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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축특집] 중앙승가대 총장대행 미산 스님-불교힐링 오늘과 내일

기자명 법보신문

명상은 마음의 병 치유 특효약…불교미래 이끌 새 패러다임

법보신문과 조계사는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5월27~30일 매일 오전11시부터 조계사 대웅전 앞 특설무대에서 ‘혜민·정목·마가·법륜 스님 등 힐링 멘토들과 함께 하는 행복여행’을 개최한다. 또 27일에는 최근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힐링열풍의 원인과 과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학술세미나도 연다. 불교힐링을 주제로 처음 열리는 이번 학술세미나에서는 불교명상을 접목한 마음치유법이 각광 받게 된 배경과 향후 전망 등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본지는 이에 앞서 힐링멘토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학술세미나의 좌장 및 기조강연을 맡은 중앙승가대 총장대행 미산 스님이 진단한 ‘불교힐링의 오늘과 내일’을 인터뷰를 통해 정리했다. 또 이날 학술세미나에서 발표될 논문 내용들을 요약 게재한다.  편집자

 

욕망·경쟁으로 피폐해진 상처
심리학계에서 불교명상 주목


‘있는 그대로 보는’ 훈련이
심리치료에 탁월함 입증돼
미국 심리치료논문 중 40%
‘마인드풀니스’ 관련 주제

 

 

▲미산 스님은 “법륜·혜민 스님 등이 힐링멘토로 부각되면서 불교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크게 개선됐다”며 “그러나 불교계가 앞으로도 우리사회의 힐링문화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불교의 현대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힐링(healing)이라는 말이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서구를 중심으로 불교수행을 응용한 명상 프로그램이 확산되면서 국내에서도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들이 보급되고 있습니다. 힐링을 주제로 한 책들이 서점에서 넘쳐나고, 다양한 문화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힐링 열풍입니다.


이러한 힐링열풍의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요. 이는 우리사회가 지나치게 물질적 욕망만을 추구했던 것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고 봅니다. 신자본주의는 무한경쟁과 무한성장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서구를 중심으로 이에 따른 반성이 시작된 것입니다. 동시에 정신적 갈증을 풀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동양의 종교, 특히 불교의 명상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국내로 시야를 좁혀보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빠른 성장을 했습니다. 물질적으로는 급성장을 했지만 정신적으로는 따라주지 못했던 것입니다. 자본주의의 오염지수로 꼽히는 스트레스, 우울증, 자살지수가 OECD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급성장에서 오는 병폐인 것이지요. 힐링열풍은 이처럼 사회구조적 모순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힐링열풍은 또 사회문화적 흐름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IMF 외환위기를 겪고 난 2000년대 초. 사람들은 이제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게 됐습니다. 스스로 대비하지 않으면 굉장히 힘든 삶을 살 수 있다는 자각이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시작한 것이 재테크 열풍이었습니다. 너도나도 금융, 부동산에 투자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게 된 것이죠. 그러나 돈을 모으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재테크 열풍은 시들해졌고, 다시 웰빙 붐이 일기 시작한 것입니다. 외부적 환경을 변화시킴으로써 정신적 갈증을 충족시키려 했지만 이것도 오래가지 못했죠.


