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약주머니를 지니고 태어난 아이
78. 약주머니를 지니고 태어난 아이
  • 법보신문
  • 승인 2013.06.11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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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병마는 기역이 고치고 마음병 부처님이 고치셨네

나무서 태어난 능금아가씨가
병사왕과 결혼해 낳은 아들
의왕돼 치료한 포악한 악왕
부처님 도움으로 불법에 귀의

 

 

 


비사리국에 사는 바라문 거사가 능금나무 한 그루를 가꾸었는데, 나무에서 옹이 하나가 생겨 높다랗게 자랐습니다.

 

사다리를 나무에 걸치고 올라가 나무옹이를 살펴보니 옹이에 조그만 연못이 있고, 연못에 핀 꽃 속에 예쁜 여자아이가 방긋 웃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바라문은 아이를 안고 내려와 집에서 길렀습니다. 아이를 내녀(奈女)라 불렀는데 ‘능금아가씨’라는 뜻이었습니다. 능금아가씨가 열여섯 살이 되었습니다. 일곱 나라의 왕이 청혼을 했지만, 이 마을을 찾아온 이웃나라의 병사왕(甁沙王)과 결혼하였습니다. 왕은 자기 이름을 새긴 금반지를 능금아가씨에게 주며 아기가 태어나 자라거든 이것을 신표로 지니고 아버지를 찾아오도록 일렀습니다.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아기는 손에 약주머니를 들고 있었습니다. 다른 한 손에는 침을 넣은 작은 통을 들고 있었습니다. 아기에게는 기역(祇域)이라는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기역이 자라 청년이 되자 어머니로부터 신표인 금반지를 받아 아버지를 찾아 나섰습니다. 왕사성에서 5백리 되는 곳에 아버지의 왕국이 있었습니다. 병사왕은 아주 기뻐하며 기역을 태자로 삼으려 했습니다. 기역이 여쭈었습니다.


“아버지, 저는 약주머니와 침을 가지고 태어났다 합니다. 의사되는 것이 소원입니다 태자가 되면 왕의 자리에 올라야 하니, 형제들에게 양보하겠습니다. 의학을 공부하여 의왕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아버지의 허락을 받은 기역은 덕차시라(탁실라)국에 가서 아제리 빈가라(阿提梨賓迦羅)를 스승으로 삼고, 7년 동안 열심히 의학을 공부해 스승으로부터 천하 제일의 의사로 인정받았습니다.


이후 기역은 세상 여러 곳을 다니며 병든 여러 사람을 고쳐주기로 하였습니다. 기역이 사람의 몸에 생긴 병을 잘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약왕수(藥王樹)라는 작은 나무도막으로 사람의 뱃속, 가슴속, 머릿속, 뼛속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먼나라 왕으로부터 병사왕에게 부탁이 왔습니다. 그 나라 왕이 큰 병에 걸려 아무리 치료를 해도 낫지 않으니 의왕을 보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왕의 성격이 포악해서 악왕으로 알려진 나라였습니다. 거절을 하면 군사를 일으키겠다하니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고민 끝에 병사왕은 아들 기역과 같이 부처님께 가서 의논하기로 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악왕은 성질이 포악하여 사람을 닥치는 대로 죽인다 합니다. 목숨을 해칠까 겁이 납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의왕 기역이여. 우리는 전생에 언약한 사이다. 저 악왕의 몸에 있는 병은 기역이 치료하고, 마음속에 든 마음의 병은 내가 치료하기로 전생에 약속 했었지. 가서 치료를 해다오. 악왕이 기역을 해치지 못할 것이다.”


부처님 말씀에 의왕 기역은 마음 놓고 먼 길을 떠났습니다. 기역이 약왕수로 악왕의 몸을 비추어보니 왕은 오장과 피 속에 뱀과 구렁이의 독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뱀의 독 때문에 병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진찰을 마친 기역이 왕의 어머니인 왕태후를 만나서 말했습니다.


“대왕의 몸안에 뱀과 구렁이의 독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대왕의 병은 약을 쓰면 고칠 수 있습니다. 그 약은 제호(칡가루를 넣은 우유죽)입니다.”


이야기를 들은 태후가 말했습니다.


