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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 수행 김서은씨

기자명 법보신문

참선하려다 위빠사나 접해
마하시 수행센터 수련한뒤
금정선원서 걷기명상 수련
명상 통해 ‘여실지견’ 체험

 

▲ 선재향·47

불교에 입문한 뒤, 경전을 공부해 가면서 더 궁금해지는 것이 있었다면, ‘정말로 어떻게 수행해야 그 좋은 경지를 맛볼 수 있을까’였다. 하지만 법문을 들으면 들을수록, 경전 속에서의 수행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발견할 수 없어서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한 상황에서도 마음 한쪽에서는 이제 정말로 조용히 앉아서 선(禪)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가사를 돌보는 여자들이 선 공부를 할 만한 곳은 찾기가 힘들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라디오 불교방송에서 ‘12연기와 위빠사나’라는 주제의 강의를 듣게 되었다.


사실 12연기를 더 자세히 공부해봐야겠다는 욕심에 CD도 구입을 했는데, 들어보니 위빠사나 수행을 위한 12연기의 내용이 더 구체적으로 언급된 것이었다. 막연히 선 공부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위빠사나를 배우고 싶다는 실제적인 원을 갖게 된 시기도 그 즈음이었다.


차츰 위빠사나의 내용이 더욱 궁금해 질 무렵, 올해 1월초에는 어떤 인연으로 미얀마의 마하시 선원을 다녀오게 되었는데, 그것은 내 불교공부의 큰 전환점이 되었다. 그리하여 위빠사나 수행에 대한 갈증이 고도에 달했음은 물론이다. 그 때 ‘부처님의 가피’ 인지는 몰라도, 바로 집 옆에 위빠사나 금정선원이 생겼다. 그야말로 반가운 마음을 갖고서 간판만 보고 서둘러 찾아갔다.


아직 개원식도 하지 않았지만 조성래 원장님으로부터 걷기명상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다음 날 저녁 혼자 수행 후 원장님에게 점검도 받았다. 수행의 이해를 위해 아함경 강의를 차근차근 들었다. 너무나 기뻤다. ‘아, 이것이 깨어 있음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깨달음에 대한 막연했던 상상의 영역에서 벗어나, ‘여실지견(如實知見)’, 실재하는 것을 보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는 마음으로 벅찬 감동을 받았다.


그렇게 선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수행을 대하는 내 마음은 확연히 달라졌다. 팔정도, 특히 정견에 대한 확실한 개념 정의와 사성제, 삼법인에 대한 단편적이고 이론적인 지식이 아닌 불교, 다시 말해서 부처님께서 가신 그 열반의 길을 가야겠다고 노력하는 마음이 생겼다.


이전에는 사실 내생에 더 좋은 삶을 살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 위빠사나 수행으로 윤회를 끊어 버리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예전에는 경전을 들으며 잘 이해되지 않았던 내용들이 이제는 조금씩 아함경의 수행법과 연결되어 알아져 간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걷기명상을 하면서 해결할 수 없는 번뇌, 망상이 올라오고 있을 때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걷기명상을 통해 나 스스로도 많은 것이 달라졌다. 쓸데없는 생각에 에너지를 소모하는 대신 지금 현재의 행동과 말, 마음의 느낌에 집중하려고 잠시라도 애쓰고 있다는 것이 내가 느끼는 요즘의 가장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요즘 외국에서 수입되고 있는 명상법 MBSR이 유행하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엔 틱낫한 스님의 방한으로 걷기 명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로 이러한 수행방법이 우리가 하는 이 위빠사나이고 보면, 나는 이 위빠사나 수행법을 참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아함경을 자세히 공부하다 보면, 여기에 부처님께서 열반으로 가게 되신 구체적인 수행법이 잘 묘사되어있는데 그것이 곧 위빠사나이다.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도 이 인연이 작은 씨앗이 되어, 언젠가 저마다의 위빠사나 수행 방법에 대한 이야기들로 꽃피울 날이 머지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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