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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0원 6향

기자명 법보신문

천수경 10원 6향 발원은
자리이타 완성 다짐이자
관음보살 되겠다는 서원


천수경의 10원과 6향은 16원이라고도 하는데, 한국불교 일반에서는 10원은 자리(自利)와 6향은 이타(利他)로 종종 이해하거나 설명하고 있다. 일찍이 ‘대비심주행법’을 찬하여 우리나라의 ‘현행’천수경 성립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는, 중국 천태종의 사명 지례(960~1028) 스님은 10원을 사성제와 사홍서원으로 해석하며 10개의 원은 서로 호응한다고 하였다. 이 견해에 동의하는 필자는, 중생을 건지기 위해 지혜의 눈, 좋은 방편 등을 얻고 반야선에 올라 고해를 건너고 법성신과 같아지고자 하는 10원은 원을 채우는 만원(滿願)이고, 탐욕 진에 우치로 만들어내는 지옥, 아귀 축생의 업을 소멸하기 위해 내 안의 악업으로 마음을 향하는 6향은 악업을 깨부수는 파악(破惡)의 원이라고 이해한다. 6향을 ‘이타’로 보면 계청의 의미가 퇴색된다. 10원이나 6향은 이타(利他)를 위한 자리(自利)로 발원하여 신묘장구다라니를 수지하여 염송함으로써 자리와 이타를 완성하는 것이다.


10원은 4성제와 4홍서원의 다른 표현이며 인과적으로 성립돼 있다고 이해한다면 우리말 천수경을 번역할 때에도 인과적으로 표현돼야 한다. 하나 시중 유통본들에는 10원이 병렬적으로 번역돼 있다. 10원의 첫째와 둘째 원인 ‘원아속지일체법(願我速知一切法), 원아조득지혜안(願我早得智慧眼)’을, ‘일체 법을 어서 빨리 알아지이다, 지혜의 눈 어서어서 얻어지이다’거나 ‘깊고 얕은 온갖 진리 어서 빨리 깨달아지이다, 진리의 밝은 눈을 빨리빨리 얻어이다’라고 하고 있는데, 목적과 수단이라는 인과적 표현이 보이지 않는다. 또 일체법을 온갖 진리라거나 부처님의 교설로 이해하는 경우도 있다. 잘못됐다고 할 수 없을지 몰라도 일체법을 교설이나 진리라고 할 때 적합한지 고민해야 한다. 사명 지례의 10원 설명을 원용하면 일체법은 고통 받는 중생들의 고통의 원인과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현상을 바로 보기 위해서는 지혜로운 눈이 있어야 한다. 일체 존재의 양상을 직시하지 못할 때는 중생을 구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일체법을 알고자 지혜의 눈 얻기를 발원하는 것이다. 일체 중생을 건지고자 좋은 방편 얻기를 발원하고, 반야선에 올라 고해를 건너고자 발원하고, 계정도를 얻어 원적산에 오르고자 발원하고, 무위의 집에 모이고자 법성신과 같아지기를 발원하는 10원은 목적과 수단, 수단과 목적의 구조로 이뤄져 있으므로 번역에도 반영돼야 할 것이다.


10원은 4홍서원의 구체적인 표현이고, 사홍서원은 대승불교의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확장으로 부처님의 법과 일체 존재의 현상(法=보리)을 바로 알아 중생의 고통을 해소해주겠다는 발원이다.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발원을 성취하려면, 타인뿐 아니라 나의 마음속에서 나오는 고통의 소리를 바로 듣고 바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천수경에서는 10원 6향을 발원하여 다라니를 수지독송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고통을 바로 알아 건지기를 발원하는 10원의 1, 2구절의 의미는 관세음보살 가영 후반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성운 강사
‘어젯밤에는 보타산에서 선정으로 관찰하고 오늘은 이 도량에 오시네.’ 관세음보살은 보타락가산에서 늘 선정에 들어계시며 중생을 살피시고 당신을 부르는 곳에 이르시어 우리들을 건져주신다는 것이다. 해서 천수경을 독송하며 염송하는 10원 6향의 발원은 관음보살의 사자가 되고 관음보살이 되겠다는 서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성운 동국대 강사 woochun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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