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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꽃에서 태어난 세 자매

기자명 법보신문

전생공덕으로 세상의 어머니가 되다

능금꽃서 태어난 내녀 비구니
수만녀·파담녀 제자 포함해
500명 비구니 수행자 이끌어
전생부터 수행한 공덕의 결과

 

 

 

 

비사리성에 사는 어떤 거사가 향기의 꽃 수만(須漫)을 가꾸고 있었습니다. 수만에서 향기 나는 기름을 내어, 장에 내다 팔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만꽃에서 꽃술 하나가 크게 부푸는 걸 보았습니다.


“신기해라. 왜 저러지?” 그러는 사이 꽃술이 툭 터지면서 반딧불 같은 광채 속에서 여자아이 하나가 태어났습니다.
“수만꽃 속에서 아기가 태어났다!”
거사는 놀라며 소리치고 말았습니다.
“이상도 해라. 이상도 해라.”


이웃이 모여들었습니다. 아기는 금방 웃고, 금방 걷고 하였습니다. 참으로 이상했습니다. 너무도 신기한 일이어서 금방 나라 안에 얘깃거리가 되었습니다. 아기를 보러 오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능금꽃에서 여자애가 태어나 ‘능금 아가씨’라, ‘내녀(奈女)’라 불리었다는데 이 아이는 수만꽃에서 태어났으니?”
수만꽃에서 태어난 아기에게 ‘수만녀(須漫女)’라는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수만꽃 아가씨’라는 뜻이었습니다.

거사는 수만녀 아기를 아주아주 귀여워하며 길렀습니다. 이상하게 태어난 아기를 나라 사람들이 귀여워했습니다. 수만녀는 온 나라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자라, 재주 많고 예쁜 소녀가 되었습니다.


어떤 바라문이 집안 연못에 연꽃을 가꾸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파드마연꽃(홍련)에서 줄기 하나가 힘차게 솟더니 푸른 연꽃 하나가 맺혔습니다. 연꽃 속에서 연밥이 부풀기 시작했습니다. 연밥이 닷 되들이 만해지더니 탁 터지면서 광채 속에서 여자아이 하나가 태어났습니다.


“연꽃 속에서 아기가 태어났다!”


깜짝 놀란 바라문이 소리쳤습니다. 이웃이 모여들었습니다. 아기는 금방 웃고, 금방 걷고 하였습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수만꽃에서 여자애가 태어났지. 능금꽃에서도 여자아기가 태어난 일이 있어. 이 아이는 파드마 홍련에서 태어났군.” 사람들이 아기를 보고 신기해했습니다.


아기에게는 ‘파담녀(波曇女)’라는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파드마 홍련 아가씨’라는 뜻이었습니다. 바라문은 홍련에서 태어난 파담녀를 고이고이 길렀습니다. 온 나라 사람이 파담녀 아기를 귀여워했습니다. 아기는 예쁘고, 재주 있는 아가씨로 자랐습니다. 소문이 널리 나자, 세상의 많은 왕과 왕자들이 수만녀와 파담녀에게 구혼을 청했습니다. “나와 결혼해서 나라의 어머니가 되어주세요.”


그 말을 들은 두 아가씨는 친절한 말로 거절했습니다. “나는 출생이 남다릅니다. 꽃 속에서 태어났거든요. 결혼을 해서 몇 자식의 어머니가 되거나 한 나라의 어머니가 되지는 않을 겁니다. 더 많은 중생의 어머니가 되고 싶은 걸요.”


이 말을 들은 구혼자들은 아가씨 앞에서 머리를 숙이고 돌아갔습니다.


두 아가씨는 만나서 손을 맞잡았습니다.


“우리는 꽃에서 태어났다. 같은 인연에서 태어난 스승을 찾아가 가르침을 받자.”


수만꽃 아가씨 수만녀와 홍련꽃 아가씨 파담녀는 능금꽃에서 태어난 내녀 스승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능금꽃 아가씨로 불리던 내녀(奈女)는 왕자를 낳았으나 왕사성 왕궁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부처님 법을 좇아 비구니 스님이 되려고 발심을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내녀의 아들 기역(祇域, 지바카)은 마갈타의 왕자로 태어났으나, 아우에게 태자의 지위를 양보하고 병으로부터 사람을 살려내는 의왕이 되었습니다. 내녀와 기역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세상에서 본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칭찬을 했습니다. 어머니와 아들을 잘 모르는 사람은 내녀와 기역을 헐뜯기까지 했습니다.


