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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예불축원

기자명 법보신문

현 축원문은 근대에 형성
선 영향으로 내용 바뀌어
불교의 종교성 약화 초래

 

예불축원은 예불을 올리면 하는 축원이다. 현재는 7정례이든 3정례이든 절을 마치고 ‘유원무진삼보 대자대비 수아정례 명훈가피력 원공법계제중생 자타일시성불도’라고 축원을 올린다. 일체 삼보님께 절을 마치고 올리는 축원이므로 합동축원(合祝)이다. 예전의 용어로는 도축(都祝)이다. 19세기 이전 본에는 ‘지심귀명례~ 석가모니불 유원자비 수아정례’와 같이 각각의 삼보님께 절을 마치고 축원하는 모습도 보인다.


현재는 ‘향공양 연향공양, 등공양 연등공양~’ 등을 하고 ‘불사자비 수차공양’ 하는 중단의 5공양 축원도 ‘연향공양 불사자비 수차공양~’ 등 각각의 공양이나 예경 다음에 ‘유원(唯願)’을 발원하는 형태가 보인다. ‘범음집’(1723)의 ‘분수작법(焚修作法)’에는 ‘아금보례시방불: 제가 이제 널리 시방의 부처님께 절합니다’ 하고나서 ‘몸으로 지은 죄가 소멸되고 항하의 모래와 같은 죄의 장애가 다 소멸된다’고 상상한다. 그리고 법보와 승보에 대해서도 각각, 입으로 지은 죄와 장애, 뜻으로 지은 죄와 장애가 소멸된다고 상상하고 있다.


예불을 끝내고 마지막에만 올리는 현재의 축원은 그렇게 오래되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16~7세기에 간행된 ‘제반문’이나 ‘청문’, 백파 스님이 찬집한 ‘작법귀감’(1826)의 목차에도 예불의식은 보이지 않는다. 예불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별도의 항목이 필요 없었거나 ‘분수작법’으로 행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17세기에도 ‘일용작법’(1869)과 유사한 의식서가 간행되었다나 확인이 어려우므로, 이 의식서가 3정례의 ‘예불절차’가 나타나는 최고본이라고 할 수 있다.


예불 이후 하는 축원은 첫째, 제가 올린 절을 받아 주십사 하는 것이고, 둘째는 부처님의 가피의 힘이 법계에 끼쳐져 우리들이 다 함께 불도를 이루게 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예불축원의 말구 ‘자타일시성불도’는 현행 7정례부터 행해진 발원이다. 이전에는 ‘동입미타대원해(同入彌陀大願海)’로 ‘함께 미타의 대원력 바다에 들기를 발원’하였다. ‘일용작법’의 예불축원을 보면, 상단 3정례를 마치고 하는 발원이 이상적이고 전체적이었으나, 중단 예경 후 하는 발원은 ‘현생복수(現生福壽) 당생정찰(當生淨刹)’로, 현생에는 복덕과 수명의 늘어나고 다음 생에 정토에 태어나기를 발원하는 구체적이고 개별적이었다. 상단에는 이상적인 총원을, 하단에는 현실적인 소원을 축원함으로써 상·하단의 축원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허나 대부분의 조석예경 때, 중단예경은 생략하고 ‘반야심경’을 염송한다. 중단에 예경을 하지 않았으니 축원도 올리지 않는다. ‘반야심경’을 들어야 하는 존재로 인식한 결과 당연 축원을 하지 않게 되었으리라. 해방 이후, 생성된 현행 7정례는 선적(禪的) 사고가 투영된 ‘자타일시성불도’의 축원을 하고 중단예경을 생략하여 불교신앙에 변화가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성운 강사
상단에 예경하며 절을 받아달라는 원과 함께 총원을 발하고, 불법수호를 서원한 중단에 예경하며 현세에는 복과 수명을, 내세에는 왕생정토를 기원함으로써 종교성과 수행체계가 분명해질 수 있다. 신앙이 강조되지 않는 종교는 없다.

 

이성운 동국대 강사 woochun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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