“대왕은 우유를 싫어하셔요. 제호라면 더욱 싫어합니다. 아마 제호를 약으로 마시라 한다면 의왕을 죽이려하실 거에요.”


“제호는 독을 다스립니다. 대왕의 몸속에 가득한 뱀독은 다른 약이 듣지 않습니다. 제호를 아주 묽게 하여 냄새가 나지 않게 다려 대왕께 드리십시오. 약이 목을 넘어가면 대왕의 병은 금방 낫습니다.”


태후와 이야기를 마친 의왕 기역은 왕을 만났습니다.


“대왕님, 태후 마마와 약방문을 의논해서 보름 동안 약을 마련하여 대왕께 올리기로 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대왕님의 병은 쉽게 치료가 될 것입니다만, 저에게는 다섯 가지 소원이 있습니다. 대왕께서 저의 소원을 들어주십시오.”
“그 다섯은 무엇인가?”


“그 하나는 대왕님 옷장에서 입어보지 않으신 새 옷 한 벌을 저에게 주심이요, 둘째 소원은 저 혼자 대궐을 드나들어도 수문장이 검문을 않게 해주심이요, 셋째는 날마다 제가 태후마마와 왕비마마를 만나게 해주심이요, 넷째는 대왕께서 약을 드실 때는 단숨에 마셔서 중간에 쉬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8천리를 한꺼번에 달리는 대왕의 흰코끼리를 제가 타도록 허락해 주심입니다.” 그러자 왕은 불꽃같이 화를 내었습니다.


“무어라? 젊은 사람이 어찌 그런 다섯 가지를 요구하는가? 속히 해명을 하라. 아니면 네 목숨은 없을 것이다!”
기역은 침착하게 이유를 밝혔습니다.


“첫째 소원은 약을 짓자면 깨끗한 옷을 입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대왕께서 편찮으신 기회를 엿보아 반란을 일으키려는 자들에게 그 음모를 못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제가 검문 없이 왕궁을 드나들면 사람들이 보고 ‘왕의 병은 곧 낫겠군’하고 반란을 도모하지 못할 것입니다. 셋째는  믿을 수 있는 태후마마, 왕비마마와 의논해가며 대왕님 약을 짓기 위함입니다. 넷째는 약을 마시다가 쉬면 약 가운이 이어지지 않아 효과가 적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섯째는 4천리 떨어진 남계산에 가서 약 잡수시고 입가심할 약초를 캐어오기 위해서입니다. ”


설명을 들은 왕은 금방 오해가 풀렸습니다. “그러냐? 모두 좋다. 의왕의 소원을 다 들어주겠다.”


제호를 보름 동안 다려서 맹물처럼 된 것을 다섯 되 얻었습니다. 그것을 왕비와 태후가 맞들어 왕에게 가는 것을 보고 기역은 코끼리를 타고 달아났습니다. 왕이 약 다섯 되를 한꺼번에 마시고 트림을 하고 보니 제호 냄새가 났습니다.


“기역이 나를 속였구나! 제호 냄새가 난다. 이놈을 잡아들여라!”
그러다가 왕이 다시 외쳤습니다.
“아니, 벌써 병이 다 나았다. 상을 줘야겠다. 기역을 모셔오너라!”  
하지만 기역은 속도 있는 코끼리로 달려서 부처님께 가 있었습니다.
“의왕이여, 악왕의 병은 고쳤다. 이제는 내가 악왕이 지닌 마음병을 고칠 차례다.”


부처님은 기역과 함게 악왕에게로 갔습니다. 왕은 반갑게 기역을 맞으며 기역에게 국토의 일부를 떼어서 주겠다고 했습니다. 기역이 조용히 왕에게 말했습니다.


“치료의 대가는 대왕께서 저의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시는 것으로 족합니다. 그 소원은 아주아주 쉬운 일입니다. 원컨대 부처님을 모셔와 밝은 법을 들으십시오. 저의 소원은 그것입니다.”

 

▲신현득

능금아가씨의 아들, 의왕 기역은 세상 사람을 많이 살려, 존경을 받게 되었습니다. 악왕은 부처님 가르침에 감동하여 신심 있는 불제자가 되었대요.

 

출처:불설내녀기역인연경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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