“저 여자는 왕의 부인이라면서 어째서 왕궁으로 들어가지 않고 있지? 그 아들 기역이는 돌팔이 의사라면서?”
세상이 헐뜯거나 말거나 어머니와 아들은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내녀는 출생이 이상한 그 위에, 성장이 남달랐습니다. 하나를 배우면 둘을 알았습니다. 길러준 아버지로부터 학문을 배웠지만 바라문인 아버지보다 아는 것이 많았고 술법이 뛰어났습니다. 그의 아름다운 목소리는 범천의 목소리 같았습니다.


부처님께 귀의한 내녀에게는 많은 바라문의 딸이 따랐습니다. 내녀 비구니를 스승으로 모시는 여성들이었습니다. 내녀 비구니는 제자들을 이끌고 동산숲과 호숫가에서 부처님 법을 가르쳤습니다. 수만녀와 파담녀가 내녀를 찾아간 것은 이때였습니다. 신비의 출생을 한 세 여성의 만남이었습니다. 이리하여 내녀 스승은 뛰어난 두 아가씨를 합쳐 500명의 제자를 거느리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부처님이 1250 제자를 거느리고 비사리성에 오셨습니다. 내녀 비구니는 500 제자를 이끌고 부처님을 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내일 저의 동산에 오셔서 공양을 하시옵소서. 그리고 저의 500 제자들에게 비구니계를 설해 주십시오.”


부처님이 수락을 하시자, 내녀 비구니는 부처님을 맞을 공양 준비를 하였습니다. 500명의 예비비구니들이 부처님께 음식 솜씨를 보여드릴 기회가 된 것입니다.


그 때 비사리 왕이 부처님을 찾아 뵙고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내일 궁중에서 부처님 공양을 마련하겠습니다.”


부처님이 대답하셨습니다. “내녀 비구니가 먼저 청하였소. 대왕은 그 뒤입니다.”
“저는 국왕으로서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청하옵니다. 내녀의 청을 물리치소서. 내녀는 행실이 좋지 않은 여자이며, 행실이 나쁜 여자 500명을 모아서 나쁜 일을 꾸미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처님이 엄숙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대왕이여, 내녀는 현재 불법을 따르는 비구니입니다. 그의 제자 500명이 내일 수계를 하기로 했어요. 그는 500명 비구니의 스승이 될 것입니다. 전생에 수많은 부처님께 공양을 하여 공덕을 지었지요.”


공덕의 힘으로 꽃에서 화생을 한 것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내녀 비구니의 제자인 수만녀와 파담녀는 전생에서 내녀와 자매간이었으며, 세 자매가 같이 공덕을 지었으므로 이 세상으로 와서 같이 꽃 속에서 화생(化生)한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를 따르는 제자들도 모두 여러 세상에서 공덕을 지어 온 것이라 하셨습니다. 전생에서도 내녀는 비구니 교단의 스승이었습니다. 지바카 기역은 가난한 집 아이였으며 비구니 교단에 와서 청소를 거드는 심부름꾼으로 일했습니다. 도량 안팎을 깨끗이 청소하면서 소년은 기도했습니다.


“부처님, 저로 하여금 다음 세상에서 사람의 몸에 병과 더러움을 없게 하는 의원이 되게 해 주옵소서.”


내녀는 일 잘하고 부지런한 이 소년을 아들이라 불렀고, 소년은 비구니 스님을 어머니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비구니 스님들이 병이 들면 소년이 의원을 불러와 치료를 부탁하면서 같은 소원을 빌었습니다.


“부처님, 저도 후세에 큰 의원이 되어 사람의 몸에서 병을 내쫓게 하소서.”
“어머니 내녀와 아들 기역의 인연은 이처럼 오랜 세상 이어져 쌓인 것이요.”


부처님의 이야기를 들은 비사리의 왕은 자신의 잘못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부처님께 올릴 공양을 다음 차례로 미루었습니다. 이튿날 부처님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내녀의 동산에 이르셨습니다.


“잘 오너라. 500 비구니여!”


부처님은 500명 내녀 교단에 비구니계를 설하셨습니다. 그리고 전생부터 이루어 온 공덕의 힘이 크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꽃 속에서 태어난 전생의 세 자매는 부처님 법을 받들면서 세상의 어머니 노릇을 훌륭히 해내었습니다. 곧 아라한과를 얻어 ‘내녀 아라한’, ‘수만녀 아라한’, ‘파담녀 아라한’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범천의 소리를 지닌 내녀 스승은 설법하는 음성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의 귀를 즐겁게 하였습니다.

 

▲신현득

의왕으로 불리게 된 지바카 기역은, 병이 든 많은 목숨을 살려내어, 세상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받게 되었습니다.


출처:불설내녀기역인연경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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