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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수행 윤연숙씨

기자명 법보신문

동료직원 영향으로 발심
역경 속에서 매일 삼백배
하심 하는 마음 배우면서
고통 줄고 행복을 되찾아

 

▲정심화·59

불교를 접하게 된 건 신심 깊었던 시어머니(공덕월 보살님)의 영향 때문이었다. 40대에 홀로되신 시어머님은 4형제를 키우면서 그 가난하고 혹독한 시련 속에서도 불심만은 흔들리지 않았다. 어려운 살림에도 절에 불사가 있을 때면 보시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탓에 당대 큰스님으로 알려졌던 금오 스님으로부터 법명을 받았고 가까이에서 시봉하기도 했다. 시어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염불을 놓치지 않으셨다. 아침저녁으로 거의 무의식 상태에서도 염주를 돌리는 것을 자주 보았다. 새벽마다 향을 피우고 기도를 하셨고, 금강경도 열심히 읽으셨다. 그러면서 시어머니는 염불이 뭔지도 모르는 나에게 “출근길에 꼭 염불을 하라”고 말씀하셨고, 침실 머리맡에 늘 천수경 독송집을 갖다 두고 틈틈이 읽으라고 당부하셨다. 그러나 그때만 해도 불교에 큰 관심이 없었기에 읽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직장에 다니던 동료직원으로부터 불교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망치로 얻어맞은 듯 큰 충격을 받았다. ‘불교는 할머니들의 종교’라고만 인식하고 있던 나로서는 젊은 남자 직원이 불교를 종교로 가지고 있는 것도 새로웠지만, 예불문은 물론 천수경등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더구나 매일 108배를 한다는 말을 듣고 불교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후 불교에 관한 책을 읽었고 퇴근 이후 조계사에 들러 예불을 올리고 법회 때는 스님의 법문도 들었다. 또 매일 108배를 시작했고 휴일이면 가족들과 함께 충북 괴산에 있는 공림사를 찾아 당시 탄성 큰스님의 법문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늘 가르침을 주시던 탄성 스님께서 입적하시면서 공허한 마음이 들면서 한 동안 마음을 잡지 못했다. 매일하던 108배도 중단했고, 절에 가던 횟수도 줄어들었다. 한참을 방황하다 다시 절 수행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3년경부터다. 개인적인 금융문제로 가족들에게조차 말하지 못할 곤경에 처하게 됐다. 아무리 둘러봐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답답하고 초조해지면서 마음은 늘 불안했다. 이렇다보니 가족들에게 짜증을 내는 횟수도 늘었고 언성을 높이는 날도 잦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심각한 마음의 병이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을 할 즈음 문득 “모든 고통은 나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늘 참회하고 하심 하는 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큰 스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그래서 다시 절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절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일배일배에 정성을 담아 정성껏 절을 올렸다. 절의 횟수가 늘어나면서 나도 모르게 눈가에서 눈물이 흘렀다. 탐심에 빠졌던 스스로에 대한 참회였다. 그렇게 매일 300배를 시작한지 몇 달 만에 도무지 해결방법이 보이지 않던 금융문제가 손쉽게 해결됐다. 그 때 이후 지금까지 매일 300배 정진을 실천하고 있다.


절을 시작한 이후 삶이 크게 바뀌었다. 늘 나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남들과 비교하게 되고 그로인해 많은 고통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적어도 그런 고통에서는 벗어나 있다. 내가 마주하고 있는 모든 존재가 불보살님이라는 생각으로 모시다보니 갈등도 없어지고 항상 고마운 마음뿐이다. 내가 변하니 자연스럽게 가족들도 변했다. 신심 깊었던 시어머님은 나에게 아주 소중한 불법이란 유산을 남겨주시고 가셨다. 그 인연에 감사하며 매일매일 수행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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