그러다가 행복 열풍이 시작됐습니다. 행복에 관한 책들이 쏟아졌고,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죠. 그러나 행복은 쉽게 오지 않았습니다. 책 속에서도 어떻게 행복을 찾을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없었던 것입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현실의 고통을 먼저 해결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고통에 대한 치유욕구가 바로 힐링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서구에서 불교힐링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일까요. 다양한 불교전통이 유입된 미국 등에서는 오랜 기간 불교수행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한 통계에 의하면 미국에서 심리치료와 관련된 논문 가운데 40%이상이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마음챙김)를 주제로 한 것일 정도로 ‘마음’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습니다. 연구 결과 마인드풀니스는 심리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일상에서 깨어있는 상태로 보는 훈련을 계속하다보면 현실에 닥친 고통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게 되는 것이지요. 물론 처음에는 쉽지 않지만, 훈련이 계속되다보면 마음의 근육이 생기고 나중에는 저절로 있는 그대로 보게 됩니다. 있는 그대로 보게 되면 결국 고통을 고통으로 느끼는 정도가 줄어들게 되고 스트레스도 점차 감소하게 되는 원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최근의 힐링열풍은 법륜, 혜민, 정목, 마가 스님 등 소위 힐링 멘토라고 불리는 스님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들 스님들이 쓴 힐링 서적은 출판시장의 각종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고, 스님들이 나오는 힐링 콘서트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들 스님들의 인기몰이가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결코 쉽게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들 스님들은 오랜 기간 힐링멘토로서 다양한 체험과 자기 수행에 게으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경제 급성장한 우리나라도
스트레스·자살율 최고수준
소통하며 고통 함께 나눈
혜민·법륜·정목·마가스님 등
국민 힐링멘토로 부각돼


불교힐링 지속 발전 위해
불교현대화·지도사 양성 시급


우선 법륜 스님은 환경문제를 비롯해 세계 기아 돕기, 남북 평화 등 대사회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오랫동안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던 분입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부터 절망에 빠진 대중들과 소통하기 위해 전국을 돌며 토크콘서트를 열었고, 최근에는 다시 즉문즉설로 삶의 혜안을 제시하면서 국민 멘토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입니다.


정목 스님 역시 오랜 기간 대중과 함께 한 삶을 살았던 분입니다. 불교방송 인기 진행자에 머무르지 않고 스님은 10여년간 자기 수행에 충실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터넷 명상방송인 유나방송을 개설해 상처 받은 이들과 공감하며 치유열풍을 서서히 이끌었습니다. 마가 스님도 중앙대 등 일반대학 강의에서 젊은이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어내는 등 이미 오래전부터 젊은이들의 멘토였습니다. 이런 스님들의 토대 위에서 혜민 스님은 현대적인 문명을 활용한 소통의 장을 마련했던 것입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젊은이들과 끊임없이 소통했고, 이를 책으로 발간한 것이 큰 인기를 끌면서 빠른 시간에 힐링 멘토로 부각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스님들이 힐링 멘토로서 부각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자기 수행이 밑바탕이 됐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오랫동안 삶의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면서 체험했던 것들을 글로 나누고 공감하면서 감동을 전해준 것이지요.


어찌됐든 스님들의 대중적 인기는 자연스럽게 불교의 대중성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불교를 기복적인 종교로만 인식하는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했고, 또 이 시대의 아픔을 보듬고 함께 나누는 종교로서의 모습을 찾게 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요인일 것입니다. 사실 불교는 힐링의 종교이고, 부처님은 최고의 힐링멘토였습니다.


따라서 불교가 힐링의 종교로서 앞으로도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특히 최근 방한한 틱낫한 스님이 강조했던 것처럼 부처님 가르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현대인들의 의식구조는 과거의 사람들과 다릅니다. 옛 시대의 언어로는 아무리 훌륭한 부처님 가르침도 현대인들이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현대에 적합한 언어로 바꾸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또 불교 수행을 전담, 운영할 수 있는 지도사 양성도 필요합니다. 불교는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지도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 너무나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와 더불어 한국불교계가 주목해야 할 점은 전통 간화선을 힐링프로그램으로 접목하기 위한 체계적인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간화선은 가장 근원적인 문제를 직입해서 해결하는 수행법이라는 점에서 가장 근본적인 힐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지만 대중화를 위한 연구와 지도법이 만들어진다면 간화선은 최고의 힐링프로그램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제 불교명상은 산업적인 측면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불교의 이상을 실현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명상은 이제 우리사회에서 특권층만 향유하는 것이 아닌 보편적인 것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실제 세계적인 기업 구글은 모든 직원들에게 명상법을 배우도록 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도 앞 다퉈 명상을 도입하는 등 앞으로 명상에 대한 수요는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따라서 불교계는 최근 일고 있는 힐링 열풍이 일시적인 붐에서 그치지 않고, 불교가 사회 구성원들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근원적인 치유담론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정리=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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