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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수행 조미경씨

기자명 법보신문

회사 위기로 미래가 불안
불력회 알고 절수행 시작
매주 3000배 실천하면서
삶 참회하고 자신감회복

 

▲진연화·47

살아보지 않은 앞날을 어느 누가 미리 알 수 있을까마는 나의 삶에서 이런 시간과 마주하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오빠가 경영하는 회사에서 일을 하며 회사의 성장과 나의 미래를 연결시켜 생각해 온 내게 회사의 위기상황은 내가 계획했던 앞으로의 시간과 삶이 예상과 전혀 다르게 진행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실패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대한 조급함은 막연한 두려움으로 이어졌다. 마음은 거칠어지고 부정적이 되었으며 좁디좁아졌다. 나라고 믿어왔던 나의 모습이 아니었다. 수행의 필요성을 느꼈다. 할아버지께서 한암 큰스님과 서신을 주고받으시며 참선공부를 점검받으셨을 만큼 독실한 불교집안에서 자랐기에 힘든 시간을 부처님께 의지하고자 함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인터넷 불교카페를 드나들며 많은 글을 읽고 불교서적을 읽기 시작했다. 마음수행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또한 현재 처한 어려움을 수행으로 극복해 보리라 마음먹었다.

 

나름대로 금강경 기도와 능엄주 기도를 하며 마음을 다스리려 노력했다. 하지만 불쑥불쑥 찾아드는 역경계는 그간의 노력조차 부질없는 일처럼 만들어 버리곤 했다. 그러다 우연히 인터넷 다음 카페에서 매주 3000배 염불 철야정진을 이끄시는 덕암 법사님의 ‘불력회’를 알게 되었다. 매주 3000배 정진을 발심한 순간부터 3000배는 수행의 목표이자 결과이어야만 했다.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었다. 2012년 6월 둘째 주 길상사 철야정진을 시작으로 3000배 염불절수행이 시작되었다. 그동안 집에서 108배만 해 온 탓에 첫 3000배는 쉽지 않았다. 느린 절 속도 때문에 남들과 맞추기가 어려웠다. 셋째 주 역시 3000배를 채우지 못했다. 절 수를 채우기 위한 방법으로 그 다음 정진부터는 토요일 오후 일찍 법당에 도착해 미리 1500배를 해놓았다. 그렇게 해서 6월 마지막 주 화계사에서 마침내 첫 3000배를 마쳤다. 그 후 부득이한 사정으로 정진에 동참 못했던 경우엔 집에서, 함께하는 삼천배 정진이 없는 주말엔 조계사법당에서 혼자 3000배를 하였다. 절을 하면 할수록 지나온 많은 시간 속에서 부끄러운 나와 만나는 시간이 많아졌다. 참회가 많아지며 그동안 불만과 원망으로 스스로를 들쑤셔대던 마음들이 보였다. 나의 생각과 판단으로 옳고 그름을 강하게 주장해온 오만과 아집도 보였다. 이럴 때는 그런 나의 어리석음이, 그로인해 지어 왔던 많은 업장이 절을 하며 흘리는 땀 속에 모두 녹아내리길 발원하며 절을 했다.


3000배 수행을 하는 동안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막연한 두려움은 거의 사라졌다. 오히려 이젠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긍정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러한 마음의 변화는 지속적인 정진의 결과라 확신한다. 물론 아직도 현재 처한 어려움에 심란하고 복잡한 마음이 들 때가 간혹 있다. 하지만 이런 때도 나무아미타불 고성 염불을 하며 절을 하다보면 이 모든 것이 나의 업장 때문일 것이기에 다른 사람보다 업이 많다면 더 수행하면 될 것이란 다짐으로, 수행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복잡한 마음은 단순하게 정리되곤 한다. 짧다면 짧은 그간의 절 수행은 나의 삶의 우선순위를 바꾸었다. 3000배 철야정진은 현재의 삶에 충실하고자 나를 연마하는 시간이다. 비록 개인적인 고통에서 시작되었지만 수행을 통하여 모든 이웃에게 회향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참된 불자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믿기에 오늘도 끊임없이 정진서원을 세운다.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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