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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이적론

기자명 법보신문

예수의 수많은 이적들은
구원자임을 보이려는 것
올바른 수행으로 유도한
부처님의 이적과는 달라


신약성서를 보면 예수의 수많은 이적과 불가사의한 능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마태복음’을 비롯한 여러 복음서에는 예수가 소경의 눈을 뜨게 하고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우고 물위를 걷고 물로 포도주를 만들고 귀신을 쫓고 폭풍을 진정시키고 심지어 죽은 자를 다시 살려 놓기까지 하는 능력을 보였다고 한다. 죽은 나사로라는 아이를 살린 일화와 떡 일곱 개와 생선 두 마리로 4000명의 배를 불리게 했다는 일화는 이적의 극치를 나타낸다. 이는 예수 자신이 세상을 구원할 구원자임을 인간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이며 하나님의 나라가 임재 하였음을 인간들에게 알려주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기독교에서는 사람들을 선교하는데 있어 예수의 이와 같은 이적 행위를 앞세워 상대방의 마음을 설득한다. 대부분 기독교인들은 복음서에 나오는 모든 사건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예수는 천지만물을 창조한 신의 아들이기 때문에 못할 일이 없다고 믿는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번영하게 된 이유를 살펴보면 기독교 지도자들이 예수의 이러한 이적현상을 잘 이용한 데 있기도 하다.


부처님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이적 능력을 보였다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이적 능력을 신통력 혹은 변이라고 표현한다. 대승경전은 물론 부처님 생애를 다룬 ‘불본행집경’같은 경전들을 보면 부처님은 스스로 닦아 얻게 된 신통능력으로 외도들을 굴복시키고 사람들로 하여금 부처님에 대한 신심을 일으키도록 하였다. 부처님 신통에는 잘 알려진 대로 삼명과 육통이 있다.

 

삼명은 천안명 숙명명 누진명이고 육통은 천안통 천이통 타심심통 숙명통 신족통 누진통이다. 여기서 명과 통이 다른 점은 명은 지혜의 힘에서 생긴 것이고 통은 삼매의 힘에 의해 생긴 것이다. 불경에는 부처님이 하늘을 날기도 하고 물위를 걷기도 하고 천인에게 명령하여 비를 내리게 하고 전염병을 소멸시키고 몸을 여럿으로 나투기도 하고 천상에 오르기도 하고 모든 존재의 마음과 운명을 알고 우주의 시작과 종말까지 다 알고 있다고 나온다. 복음서의 떡 일곱 개와 생선 두 마리 일화와 같이 ‘아함경’에도 부처님이 가뭄이 들어 식량을 구하지 못하게 되자 자신의 밥 한 그릇으로 500명의 비구들을 먹였는데 그 밥 한 그릇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다만 예수처럼 부처님이 죽은 자를 살리는 신통에 대해서는 나와 있지 않다. 부처님은 천지를 창조한 신도 아니고 생명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절대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수와 부처님과의 이적에 대해 그 차이점이 있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예수의 능력이 신으로부터 나온다면 부처님의 능력은 자신의 수행의 힘에 의해 나온다는 점이다. 둘째 예수가 자신이 신의 아들이라는 사실과 신의 나라가 임박했음을 알리기 위해 능력을 행사 했다면 부처님은 상대방을 올바른 길에 들어서게 하는 방편으로만 능력을 행사했다는 점이다. 셋째 예수만 이적을 보인데 비해 부처님은 그 제자들에게도 이적을 나타낼 수 있는 능력을 가르쳐 주었다는 점이다. 네 번째 예수가 이적 능력으로 사람들을 끌어 들였지만 부처님은 이적능력을 앞세워 사람들을 설득하려 하지 말라고 했다는 점이다.

 

실제 신통을 자랑하는 비구를 꾸짖고 다른 비구들에게 신통을 금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예수가 아무리 이적 능력을 갖추었어도 부처님처럼 번뇌가 다한 누진통의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기독교의 입장에서는 신의 아들에게 무슨 번뇌가 다하고 말고 할 필요가 없겠지만 불교에서 볼 때에 창조신도 번뇌를 다하지 못하면 중생에 불과 하므로 누진통이 없는 다른 신통은 크게 칭찬 할 바가 못 된다.

 

▲이제열 법사

불교에서는 부처님의 신통 능력이 예수에 비해 월등하면 월등 했지 조금도 뒤질 것이 없지만 불교는 이적 현상을 크게 부각 시키려 들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들이 진리에 접근 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미혹에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제열 법림법회 법사 yooma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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