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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복 지음에는 차례가 없다

기자명 법보신문

복 짓겠다면서 남 괴롭힌 어리석은 왕

남보다 먼저 부처님 공양하면
공덕 더크다 생각한 만도마왕
잔꾀부려 적재장자 방해했지만
제석천 도움으로 무사히 공양

 

 

 

 

91겁 전, 아득한 옛날이었습니다. 비바시부처님 세상이었지요. 그때에, 만도마지 나라를 만도마왕이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만도마지는 국토가 아주 넓고 풍요한 나라였습니다. 만도마지 나라에 만도마왕? 나라이름, 임금 이름이 비슷한 나라였습니다. 수도 이름은 ‘만도마지성’이었습니다. 이 만도마지 나라에 적재(積財)라는 장자가 살았는데 ‘재산을 쌓아놓고 사는 사람’이라는  이름입니다. 하늘나라 비사문천(바이슈라마나)만큼이나 넉넉한 재산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세세생생 복만 지은 사람이었지요.


비바시부처님이 몇 만 명 제자를 거느리고 만도마지성에 오셨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적재장자가 부처님을 찾아가 설법을 들은 다음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부처님. 제가 부처님과 부처님 제자들을 저희 집에 모셔다가 공양을 올리고 싶습니다. 안거 석 달을 저희 집에서 보내시며 수행을 하시지요.”


“그렇게 하시오. 공덕이 클 것이요.”


비바시부처님은 적재의 초청을 수락하셨습니다. 적재장자는 부처님 발에 절을 올리고, 집으로 돌아와 곧 부처님을 맞을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만도마왕도 부처님이 만도마지성에 오신다는 소문을 들었으나 적재장자보다 늦은 때였습니다. 만도왕이 신하들에게 둘러싸여 부처님께 와서 여쭈었습니다.

 

“부처님. 이 만도마가 부처님과 제자들을 저희 왕궁에 모셔다가 공양을 올리고 싶습니다. 안거 석 달을 저희 궁궐에서 보내시며 수행을 하십시오.”
부처님이 대답하셨습니다. “나는 이미 적재장자의 초청을 받아서, 가겠다는 수락을 했소.”


만도마왕은, 아차 한발 늦었다는 생각을 하며 부처님을 졸랐습니다.

“부처님, 저는 이 나라의 왕입니다. 장자보다는 먼저 부처님을 모시고 공덕을 지어야 할 것입니다. 제가 적재장자에게 명하여 부처님 초청하는 일을 제 다음으로 늦추도록 하겠습니다.”     


만도마왕이 부처님을 먼저 청하려는 것은 공덕을 더 많이 짓겠다는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대왕이여, 법으로 봐서 먼저 한 청을 어겨서는 안 될 것이요. 공덕과 복을 짓는 데에 차례가 있는 것은 아니요.”


부처님 말씀은 단호했습니다. 궁으로 돌아간 왕은 쪽지를 든 신하를 적재의 집에 보내었습니다. ‘장자는 알아야 하오. 내가 먼저 부처님과 제자들을 청하겠소. 장자는 다른 날에 하시오.’


전갈을 받은 장자는 왕에게 말을 전하게 했습니다. ‘대왕께서는 굽어 살피십시오. 제가 이미 부처님과 제자들을 청하였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왕은 다시 전갈을 보냈습니다. ‘이치로 봐서 나라의 주인이 먼저 부처님을 공양해야 할 것이다!’


만도마왕은 이런 말을 적어서 장자에게 보내어 놓고 장자가 공양 준비를 못하도록 막아버리기로 했습니다. 먼저 시장 사람들에게 땔나무를 팔지 못하도록 영을 내렸습니다. 땔나무만 못 팔게 하면 적재장자가 공양 준비를 못할 거라고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부처님 제자들이 엄청나게 많다. 그 많은 제자들에게 올릴 공양을 마련하려면 많은 땔나무가 필요할 텐데, 땔나무를 구할 길이 막혔으니.”


