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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광명장자 따라다닌 신기한 재물

기자명 법보신문

복 지은 사람의 공덕은 가로챌 수 없다

광명장자 재산 탐난 아사세왕
왕궁·집 바꾸는 잔꾀 썼지만
장자 옮겨가자 재산도 따라가
부처님 예언대로 출가해 수행

 

 

 


왕사성과 참파카의 국경에는 푯대가 서 있는데 색깔을 칠한 나무기둥이었습니다. 푯대 앞이 두 개의 그릇이 있습니다. 하나는 쇠그릇이요, 하나는 토기입니다. 그 곁에는 세금을 받는 초소가 있고, 세관원이 와 있습니다. 어떤 상인이든지 여기를 지날 때는 왕에게 바치는 세금을 조금 떼어서 그릇 안에 던져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푯대에 매달아논 방울이 울립니다.


어느 날, 한 무리 상인이 지나가는데 푯대의 방울이 ‘딸랑딸랑’ 소리를 냈습니다. 누군가 세금을 던지지 않고 간다는 신호입니다.


“서시오! 세금을 내지 않은 사람이 있소.” 세관원이 일행을 세웠습니다. 그러자 한 바라문이 들고 가던 대나무 우산대 속에서 비단 두 필을 꺼내며 말했습니다.


“이 비단 두 필을 왕사성 장터로 가서 팔고 세금은 오는 길에 낫잡아 내려 했던 거요. 나는 참파카 사람 만영달모라는 사람이요.” 이렇게 하여 겨우 국경선을 넘은 만영달모는 왕사성 장터로 가서 이 비싼 비단을 펴놓았습니다.
“천금이요, 오백금이요. 보물 옷감 사가세요!” 이때에 세상에서 갑부로 알려진 광명장자가 보배로 꾸민 코끼리를 타고 시장 가까이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는 만영달모가 외치는 소리를 듣고 코끼리에서 내렸습니다.


“수다 떠는 사람. 나와 흥정을 합시다.”이렇게 하여 보물비단이 광명장자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광명장자는 오백금의 비단은 하인들에게 주고 천금 비단으로 수건을 만들었습니다. 어느 날 수건을 빨아서 널어놓은 것이 궁궐의 성벽 너머로 날아가 대왕의 눈에 발견되었습니다. 빔비사라왕이 여러 신하들에게 에워싸여 정전에 오르고 있는데 수건 한 장이 바람을 타고 앞에 떨어진 것이었습니다.


“어쩐 보물 수건이냐?”
“대왕님. 그것은 광명장자의 것일 것이옵니다.”
“그렇겠지. 부처님이 광명장자가 하늘 복을 지닐 거라 하셨으니.”


그러자, 빔비사라왕은 하늘 복을 지닌 광명장자가 어떻게 살고 있는가, 가봤으면 하고 광명을 불렀습니다.


“이것이 장자의 수건일 테지. 아기 적에 데려다 키운 장자가 넉넉하게 지낸다니 집을 방문하고 싶다.”
“예, 어렸을 때의 대왕님 은혜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좋으시다면 저의 집으로 모시겠습니다.”
“그러면 먼저 가서 손님맞이 준비를 해야 될 텐데….”
“대왕님, 하늘 복을 지닌 저는 마음먹는 시간에 음식이 차려집니다.


이렇게 하여 빔비사라왕은 광명의 집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왕의 행차가 장자의 집에 이르렀습니다. 우람한 집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여인들이 문지기들과 같이 서서 미소를 띠고 절을 올렸습니다.


“우리 궁중에는 저렇게 예쁜 여성이 없네. 부인은 더 예쁜가?” “저 사람들은 모두 하녀들입니다.”


광명장자가 대왕을 이끌었습니다. 장자의 부인이 나와서 왕에게 인사를 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부인이 왜 눈물을 흘리나?”
“여기서는 마니보주의 열로 음식을 짓기 때문에 연기가 나지 않습니다. 바깥에서 오신 분들 옷에는 연기가 배어 있기 때문에 눈이 매워서 그렇습니다.”


빔비사라왕은 광명의 집에서 이레를 머물며 대궐로 돌아갈 생각을 잊고 있었습니다. 왕자 아사세가 왔습니다.

