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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화합승가, 부시에게 보여주자

기자명 법보신문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다음과 같이 경고하셨다. '세상은 탐욕의 불길로 불타고 있다. 세상은 분노의 불길로 불타고 있다. 세상은 어리석음의 불길로 불타고 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또 다음과 같이 타이르셨다. '원한은 결코 원한을 갚음으로써 그쳐지지 않는다. 오직 참음으로써만 원한은 사라지나니, 이 법은 영원히 변치 않으리.'

부처님이 이런 가르침을 펴시고 떠난 지 어언 250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 최첨단의 과학문명을 누리고 최고의 문화수준을 향유하고 있다는 인간들은 또다시 어리석게도 '전쟁'을 일으키고 말았다.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은 테러에 대한 응징을 빌미로 삼아 이름 그대로 '조지고 부시는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다. 전세계 수많은 인류가 전쟁을 반대하는데도 조지 부시는 자기가 오직 '조지고 부시기'위해 이 땅에 태어났다는 듯이 전쟁을 강행했다.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창립한 UN의 뜻 마져 깔아 뭉갠채 그는 오직 '조져라, 부셔라! 죽여라!'를 외치고 있다.

앞으로 세상은 불을 보듯 뻔하다. 막강한 미국의 폭탄세례 앞에 비참하게 불타고 무너지고 수많은 무고한 생명들이 사라져갈 것이다. 그리고 그 원한은 또 다른 테러와 살육과 보복과 전쟁의 악순환을 불러올 것이다.

이번 이라크 전쟁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더러운 탐욕과 원한 때문에 일어났다. 조지 부시는 테러에 대한 응징을 내세우지만 사실상 뉴욕 테러참사와 이라크가 관련되었다는 어떤 확증도 입증된 바 없다. 그 보다는 이라크가 소유하고 있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1100억 배럴의 유전(油田)을 빼앗고자 일으킨 전쟁이라는 소리가 높다.

'한국인은 행복합니다. 왜냐구요? 한국에는 유전이 없으니 얼마나 행복합니까? 우리 이라크는 유전 때문에 죽게 되었습니다.' 이라크의 한 백성이 한국인에게 건넸다는 이 한마디는 우리의 가슴을 짠하게 한다. 석유에 대한 탐욕 때문에 전쟁을 일으킨다는 것은 비열한 짓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은 입만 벌리면 '세계평화의 수호자'로 자처해왔다. 그런 미국이 평화를 위해 전쟁을, 그것도 일방적인 선전포고와 함께 무자비한 전쟁을 일으킨다는 것은 참으로 소도 웃고 개도 웃을 일이다.

아프간의 탈레반들은 다른 종교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로 바미얀 석불을 폭파한데 이어 사상 유례없는 뉴욕테러를 자행한 뒤, 전국토가 초토화 되는 미국의 보복을 당했다. 적개심과 증오와 분노심으로 자행한 테러, 그 테러에 대한 보복과 응징, 끝없는 탐욕심으로 일으킨 전쟁과 그에 대한 보복 테러. 이 악마의 악순환은 과연 어느 세월에나 그칠 수 있을 것인지 참으로 암담할 뿐이다.

이 참담한 지구상의 인간 재앙을 목격하면서 부처님이 이르신 대로 삼독심(三毒心)이 일으키는 앙화(殃禍)가 얼마나 크고 무서운 것인지 새삼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부처님 재세시부터 자비를 가장 큰 덕목으로 삼아온 불교의 사전에는 전쟁이라는 단어는 없다. '비구들이여, 만일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톱날로써 어떤 도둑이나 악한들이 나의 사지를 끊는다 할지라도 그때에 그 마음이 어지럽고 성낸다면 이것은 나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가 아니다.' 부처님은 이렇게 절대자비를 강조하셨다.

그렇다. 우리 불교집안은 자비문중이다. 이제 저 비참한 이라크전쟁을 목도하면서 낡은 세기 1990년대에 일어났던 모든 종단분규의 상처를 더 이상 끌고 가서는 안된다. 종정예하와 원로회의 스님들의 말씀을 받들어 일대사면을 단행, 원한없는 화합종단을 만들때가 되었다.

10년 세월동안 세상은 몰라보게 변했고, 종교집단에서의 깨끗한 경쟁은 용인되지만 다툼이나 투쟁, 응징과 보복은 발붙일 자리가 없다. 참회와 용서, 포용과 화합의 아름답고 멋진 모습을 부시와 후세인에게 본보기로 보여주자. 원한은 결코 원한을 갚는 것으로는 그쳐지지 않는다.

윤청광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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