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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 수행 방견희 씨

기자명 법보신문

내면성찰 위해 불교 공부
스승 만나 위빠사나 접해
7년 수행하며 삶의 변화
하루하루 행복이 밀려와

 

뜨거운 누룽지 숭늉을 한 숟가락 떠서 입안에 머물고는 ‘아, 뜨겁구나, 고소하구나’라고 알아차린다. 뜨거운 숭늉은 목젖 아래로 넘어가고 밥풀은 혓바닥에 남아 머문다. 다시 그것을 꼭꼭 씹어 단맛으로 삼킨다. 시큰하게 익어버린 얼갈이 배추국물김치를 한 가닥 입에 넣고 씹어 삼키고는 색, 수, 상, 행, 식으로 알아차려 본다.


비단 아침 공양만일까. 일상의 모든 순간이 환경에 의하여 찰나 생 찰나 멸의 반복과 순환이라는 사실, 이것을 일상에서 여실지견으로 알아차리게 된 것은 50대 중반이었던 7년 전부터다. 아이들이 모두 성장해 각자의 삶을 찾아 사회로 나가게 되면서, 문득 이제야 비로소 나를 찾고 내면을 성찰할 때가 되었다는 간절함이 사무쳤다. 당시는 특별한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았다. 가까운 지인 가운데 요가를 지도하는 도반이 있어 이 친구와 마음을 나누며 지내는 시간이 좋았다. 바른 스승을 만나 함께 수행을 해보자는 발원을 세운 것도 이 무렵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도반이 스님 한 분을 찾아뵙자고 했다. 별다른 생각 없이 도반과 함께 찾아간 그 자리에는 이제 막 숲에서 나온 듯한 수행자 한 분이 계셨다. 불교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던 나에게 스님은 차분한 목소리와 온화한 표정으로 알아차림에 대해 설명했다. 초기불교에 대해 언급하는 스님의 이야기는 너무도 생소했다. 그러나 거부감은 없었다. 스님의 말에 따라 수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스님께 귀의했다.


그로부터 7년. 스님께서는 부산을 떠나 순천과 여수 등 전국 각지에서 수행을 지도했다. 때문에 스님이 부산에 머무를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스님의 당부를 따라 수행을 이어 나갔다. 스님은 부산에 법미선원을 개원하고 본격적으로 수행을 지도하게 됐다. 법의 제자로서 법의 눈으로 정화된 세상을 보기 위해 선원에 들어서겠다는 발원으로 7년 만에 다시 행자 수업을 시작했다. 지난 6월27일부터 지금까지 만만치 않았던 일정들이 이어졌다. 참으로 무더운 시간이었지만 결코 그 더위가 괴롭거나 힘들진 않았다. 오히려 스님의 법구경 강의를 들으면서 괴로움에 물든 갈애들이 희망의 세계를 열어가고 있다는 확신마저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웃음을 짓는 시간이 늘어갔다. 선원을 다니면서부터는 아예 웃음을 달고 살게 됐다. 옛 도반들도 신기해 할 정도다. 주위에서 무엇이 표정을 변하게 했냐고 물어본다면 머뭇거림 없이 ‘사띠’라고 답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변화도 있다. 7년 전만 해도 음식에 대한 욕심이 무척 많았다. 먹는 즐거움이 인생의 큰 자리를 차지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수행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오후불식이 원칙이 됐다.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난감한 순간들이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이 원칙을 지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식탐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지금은 물 한 잔에도 감사함이 절로 든다.


‘스스로 얼마나 많은 윤회를 거듭해서 해탈, 열반에 이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아득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순간순간 생의 의미를 찾았고 행복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더 분명한 것은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았다는 점이다.


▲환희지·63
법미선원은 불교의 진수인 정념의 삼마사띠를 확립하는 사띠 수행의 터전이다. 누구나 불교의 정수를 아시고 싶다면 선원으로 이끌고 싶다. 이곳에서 함께 수행하여 열반의 언덕 닙바나를 성취하는 수행공동체로 거듭나고 싶다.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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