왕은, 이렇게 적재장자가 하는 일을 막아놓고 부처님을 청할 준비를 했습니다. 성 안에 모래와 자갈을 걷어내었습니다. 쓰레기를 모두 치워서 성 안을 깨끗하게 했습니다. 더럽고 지저분한 것을 모두 치운 다음, 전단향 향수로 씻은 물병에 물을 담아 길가에 늘어놓았습니다. 향수의 물병은 대궐 문 앞까지 이어졌습니다. 진주를 섞어서 짠 비단으로 만든 휘장을 거리마다 내걸었습니다. 당기와 번기를 늘어세웠습니다. 길에는 꽃을 흩어놓았습니다. 왕궁 마당에는 온갖 보배 자리를 깔고, 여러 개 보배 평상을 놓았습니다. 맛난 음식을 만들 온갖 재료를 갖추었습니다.


“이만하면 부처님과 제자들을 모시기에 넉넉하다.” 만도마왕은 아주 만족해하였습니다. 그런데, 적재장자는 땔나무가 없어서 쩔쩔매고 있을까요? 아니었어요.


“대왕님이 땔나무를 막았다고? 우리 집에는 땔나무가 수북한 걸.” 적재장자네는 이런 때를 대비해서 준비해 둔 향나무 장작으로 음식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보물창고의 문을 모두 열어 보물을 꺼냈습니다. 이것을 집밖에 늘어놓고, 누구나 와서 가져가게 하였습니다. 보물을 집으로 나르느라 사람들이 모여와서 들썩거렸습니다. 제석천왕이 하늘눈으로 이것을 보았습니다.


“저것은 맞지 않다. 왕이 잘못하는군. 적재장자가 우두머리 시주이며 그의 마음은 깨끗하다는 걸 증명해줘야겠어.”


제석은 하늘에서 내려와 적재장자를 만나고 하늘로 돌아갔습니다. 다음으로 하늘에서 내려온 이는 제석의 지시를 받은 공작의 신 비수갈마천(비슈바카르만)이었습니다. 공작의 신은 신통력으로 적재장자의 집을 성으로 바꾸고, 맑고 깨끗하기가 하늘의 성같이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하늘에서 데리고 온 우수한 요리사들에게 하늘 요리를 장만하게 하였습니다. 하늘에서 가지고 온 보배자리를  집안 곳곳에 깔았습니다.


“적재장자는 지금 땔나무를 얻지 못해 쩔쩔 매고 있을 걸. 부처님은 우리 초대에만 응하실 거야.” 만도마왕은 아주 만족을 하며 웃었습니다. 그런데 적재장자의 굴뚝에서 내뿜는 연기에 섞인 향나무의 향기가 왕궁에까지 날아들었습니다.


“아니? 이건 적재장자의 집에서 날아오는 향기가 아닌가? 공양을 준비하고 있으면 큰일이다. 부처님이 그리로 가시면 정말로 큰일이야.” 만도마왕은 신하 하나를 적재장자의 집에 보내었습니다. 그런데 신하는 가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 세 사람을 보내보았으나 역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장자의 집이 너무도 화려하고 좋아서 여기서 머물러 살고 싶은 생각이 난 것입니다. 이거 어쩐 일인가 하고 왕이 직접 적재의 집에 나타났습니다. 그는 그만 장자의 집에서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만도마지 왕궁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크고 화려한 집에서 향기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다시 왕궁으로 돌아가 왕궁과 적재의 집을 견주어 생각해보아도 그러했습니다.  

비바시부처님이 몇 만 명 제자를 거느리고, 적재장자의 집에 이르셨습니다. 애라박노용왕이 나타나 흰 일산을 허공에 들고 부처님 정수리를 가렸습니다. 상서로운 다른 용들도 일산을 들고 비구스님들 정수리를 가렸습니다. 하늘의 동녀들이 금으로 장식한 보배 부채를 들고, 부처님 곁에서 부처님을 모시고 섰으며 나머지 천녀들이 가각 보배부채를 들고 비구스님 곁에 모시고 섰습니다.


장자와 장자의 가족과 시녀들이 함께 부처님 발아래에서 절을 하였습니다. 적재장자가 직접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습니다. 비바시 부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신현득

“장자여, 장자는 오늘의 공덕으로 세세생생 하늘복을 누릴 것이다!”


적재장자는 광명아라한의 전신이었대요. 

 

출처:광명동자 인연경 제4권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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