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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고집쟁이 덕호장자

기자명 법보신문

일곱개의 함정을 연꽃으로 바꾸신 부처님

어리석고 고집 센 덕호장자
벌거숭이 외도 스승에 속아
부처님 해치려 만든 함정들
불보살 나투자 모두 사라져

 

 

 

 

“사람들이 고오타마에게만 모이고 우리에게는 오지 않는다. 큰 일이야.”


외도들이 먹을 것, 입을 것을 얻지 못해 불평을 터뜨렸습니다. 사람들이 외도를 따르지 않게 되자, 굶주린 외도 스승 차라가(遮羅迦), 파리파사가(波利婆奢迦) 등이 욕심에 눈이 어두워졌습니다. 이들 외도 스승 중에는 하늘을 옷으로 삼는다며 발가숭이로 사는 나형외도(裸形外道)도 있었습니다.


드디어 외도 스승이 부처님을 질투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의 잘난 모습 서른두 가지를 하나하나 헐뜯었습니다. 부처님의 신통력과 지혜를 헐뜯었습니다.부처님의 가르침을 헐뜯었습니다. 그러나 일체를 가엾게 보시는 대자대비 부처님은 손에 놓은 하늘과일 암마라를 보듯이 세상 모두를 쓰다듬고 계셨습니다. 


왕사성 안에 외도 스승을 따르는 사람이 있었는데, 고집쟁이 덕호장자(德護長者)였습니다. 외도 스승 여섯이 덕호장자를 찾아갔습니다. 발가숭이 외도 스승도 같이 갔습니다.


“장자, 고오타마가 세상에 나타나지 않았을 때에는 염부제의 열여섯 큰 나라들이 모두 우리의 뜻을 따랐어요. 그때는 먹는 공양과 입는 의복과 덮는 침구와 의약이 풍족했지요. 이제는 고오타마에게 다 빼앗기고 덕호장자 하나만 남았소.”


한 사람 외도 스승이 말을 막았습니다.


“이럴 게 아니라 저 고오타마를 아주 없애버립시다. 덕호장자를 믿고 말하는 것이니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돼요. 약속을 하시겠죠?”


외도 스승은 덕호장자에게 단단히 다짐을 받고 나쁜 꾀 한 가지를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덕호장자의 집안으로 들어오자면 일곱 개 대문을 거쳐야 하는데 문 입구마다 큰 구덩이를 파되 여러 사람이 빠져도 헤어나지 못할만한 크기로 함정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구리로 기둥을 만들어 그 안에 드문드문 세우고, 그 안을 숯으로 채워 불을 붙인 다음 이글이길 숯불이 피었을 때에 구덩이를 덮개로 덮는 것입니다. 그 위에 흙을 얇게 깔고 물을 뿌린 다음, 꽃잎을 뿌려 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때에 맞춰 덕호장자의 집으로 부처님을 초청하면 짐작을 못한 부처님이 속아서 불구덩이에 빠질 거 아니냐고 했습니다.


“그거 참 통쾌한 방법입니다. 그렇게 해서 고오타마의 생명을 없애면 되겠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모든 일을 주선할 테니 스승님들은 걱정을 마세요.”


외도 스승은 덕호장자의 자신 있는 말에 매우 만족하며 물러갔습니다.


덕호장자는 곧 일을 시작했습니다. 일꾼들을 시켜 일곱 개 대문 앞에 깊고 넓은 함정을 파고 구리기둥을 세웠습니다. 함정에 숯을 채웠습니다. 불을 붙이는 일만 남겨두고 부처님을 초청하러 갔습니다.


덕호장자에게는 월광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월광동자는 모습이 단정하고, 스물네 가지 장부의 모습을 갖춘 용기 있는 소년이었습니다. 그는 부처님 가르침에 늘 귀를 기울이면서 부처님께 의지하고 있었습니다. 소년 월광은 아버지 덕호장자가 외도에 속아 부처님을 해치려 한다는 걸 알고 걱정을 했습니다. 소년은 먼저 어머니 월운부인에게 여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세상을 뒤바꾸어 생각하십니다. 외도에 속아 부처님을 해치려 하셔요. 백천만겁에도 만나기 어렵다는 부처님이 세상에 오셨는데 외도의 말을 들으시다니요?”


