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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주사 원경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어머니 49재 때 상담 인연
의료봉사 활동으로 이어져
노인들 걱정하는 약사여래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은 벌써 10여년 전 일이 되어버렸다. 상심과 허탈감이 컸다. 내 주위에 커다란 버팀목이 항상 되어주시고 후원해주시던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것이다. 조계사에서 49재를 하며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동안 주위의 친인척들은 눈물을 보이지 말라고 권유했다. 그러나 사바세계를 못 벗어나 이곳 세상에 친숙한 나로서는 스님들의 독경과 천도를 위한 제사 구절구절마다 회한과 슬픔이 복받쳐 올라 한없이 눈물을 흘리곤 했다.


그 무렵 49재를 상의하러 간 조계사에서 상담을 맡으신 원경 스님(현 충북 제천 덕주사 주지)을 처음 대면하게 됐다. 그런 연유로 원경 스님과 인연을 맺고 그 인연은 원경 스님이 서원하신 취약지구 의료봉사 조직구성과 꾸준하고 지속적인 의료봉사 활동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원경 스님과의 인연으로 조계사 방문 때마다 만남을 가지게 되었고 조계사에서 잠정적으로 1년여 간 운영했던 이주민 의료봉사에 대한 문제점과 운영방안에 대해서도 상의하곤 하였다.


그러던 겨울, 원경 스님은 김장 등 겨울 준비로 원주 소임에 열중하시던 중 과거부터 문제시 되었던 천식 등 기관지 호흡기 질환이 악화됐다. 급성 폐렴 증세를 문의하시어 바로 내가 근무하는 준 중환자실에 입원하시게 되었다. 병실에는 중증 환자들이 다수 있었으며 이때 문득 원경 스님이 불교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들었다. 심한 중환자를 보면서 인생, 삶, 번뇌 등 탐진치로 얽매여진 이 사바세계의 삶을 해결키 위한 방법으로 수행자의 길에 들어오게 되었다고 하셨다. 그리고 잠시 수행자 생활에 젖어 잊고 지냈던 입문의 계기를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주위 환자를 보면서 다시금 느끼게 된 계기가 되었으며, 수행자 삶에 또 다른 큰 전환점이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무사히 폐렴에서 벗어난 원경 스님은 충북 제천 덕주사에 주지 소임을 받아 내려가셨다. 차일피일 미루던 중 주말에 시간을 내서 덕주사를 방문케 되었다. 충주 제천간 국도를 지나 중간 사잇길로 접어 들어가니 비포장 도로가 나왔고 주위 월악산과 충주호의 수려한 경관을 보며 비포장도로를 수십여 분 달리니 저 멀리 덕주사 돌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주차 후 도보로 대웅전과 요사채를 향해 걸어서 올라가 뵈니 원경 스님 혼자서 요사채 툇마루에 편하고(?) 허탈한 자세로 앉아 계셨다. “스님, 저 여여 류재환입니다. 갑작스런 소임으로 가시는 길도 배웅치 못하고 이렇게 늦게 문안 드립니다”라고 하니 스님은 반가워하시면서도 “이곳에 홀로 와 커다란 부지 위에 덩그러니 앉아 있는 기분”이라며 힘없고 허탈하게 말씀하셨다.

 

스님은 요사채 다실로 안내하시며 덕주사 발전과 대책에 대해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셨다. 지역사회 주민 모두 연로하신 노인층이며 대부분 기독교를 믿고 있으며, 덕주사 신도는 지역사회에 거의 없는, 대부분 등산객 뿐이라 걱정이 태산 같다고 한탄하시는 모습이 매우 안타깝고 걱정이 됐다. 그러던 중 사찰 주위 지역사회주민이 연로하시고 의료혜택을 고루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말씀에 “그럼 정기적인 의료봉사 포교를 하시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류재환 회장
스님도 평소 서원이었던 의료봉사에 큰 관심을 갖고 계셨으며, 그렇게 시작된 의료봉사가 8여 년에 이르렀 다. 그 사이 지역 주민들의 사찰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 크게 향상됐다. 사찰 주변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태도 또한 눈에 띄게 달라졌음을 실감케 되어 스님 또한 “덕주사의 교세가 날로 커지고 자리 잡혀가는 모습”이라며 흡족하셨다. 향후 전문적인 의료봉사를 위한 재원 마련, 진료 버스를 위한 도서 벽지 순회진료, 의료봉사 인원 확보 등을 위한 계획을 계속 추진하시는 모습을 보며 우리 종단에 진정한 약사여래보살을 보는 것과 같은 환희심을 느꼈다. 힘이 닿는 대로 뜻을 같이 하는 의료진과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


류재환 전국병원불자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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