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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교 활성화와 일요법회

음력중심 법회 고수한 사이
불교는 늙고 기복만이 가득
참여 길 막아놓고 포교걱정
일요법회 활성화 최선 방편


갈수록 불자라고 밝히는 청소년이나 지식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자신의 종교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없다. 사찰에 가면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눈에 띄게 줄었다. 절을 찾는 지식인도 드물다. 사찰이 할머니들만 남은 시골 고향처럼 늙어가고 있다. 지식인이 사라진 절엔 기복만이 넘쳐난다. 수행자의 자리에서 이탈한 스님. 개인의 복만을 빌고 있는 이기적인 불자들. 기독교의 공격적인 선교도 한 몫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사찰이 스스로 대중들을 밀어낸 결과일 것이다. 일정한 일을 하거나 직장을 가진 사람들은 법회에 참석하기가 힘들다. 사찰들이 아직도 음력에 맞춰 법회를 열기 때문이다. 법회는 평일과 휴일 관계없이 열리고 이마저도 일정치 않다. 학교를 다녀야 하는 학생이나 일을 해야 하는 직장인들은 법회에 참석하기가 어렵다. 직장을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남성들은 원천적으로 법회 참석의 길이 봉쇄돼 있다. 사찰에 가면 여성, 그중에서도 나이 든 보살들만 넘쳐난다. 치마불교, 보살불교라는 조롱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현대인의 생활 패턴은 오래전에 양력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이런 것엔 아랑곳 않고 음력으로 법회를 열면서 전통이라 강변한다. 그러면서 어린이 청소년 포교를 걱정하고, 사찰에 거사들이 줄어든다고 장탄식을 늘어놓는다. 웃지 못할 촌극을 벌이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이미 알고들 있다. 일요법회가 그것이다. 일요법회는 여러 가지 강점이 있다. 휴일이기에 누구나 법회에 참여할 수 있다. 학생들과 직장인, 특히 남성들의 참여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참여해 신행생활을 할 수 있다. 규칙적이고 정기적인 법회로 교리와 수행이 균형 잡힌 교육도 가능하다. 노령화, 여성화된 불교에서 젊은 불교, 지성의 불교, 거사불교로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법회에 학생이나 지식인들이 참여하면 스님들 또한 교리 공부와 수행에 매진할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불교 전체의 수준이 향상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나아가 정기적인 법회는 신도들의 규칙적인 참여와 소속감을 높여 사찰의 재정자립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독교는 국내에서 100년 남짓한 기간에 폭발적 성장을 이뤄냈다. 원동력이 일요예배다. 가족이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이 서로 든든한 신앙 버팀목이 됐다. 가정이 선교 전진기지로서 혁혁한 성과를 낸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들이 이룬 성과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남편, 아내, 아들, 딸들이 사찰에 함께 갈 수 있는 유일한 날은 일요일 밖에 없다. 일요법회를 활성화 하지 않고서는 불자가정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실 불교를 알리는 것은 교세확장의 영역을 넘어서 있다. 중생들의 삶을 안락하게 하고 더욱 윤택하게 하는 자비행이다. 불교를 알리기 위해 더욱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처님은 전도선언에서 중생들의 이익을 위해 길을 떠나라고 말씀하셨다. 이것이 불교 포교의 정신일 것이다.

 

▲김형규 부장

부처님의 성전으로 오는 길목을 막아서는 안 된다. 법회에 참여할 길을 막아놓고 포교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제 사람들의 생활 패턴에 법회를 맞춰야 한다. 그것이 전도선언의 바른 의미를 살리는 일 일것이다. 동시에 배우자와 자녀 그리고 이웃에 참다운 행복을 나누는 일이기도 하다. 

 

김형규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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