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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불교힐링 프로그램의 유형과 전망

기자명 법보신문

선불교와 초기불교수행 결합한 마음공부 주축

정토회와 동사섭이 대표적
자비명상·마음수행 등 다양


동사섭 핵심수행은 돈망명상
집단상담적 요소들도 담겨

 

▲초기불교 수행법과 선불교의 특성을 결합한 현대적 불교힐링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자살률을 통해본 현대 한국인의 정신건강은 위기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초·중등 학생, 대학생, 청년, 중장년 모두 다양한 괴로움 속에서 살고 있다. 괴로움은 살아있는 생명이 마주한 보편적 상황이다. 하지만 현대 한국인의 고통은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점에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이러한 현대인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붓다의 가르침에 뿌리를 둔 불교힐링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불교힐링 프로그램을 들면, 동사섭, 정토회의 ‘깨달음의 장’ ‘나눔의 장’ ‘명상수련’ ‘100일 출가’를 들 수 있고, 자비명상, 인드라망공동체의 ‘생명결사’, 자비선, 마음수행학교와 자비미소명상 등이 있다.


본고에서는 대표적인 불교힐링프로그램들의 유형을 분석해보고 전망해보고자 한다.


동사섭은 용타 스님이 1980년 겨울 강진 무위사에서 17명과 4박5일 특회를 가진 것을 기원으로 한다. 그 후 10회까지는 칼 로저스의 T그룹 워크숍(Training Group Workshop)이라 명하고, 1982년에 동사섭으로 명명한다. 동사섭은 큰 단락으로는 6단계 정도, 작은 단계로는 백 단계 이상으로 변화 발전해온 인간성장프로그램이다. 2013년 3월까지 5박6일 코스인 일반과정을 241회, 3박4일 코스인 중급과정을 40회, 또 3박4일 코스인 고급과정을 30회 진행했고, 수 십 명이 참여한 지도자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며, 수련에 참가한 연 인원은 1만5000여명으로 추산한다.


큰 단락으로는 6단계정도 변화 발전을 했는데, ① 초기에는 순수 엔카운터로서 이론 강의가 거의 없이 비구조적으로 마음나누기만 하다가, ② 점점 형식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구조적 나눔의 장으로 변화 발전하였고, ③ 이론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점점 이론화가 되어졌고, ④ 관리되지 않는 마음은 나누어져봐야 공동체 성숙에 큰 도움이 없겠다는 자각이 되어서 나눔 위에 마음관리(마음 다루기)를 더해 가게 되었고, ⑤ 마음관리의 극점은 역시 일체 에고(Ego)를 끊고 마음이 해탈해야 할 것이므로 초월명상의 장이 더해지게 되었고, ⑥ 전체 수련과정을 개념적으로 확연히 드러낼 필요를 느끼고 2002년 하반기부터는 삶의 5대원리(정체(正體)·대원(大願)·수심(修心)·화합(和合)·작선(作善)의 원리를 수련과정으로 재편집하고 있다.


현행 프로그램은 정체(正體)의 원리, 대원(大願)의 원리, 수심(修心)의 원리, 화합(和合)의 원리, 작선(作善)의 원리 등의 다섯 가지 덕성을 이론 강의와 이론에 따른 실습을 통해 5박6일간 지행득(知行得: 잘 깨닫고, 잘 실천하고, 잘 체득함)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용타 스님은 이상공동체(理想共同體)에 대해 사색하고, 관계 서적을 읽고, 성공한 공동체로 이름이 있는 공동체를 방문하여 세미나도 참가하고 관찰도 하는 등 암중모색의 세월을 10년 하면서 기본적인 원리가 의식 속에서 가닥이 잡히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때 정리된 원리는 세 가지였다. 일과 화합과 수심이다. 곧 ‘수심(修心)·화합(和合)·작선(作善)’이라는 세 원리를 발견 정립하는데 10여년이 걸렸다. 다시 ‘정체(正體)·대원(大願)’을 보태는 데에 5년이 걸려 현재의 프로그램으로 정착되었다. 중급과정과 고급과정은 일반과정의 심화과정이다. 수심을 중요하게 여겨 심화과정으로 중급·고급의 과정을 시작하였다. 중급과정에서는 탐진치(貪瞋癡)라는 번뇌를 직면하고 정화하는 수심 작업을, 고급과정에서는 때 묻지 않은 본래의 마음을 발견하고 이를 익히는 수심 작업을 한다.


정체의 원리에서는 올바른 자아관을 정립한다. 부정적인 자아관을 지양하고 긍정적인 자아관을 지향하고 초월적인 자아관을 정립하여 궁극적으로 보살로서의 자아관을 정립하도록 권장한다. 상구보리의 원리에 해당한다. 대원(大願)의 원리는 모든 존재의 행복을 목적으로 하는 하화중생의 원리이다, 안으로 마음을 잘 닦아 마음천국 이루고(修心), 밖으로 함께하는 이웃과 화합을 잘 하여 관계 천국 이루고(和合), 나아가 소임(所任) 혹은 비소임(非所任)등의 작선을 잘하여 세상 천국을 이루는 것(作善)이 인생 최고의 길이라고 한다.

 

정토회 깨장·나눔의 장 등은
개인행복·공동체평화에 기여 


현대의 불교힐링 프로그램은
초기·선불교 이념 현실 적용


동사섭의 핵심 수행(주바라밀)은 선불교인 돈망명상이며, 지족명상, 비아명상, 죽음명상 등을 보조수행으로 하여 내적인 수심(修心) 작업을 돕는다. 동사섭은 다양한 현대의 마음수련과 집단상담적 요소, 초기불교의 연기법, 팔정도, 대승불교의 육바라밀, 선불교를 통합시킨 현대의 대표적인 불교힐링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자격 있는 지도자 양성에 힘쓰고 있으며, 어려운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보완해나가야 할 점은 과제이다.