“네 말이 옳구나. 네가 그것을 알고 있으니 기쁘구나.”


덕호장자의 온 가족이 월광소년, 월운부인과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덕호장자가 부처님을 초청하러 죽림정사에 이르렀습니다. 부처님은 ‘청신사 한 사람을 교화시킬 때가 왔구나’하고 덕호장자를 맞으셨습니다. 장자가 부처님의 위엄 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두려운 생각이 났습니다. 그러나 계획을 뒤돌릴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며 기어드는 목소리로 부처님께 여쭈었습니다.


“부처님과 스님네는 내일 저의 공양을 받으소서.”

그러자 부처님이 청을 수락하셨습니다. 기쁨을 이기지 못한 덕호장자는 소리치며 왕사성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는 외도 스승의 집을 돌면서 외쳤습니다.


“고오타마가 공양에 응했어요. 내일 우리 집에 제자들을 데리고 오기로 했어요. 그는 내일이 마지막이에요. 통쾌합니다. 고오타마가 세상일을 모두 안다는 것도 거짓말이지요. 세상일을 안다면 죽을 게 뻔한 곳에 올 리 있나요.”
“거 참 통쾌한 일이구먼. 당잔 숯에 불을 붙이고 독약까지 준비하시오!”
덕호장자가 기뻐하며 숯에 불을 붙였습니다. 숯이 벌겋게 타 올랐습니다. 장자의 아들 월강이 아버지를 타일렀습니다.


“아버지, 부처님께 죄를 짓지 마십시오. 부처님을 무너뜨릴 수는 없습니다. 하늘에 해가 일곱이나 떠서 삼천대천세계를 다 태웠지만 부처님의 옷 끝 하나를 태우지 못했습니다. 시시한 불구덩이로 부처님을 해치려 하시다니요?”


“듣기 싫다!”


아들이 말리는 말에 고집쟁이 덕호장자는 버럭 화를 내었습니다. 이번에는 월운부인이 나섰습니다.


“부처님의 지혜는 한량이 없으셔요. 부처님의 지혜는 막힘이 없으셔요. 하늘의 역사 나라연천의 힘으로도 부처님의 힘을 당하지는 못해요.”


“듣기 싫다니까!”


고집쟁이는 꽥 소리를 칠뿐이었습니다.


부처님이 도착하실 때가 되었습니다. 부처님은 떨치고 일어나 입으로 광명을 놓으셨습니다. 여러 개 이에서 과명이 뻗혔습니다. 두 손과 두 팔과 두 어깨에서도 여러 빛깔의 광명을 내셨습니다. 온 세상의 어두움을 깨뜨리기 위한 광명입니다. 광명은 온 세계를 두루 비추었습니다.


부처님 광명이 동방을 비추었습니다. 동방의 한없는 세계에, 한없는 부처님 나라와 부처님 모습이 보였습니다. 동방 세계의 수미광(須彌光)보살이 수많은 권속에 둘러싸여 사바세계로 오고 있었습니다. 덕호장자를 가엾게 여기며 월광동자를 보기 위해서 온 것이었습니다. 


남방, 서방, 북방의 한없는 세계, 한없는 부처님 나라와 부처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곳 이름난 보살이 수많은 권속에 둘러싸여 사바세계로 오고 있었습니다. 덕호장자를 가엾게 여기며 월광동자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삼천대천세계가 열여덟 가지로 흔들리더니 땅에서 연꽃이 솟아났습니다.


부처님이 그 보배 연꽃 위에 앉으셔서 법복을 여미시고, 신통력으로 허공에 연꽃잎을 까시고, 향기의 비를 내리시며 영축산을 내려오셨습니다. 수많은 보살과 수많은 용왕을 거느리고 사천왕의 호위를 받으면서 왕사성 덕호장자의 문에 이르셨습니다.

 

▲신현득

월광동자는 기쁨으로 부처님을 맞으면서도 부처님의 신통력에 놀라고 있었습니다. 덕호장자가 힘들여 만든 불구덩이 함정은 이미 없어지고, 준비한 독약도 없어졌습니다. 외도의 스승은 놀라서 달아나고 말았습니다. 덕호장자는 무릎을 꿇고 부처님을 우러러 예배를 올렸습니다. 고집쟁이 덕호장자의 고집이 꺾이고 말았습니다.  

 

출처:불설덕호장자경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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