“부왕께서는 이레 동안이나 궁궐을 비우셨습니다. 속히 돌아오십시오.”
“그렇게나 됐냐? 아직 하루가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대왕은 시간 가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장자의 집에 취해 있었던 것입니다.


“광명장자의 집에서는 무엇을 보고 하루가 가고 온 걸 알지?”
“마니보주가 빛을 내주기 때문에, 날이 어두웠다가 다시 밝는 일이 없습니다. 꽃이 피고 오므라드는 것, 새가 우짖고 조용한 것으로 밤낮을 구별하옵니다.”


빔비사라왕은 감동을 받고 궁궐로 돌아왔습니다. 악인으로 알려진 아사세 왕자는 돌아오면서 마니구슬 하나를 슬쩍 훔쳐서 시종에게 주었습니다. 돌아온 아사세가 시종에게 마니구슬을 내놓으라 했으나 구슬은 온데간데없었습니다. 구슬을 내놓으라며 시종을 들볶고 있는 때에 광명이 나타나서 말했습니다.

“태자님, 그 마니 구슬은 하늘 복을 지닌 사람을 따라 저희 집에 돌아가고 없습니다. 시종을 꾸짖지 마세요.”


그러나 악인 아사세 왕자의 마음에는 잠시 들렀던 광명의 집과 재산이 탐나서 견딜 수 없었습니다. ‘부왕이 돌아가시면 내가 왕위에 오를 거 아닌가. 그때는 이 대궐과 광명의 집을 바꾸어버려야지.’


이렇게 생각한 악인 아사세 왕자는 악인의 버릇을 드러냈습니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악인 데바닷다와 같이 나쁜 꾀를 내어 부왕을 죽게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정수리에 물을 뿌려 관정식을 마치고 왕이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광명장자가 빔비사라왕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왕위에 올랐다며 악왕이 부르기에 궁궐로 갔습니다. 악왕은 웃음으로 광명장자를 맞았습니다.


“마갈타의 왕이 되었소. 광명장자, 장자는 우리 선왕이 키우기도 하셨으니 형님이라 해도 될 것이요. 내가 형님 집에 가서 형님 가족과 함께 살고 싶으니 그렇게 해주어요.”


악왕의 말을 들은 광명장자는 물리칠 수가 없었습니다. 빔비사라왕은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렸지만 이 악왕은 무슨 일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대왕님. 바라건대 내 집에 오셔서 필요한 일을 하시고 필요 한 것을 쓰시고, 필요한 요구를 하십시오. 대왕께 집을 비워드린 대신에 저는 가난한 대왕의 궁궐에 와서 지내겠습니다.”


그러자 아사세왕은 무릎을 치며 좋아했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매우 좋소.”


이렇게 하여 광명과 아사세는 집을 바꾸었습니다. 그런데 장자가 왕궁으로 오자 집에서 지녔던 보배들이 죄다 왕궁으로 따라오고 말았습니다. 집안에 깔려 있던 마니보주와 음식을 끓여주던 마니보주와 오백 개 보배창고에 그득했던 보배가 모두 궁궐로 오고만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되돌린다는 것은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복은 지은 사람을 따라다니는 것이니까요. 하늘 복을 지은 사람은 더욱 그러했습니다.


“이거 망했다!” 아사세왕이 장자의 집에 와서 보니, 집은 흙바닥이었습니다. 집안이 텅텅 비어 있고 창고도 비어 있었습니다. 대궐보다 훌륭해 보여, 대궐과 바꾼 장자의 집은 초라한 오막살이였습니다.


이제 광명장자는 결심을 할 때가 되었습니다.


“아사세는 악인 데바닷다의 꾐에 빠져 부왕을 해쳤지만 나는 둘레의 보물 때문에 나를 죽이고 있다. 부처님께로 가자!”


광명장자는 지닌 보물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고루 나누어준 뒤, 출가의 길에 나섰습니다.

 

▲신현득

“크게 자비하신 부처님 지난날의 광명동자를 거두어주십시오. 광명에게 구족계를 주십시오.” 광명이 부처님 앞에 오체를 던졌습니다. 광명은 곧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부처님의 예언은 조금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출처:광명동자인연경3권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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