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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사, 변화 이끌었으나 대중성·이념 토대 미흡”

  • 교계
  • 입력 2013.08.12 18:36
  • 수정 2021.04.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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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사본부, 8월12일 2주년 토론회 개최각계 토론자들, 평가·한계·전망 등 분석“대사회참여 긍정적…내적 변화는 부족”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가 8월12일 ‘결사 2년을 말한다’를 주제로 개최한 공개토론회.

 

 

 

한국불교 중흥을 위해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가 첫 발을 내디딘지 2년, 이에 대한 불교계 평가는 어떨까.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가 8월12일 ‘결사 2년을 말한다’를 주제로 개최한 공개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불교의 대사회적 참여 확대 및 불교 개혁을 위한 시도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끈 반면, 내부적으로는 대중 참여 및 실천의 미흡, 주체와 대상의 불분명, 이념적 한계 등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날 공개토론회는 서재영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을 사회자로, 직지사 주지 흥선 스님과 김재영 동방불교대학 교수, 이도흠 정의평화불교연대 사무총장, 유정길 평화재단 기획위원, 윤남진 소셜리서치&멘토르 공동대표, 박기련 불교포럼 사무총장, 정웅기 불교시민사회네트우워크 운영위원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결사의 성과 및 한계를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전망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토론자들은 결사의 지난 2년에 대한 나름대로의 분석을 토대로 자유로운 토론에 나섰다.

토론자들이 결사의 가장 긍정적인 성과로 꼽은 대목은 대체로 쌍용차·한진중공업을 비롯한 각종 노동문제, 용산 참사, 강정마을 등 사회 현안에 대한 불교의 대사회 참여 확대였다. 종단의 제도적 변화를 이끌었던 쇄신입법 등에 대해서는 “판단은 시기상조이며 현실화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결사의 지속적인 과제로 지적됐던 공감대 형성 및 대중 참여, 확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대중공사, 야단법석, 무차대회 등 사부대중을 대상으로 결사의 큰 흐름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시도는 긍정적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직지사 주지 흥선 스님은 “결사는 내부로부터 개혁을 시도했다는 자체로 의미가 크다”며 “그러나 시작부터 지금까지 일관된 과제였던 대중 확산성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으며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웅기 불시넷 운영위원장도 “대중 참여는 없거나 매우 약했다는 점에서 낙제점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는 비단 이번 종단 혹은 결사본부의 문제라기보다는 오랜기간 대중의견의 수렴·반영 과정이 생략돼 온 종단의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한계에서 비롯됐다”며 “결과적으로 대중과의 괴리, 시대적 괴리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목표 설정에 한계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한국불교 현 상황에 대한 통렬한 성찰의 부재와 사상·이념적 부재로 인해 큰 틀에서 결사의 이념, 비전과 체계를 설계하지 못했다는 한계도 지적됐다.

 

특히 김재영 교수는 결사의 평가와 전망에 앞서, 지속적인 결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념적 토대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사가 지속적인 변혁운동으로 생명력을 지니려면 교리적 근거와 시대적·대중적 적합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종단의 권위주의적 지배구조 및 종단중심주의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유정길 평화재단 기획위원도 종단 결사의 주체와 목표, 대상에 대한 시스템 부재를 우려하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결사 계획 및 설계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한 때”라고 평가했다.

결사 2년을 맞은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결사의 주체와 대상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윤남진 소장은 “대중 참여는 부수적인 부분일 뿐 핵심은 결사의 이념과 목표,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라며 “한국불교 위기 극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대상은 조계종의 핵심인 수행전통이고 주체 역시 수좌들이어야 했지만 결사는 이를 피해갔다는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흥선 스님은 “불교 미래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을 결사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출가자 부족으로 인한 취약한 인적구조, 사설사암 등 비불교적 종법, 교육제도 등 현 종단의 실태와 현실을 살펴보면 오히려 지난 2년간 결사의 성과는 놀라울 정도”라며 “진정한 결사를 위해서는 불교의 미래를 가로막는 문제들을 결사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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