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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라니 수행 김일희 씨

기자명 법보신문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장애
불안하고 고통스런 삶연속
새벽마다 대비주 수행하며
인생의 참 기쁨 느껴 행복

 

▲원행선·48

어릴 적 앓은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남들에 비해 고단한 삶을 살았다.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래서 늘 쫓기고 불안함의 연속이었다. 그 땐 한시도 마음 편히 쉬지 못했다. 몸의 고통은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 그 깊이를 알 수 없다. 학창시절 등하굣길은 고행이 무엇이고, 삶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 것인지를 뼈저리게 체험하게 했다. 그래서 다음 생이 있다면 다시는 태어나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부처님 법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렇게 고통스럽고 방황의 세월을 보내던 2009년 어느 날, 봉은사에서 기초교리과정을 등록했다. 어릴 적 전등사에서 느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절을 찾게 됐다. 그렇게 맺게 된 불교와 인연은 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


불교대학에 입학해 처음 사성제를 공부하던 날, 괴로움의 원인이 집착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몸에서 전율이 일었다. 그토록 괴롭히던 고통이 모두 나의 집착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 말을 곱씹고 또 곱씹다보니 모두가 맞는 말인 것 같았다. 엄마를 원망하고 늘 남탓을 했던 지난날을 후회했다. 그런 경험이 있은 후부터 본격적으로 불교공부에 전념했다. 공부를 하는 내내 스폰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불교는 쉽게 내 마음에 스며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법상 스님의 책을 읽으면서 인터넷수행카페 목탁소리를 알게 됐고, 도반들과 함께 수행하며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하루하루 새로운 삶이었다. 카페 도반들과 수행을 하며 마음으로 지은 업장을 녹여 나갔다. 일단 몸의 습관을 바꾸겠다는 생각으로 새벽기도를 시작했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무척 힘이 들었지만 어떻게든 해나가려 노력했다. 아침에 일어나 대비주를 외우고 하루 일과를 수용과 용서의 발원을 했다. 또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거나 걸어 다니는 틈틈이 대비주를 외웠다. 대비주를 외우는 동안 마음은 온통 한 곳으로 집중됐다.


대비주의 기도가 끝나면 호흡에 집중하면서 숨이 들고날 때 수용과 용서의 기도를 했다. 오늘 하루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온전히 수용하겠다는 발원을 했고 잠들기 전에는 감사와 사랑의 진언으로 하루를 마무리 했다.


수행이 이어지면서 지난날 가졌던 불안과 괴로움이 점차 사라졌다. 또 허황된 욕심으로 가득 찼던 마음도 변화를 일으켰다. 새벽 기도를 시작하기 전 부동산 투기에 뛰어들었다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수행을 하면서 물질적인 것에 매달려 산 것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를 깊이 깨닫게 됐다. 돌이켜보면 과거의 일들은 놓아버리고 살면 더욱 잘 살수 있다는 교훈을 주기 위해 법계가 어쩌면 나에게 베푼 자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살아 있음이 감사함이요, 볼 수 있는 눈이 있어 감사하고, 멀쩡한 귀가 있어 들을 수 있어 감사하며, 불편하지만 걸을 수 있는 다리가 있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지 이제는 가슴깊이 느끼고 살아가고 있다. 내 인생에 등장했던 모든 상황과 사건, 사람들은 이제 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였음을 잊지 않고 있다.


매일 새벽 다라니 기도를 하며 수용과 용서의 발원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다라니 소리에 집중하다보면 생각의 일어남을 알아차리고 다시 소리에 집중을 하고 또 일어나는 생각의 이어짐을 끊는 연습을 하다보면 어느 새 마음이 안정되고 행복감이 밀려온다. 지금 이 행복을 얻을 수 있게 해준 도반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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