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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청이 4월4일 새벽 6시경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분향소를 기습 철거했다. 쌍용자동차 해고의 부당성을 알리고 문제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천막이 세워진지 불과 1년만이다. 철거 당시 현장에는 쌍용차 해고노동자 세 명이 분향소를 지키고 있었으나 철거행위가 워낙 갑작스레 진행돼 미처 막아볼 엄두도 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 노동위원회 양한웅 팀장은 “아무런 통보 없이 새벽에 기습 철거를 시작해 10분만에 상황이 종료됐다”며 “분향소에 있던 집기류도 모두 압수당해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고 상황을 전했다.
철거 이유는 “통행에 불편을 준다”는 논리였다. 중구청은 이에 쌍용자동차 분향소를 철거한자리에는 흙을 깔아 화단을 만들었다. 그러나 화단과 관련 통행을 가로막는 것은 분향소와 별 다를 바 없다는 비난여론도 이어지고 있다. 결국 쌍용자동차 철거는 법집행 논란을 떠나 쌍용자동차 문제에 대한 정부 인식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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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쌍용자동차 노조측은 오전 10시 철거사태와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했으나 중구청 직원들과 경찰 진입으로 혼란을 겪었다. 중구청은 노조원들의 거센 반발에도 화단 추가 설치를 위한 트럭 운행을 강행했으며, 이를 막으려는 노조원과 경찰간 수차례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몇몇 노조원들은 현장에서 공무집행 방해를 이유로 줄줄이 연행돼 경찰 측의 과도한 진압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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