정토회는 1988년 3월, “맑은 마음. 좋은 벗. 깨끗한 땅”을 모토로 법륜 스님이 창립하였다. 정토회는 수행을 통해 마음을 닦고(맑은 마음), 인간과 공동체적 호혜의 사회를 만들며(좋은 벗), 건강한 환경과 자연을 가꾸며(깨끗한 땅) 정토를 만드는 단체이다. 이 땅에 행복한 인생, 평화로운 사회, 아름다운 자연을 일구어 살기 좋은 세상 정토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정토회는 자신의 자유(해탈)와 행복(열반)을 위해서 마음공부와 수행을 강조한다. 내적인 자기변화와 외적인 사회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조직의 성격을 반영하면서도, 붓다의 가르침의 근본으로 돌아가려는 근본불교운동을 추구하기 때문에 개인 수행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정토회는 ‘수행, 보시, 봉사’의 공동체이다.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 위한 ‘깨달음의 장’(4박5일), 너와 나, 좋은 벗이 되기 위한 ‘나눔의 장’(4박5일), 일과 수행을 통해 깨어나기 위한 ‘일체의 장’(7박8일), 지금 이 순간 오롯이 깨어있기 위한 ‘명상수련’(4박5일, 9박10일), 인생을 새로이 설계하기 위한 ‘백일출가’라는 수련프로그램을 통해 치유를 경험하게 한다.


1992년 시작된 ‘깨달음의 장’은 2013년 4월 현재 966차를 진행했다. 매회 20명 정원이라면 약 2만명 정도가 참여한 셈이다. 깨달음의 장에서 이루어지는 수행프로그램은 직접 참여를 해서 경험해야 알 수 있다는 점을 법륜 스님은 강조하고 있다.


“깨달음은 몸과 마음에서 탁 느껴야 해요. 집중적으로 관찰해 들어가면 어떤 상태에서 탁 비워지게 됩니다. 망상이나 이미지(고정관념)가 걷히게 되면, 하나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됩니다. 그러면 마음이 가벼워지게 됩니다. 이것은 경험을 해야 되지 머리로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깨달음의 장의 내용을 수련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수련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한다. ‘깨달음의 장’은 문경 봉암사 조실이셨던 서암 스님의 가르침을 받아 정토회의 법륜 스님이 1992년부터 시작한 수련 프로그램으로 선불교의 ‘이 뭐꼬’(난 누구인가)라는 화두를 프로그램화했다. 경험과 문화, 지식, 학력, 종교, 국가, 지역, 직업, 재산, 성별, 나이 등에 의해 형성된 고정관념을 단시간 내 부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하는데 목표를 둔다. 관념과 편견을 내려놓고, 원래 구속됨이 없이 자유로운 본성을 회복하자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수련원 쪽은 참가자들의 편견과 아집을 부수기 위해 아주 독특한 수련방법도 활용하는데, 이 부분을 알 경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 기사화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밖에도 자기 자신의 마음을 읽고, 상대방의 마음을 살피는 ‘나눔의 장’과 일과 수행을 통합한 ‘일체의 장’이 있다. 종교적 색채를 배제해 타 종교 신도들과 지도자들도 많이 참여한다.


이러한 정토회의 수련프로그램을 체험한 한 수련생은 다음과 같이 자신의 체험을 나누어주었다.


“깨달음의 장을 통해서는 사실과 생각을 구분할 수 있는 힘이 생겼구요. 나눔의 장을 통해서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나를 고집하고 세우며 갈등을 만들어내는 나를 보았습니다. 절 수행은 지금도 매일하고 있는데요. 어떤 갈등이나 문제들이 내가 옳다는데서 출발했음을 돌이켜 참회합니다. 명상수련은 지금 여기에 깨어있음 또한 생멸을 지켜볼 수 있었지요.”


“저는 자유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길목에 들어섰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교심리학이 학문이 아니라 수행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이 된다면, 이치를 이해하고 저의 습을 넘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뿌리깊이 심어주었지요.”


정토회의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하고 있는 분은 바로 법륜 스님이다. 붓다의 삶과 대승보살 정신을 바탕으로 수행과 사회적 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는 법륜 스님의 불교이해와 체험이 정토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토회의 수련프로그램에는 선불교의 정신과 방법, 초기불교의 해탈과 열반의 이상, 대승불교의 상구보리 하화중생 정신과 위빠사나 수행이 통합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법륜 스님은 2000년부터 시작한 즉문즉설 강연을 통해서 청중들에게 정토회의 ‘깨달음의 장’과 ‘100일 출가’를 소개하고 권하고 있다.


정토회의 수련 프로그램은 개인의 행복과 공동체의 평화에 기여하는 좋은 힐링 프로그램으로 보인다. 초기불교, 대승불교, 선불교의 교리와 수행을 접목하고 있으며, 개인의 자유와 행복, 사회의 평화와 아름다운 자연의 추구를 위한 사회적 연대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초기불교 출가자들의 상가의 이념을 반영하고 있는 무소유·무임금의 체제가 지속적인 재가공동체 운동으로도 바람직한지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김재성 교수

동사섭과 유사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불교의 명상법을 접목시킨 마가 스님의 자비명상, 테라와다의 위빠사나와 티베트 불교의 관상법을 접목시킨 지운 스님 자비선, 도법 스님의 인드라망 공동체의 생명결사, 미산 스님의 상도선원의 마음수행학교와 자비미소명상 등은 초기불교, 대승불교, 선불교의 이념과 실천이 현대적으로 응용된 불교힐링 프로그램이다.

 

김재성 마하보디명상 심리대학원 교수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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