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49구재
26. 49구재
  • 법보신문
  • 승인 2013.07.24 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9재 기반은 윤회·인과사상
고인 해탈 돕는 것이 목적
사경·공양 등 정성이 관건


조상신을 모시는 유교에서는 사후에 삼우제, 졸곡제, 소상, 대상을 통해 삼년상을 마친 이후에는 매년 명절과 기일에 조상님께 제사를 올린다. 이에 비해 사후 윤회와 명계사상을 말하는 불교에서는 죽은 이가 좋은 세상에 날 수 있도록 복을 빌어주기 위해 재를 올린다. 사후 49일에 올리므로 49재라고 하지만, 칠일마다 일곱 번 행하므로 칠칠재, 누칠재, 재칠 등으로 불렸다.


49재의 사상적 기반은 윤회사상과 인과응보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진리를 깨닫지 못하면 현재의 삶은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끝없이 윤회하며, 자신이 지은 업대로 결과가 나타나고 거기에 따라 보답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인과응보는 현생에서 나타나기도 하지만 다음 생이나 알 수 없는 다른 생에서 윤회하여 나타난다. 마치 파종한 지 얼마 안 있으면 수확할 수 있는 채소류도 있지만 몇 년이 지나야 과실을 얻을 수 있는 과수나무도 있듯이.

 

또 스스로 지은 업을 잊어버리거나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며, 과보가 나타나면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하고 원망하기도 하고 억울해 한다. 스스로 지은 업을 모르면 자신의 업을 인정하지도 참회하지 않으므로 그 결과가 나타났을 때도 인과를 수용하지 못해 더 큰 화를 당하며 윤회의 속박을 벗어나지 못한다. 결국 우리의 현실은 모두 스스로 지은 업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업에는 선업과 악업만 있는 것이 아니고 무기업이라고 해서 기록될 것이 없는 업도 있다. 이는 후일의 과보를 일으키지 않는다. 업 속에 살다보면 알게 모르게 수없이 업을 짓게 되어 과보를 받는다. 이것이 현생에서 그치는 것도 있지만 사후에 그대로 이어지는 것도 적지 않다. 지은 업에 따라 다음 생의 몸을 받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사후에 곧바로 다음 생의 몸을 받기도 하지만 대체로 49일간의 중유(中有) 혹은 중음(中陰) 기간을 거친다고 한다. 그 기간 동안 죽은 이는 스스로 선업을 지을 수 없으므로 남은 유족들이 선업을 지어 해탈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것이 49재를 올리는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후의 존재인 중음신이 지옥과 같은 악도(惡道)에 빠지지 않고 더 좋은 곳에 태어나기를 발원하며 재를 올리는 것이다. 이 재(齋)는 말할 것도 없이 절에 가서 부처님과 스님들께 올리는 공양을 말한다.


49재의 의미상, 49일은 재를 올리는 기간이다. 49일 동안 매일 혹은 칠일마다 재를 올린다. 또 3일째 되는 날부터 시작하여 5일씩 경전을 염송하는 법석을 열어 각 재에 회향하기도 한다.


하지만 매일 절에 가서 재를 올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므로 매 칠일마다 올리거나, 그것도 어려울 때는 49일째 되는 날만 재를 올려서 사후의 존재로 하여금 왕생극락을 하도록 돕기도 한다. 비록 49일에만 재를 올리더라도 떠난 이를 위해 49재 동안에 사경하거나, 재비를 모아 49일에 불전에 공양을 올리며 사경한 경전을 소대에서 태우며 떠난 이의 왕생극락을 발원해야 한다.

 

▲이성운 박사

왕조시대에는 만승재, 천승재, 백승재라고 하는 광대한 재도 적지 않게 열렸지만, 유족의 형편과 정성으로 재를 올리면 바람직할 것이다. 다만 다비의식에는 고인의 유품을 처분해 재비를 충당하고 있는데, 이 예로 보면, 고인의 유산은 고인을 위한 재를 올리는 데 쓰이는 것이 옳다고 하겠다. 49재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칠칠재는 다음 지면에 신세져야겠다. 


이성운 동국대 강사 woochun1@daum.net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