. 아사세는 신하들을 불렀습니다.


“시다림 숲으로 가서 사형을 중지시켜라. 먼저 닿는 사람에게 상을 주겠다!”

 

▲신현득

시다림 묘지 사형장에는 이미 죄수 금색과 사형집행원이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네 사람의 사형 집행원은 서로 일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시다림 숲으로 말을 달려 들어오는 신하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명이요! 사형을 중지하시오!”  <계속>


출처:금색동자인연경 ①~⑤권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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