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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참는 것이 유쾌하며, 가장 큰 지혜

기자명 법보신문

수행자 해친 악인 무택지옥 떨어져

라후라 때려 피흘리게 한 악인

지옥에서 고통받는 과보 받아

인욕한 라후라 칭찬하시며

"참는 자 귀한 몸 된다" 가르침

 

 

 

 

기원정사는 사위성 남쪽 5리가 못 되는 기타숲에 자리 잡고 있는 도량이었습니다. 도량은 7층이었고, 부처님 제자 1천 2백여 명이 이 도량에 거처하면서 부처님 공부를 했습니다. 아침마다 부처님과 제자들은 걸어서, 사위성으로 들어가 걸식으로 공양을 마치고 기원정사로 돌아갔습니다.

교살라국 도성인 사위성 사람들에는 부처님 법을 따르면서 복을 짓는 많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기워정사를 지어서 부처님께 바친 수달장자도 사위성 사람이었지요. 사위성의 바사닉(프라세나짓)왕은 부처님을 받드는 왕으로 나라에 큰일을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처리하면서 백성을 돌보는 성왕이었습니다. 기원정사를 짓도록 기타숲을 부처님께 보시한 기타태자는 바사닉왕의 왕자였습니다.


그런데, 복 받을 도시 사위성에도 악인 한 사람이 있었지요. 그는 부처님 제자들을 몹시 미워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부처님 십대제자 중에서도 첫째 제자인 지혜제일 사리불 존자와 밀행제일 라후라 존자가 가사 입고, 발우를 들고 아침 일찍 기원정사를 나섰습니다.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이때에 악인이 길가에 서서 두 제자가 걸어가는 광경을 보고 있었습니다.

 

“흥, 고오타마의 첫 째 가는 제자가 라후라와 같이 걸식을 하러 가는군.”


악인에게 악한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두 사람을 해치고 싶은 생각이었습니다. 악인은 재빨리 사리불의 발우를 빼앗아서 흙과 모래를 담았습니다. 그 바루를 들고 라후라의 머리를 세게 쳤습니다. 흙이 쏟아지고, 라후라의 머리에서 피가 주르르 흘렀습니다. 그러나 두 제자는 놀라지 않았습니다. 사리불이 라후라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부처님 제자예요. 마음에 독을 품지 않도록 하시오.”


과연 라후라는 마음의 독을 품지 않았습니다. 자기를 해친 자를 조금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자비한 마음으로 해친 자를 가엾이 여길 뿐이었습니다. 참는 것(인욕)이 가장 유쾌하며, 지혜로운 자만이 이 계율을 평생토록 범하지 않는다는, 부처님 말씀을 떠올렸기 때문이었습니다. 가까운 내로 가서 라훌라는 피가 흐르는 얼굴을 씻고, 사리불은 악인에게 빼앗겼던 발우를 씻었습니다. 두 사람 아무도 폭력자를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피가 흐르는 얼굴을 씻으며 라후라는 혼자 말했습니다.


“나의 아픔은 잠간이지만, 해친 자의 오랜 고통은 어찌할꼬? 앞으로 닥칠 고통이 모질겠구나.”


라후라는, 난폭한 자를 미워할 것이 아니라 어리석음을 가르쳐 일깨우라 하신 부처님 가르침을 실행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악인은 달아나고 없었습니다.


“슬프다! 천상의 감로를 축생인 돼지에게 주려해도 돼지가 버리고 달아나는 격이구나. 어쩔 수 없다.”


라후라는 한탄 했습니다. 두 제자는 사위성으로 가 공양을 마치고 부처님께 갔습니다. 부처님은 이미 알고 계셨습니다.


“라후라는 머리에 상처가 크구나.”


부처님이 상처를 만져주셨습니다.


“이만한 상처가 났지만 가해자를 조금도 원망하지 않았구나. 참 잘했다.”


부처님은 라훌라를 칭찬한 뒤 말씀을 이으셨습니다.


“인욕으로 마음을 다스렸으니, 장하구나. 참음은 고난을 건너는 큰 배다. 참음은 약이다. 참는 자는 소원이 이루어진다.”


부처님은 이어서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을 조복해야 한다. 마음을 항복받지 못하고 남을 해치면 지옥에 떨어져 삶겨지고, 불에 타는 형벌을 받는다. 아귀가 되기도 하고, 축생이 되기도 하지. 악한 마음은 반드시 고통이 된다. 너를 해친 그 어리석은 자는 무택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부처님은 제자를 폭행한 자가 가게 될 지옥의 광경을 보여주셨습니다. 묵숨을 다한 폭력자는 지옥문 앞에 떨어졌습니다. 지옥문을 지키던 옥졸은 키가 거인 같은 나찰귀신이었습니다. 무서운 옥졸이 폭력자의 목덜미를 한 손으로 잡았습니다.


“너는 부처님 제자에게 피를 내게 한 자로구나. 8만4000년 동안 이 지옥에서 독으로 고통을 받을 거다!”하고 지옥문을 열더니, 죄인을 휙 집어던지고는 지옥문을 쾅, 닫아버렸습니다. 무택지옥은 독으로 고통 받는 지옥이었습니다. 독을 입으로 마시고, 뒤로는 싸고, 끓는 독물에 삶기는 형벌이 쉬지 않고 계속됩니다. 하루에 천 번 죽고, 천 번 살아나는 고통이었습니다.


“아이구, 아야! 아이구, 뜨거 뜨거!”하고 죄인의 신음 소리가 이어집니다. 부처님 제자에게 피를 내게 한 죗값은 이러했습니다. 하루 이틀에서 시작하여 천 년 만 년이 지나고 팔만 사천년이 지났습니다. 폭력자는 커다란 구렁이가 되어 지옥문 앞에 떨어졌습니다. 옥졸, 나찰귀신이 나타나 구렁이를 잡더니 구렁이 지옥으로 휙 던지고, 지옥문을 쾅, 닫았습니다. 큰 독구렁이가 된 죄인은 독으로 제 몸을 녹여서 해칩니다. 제 몸을 독으로 다 녹이면, 몸이 다시 살아나, 하루에 천 번 죽고, 천 번 사는 고통이 이어집니다.


“아이구, 아야! 아이구, 아파!”


죄인의 신음 소리가 이어집니다. 부처님 제자에게 피를 내게 한 죗값은 이러했습니다. 하루 이틀에서 시작해 천 년 만 년이 지나고 다시 팔만 사천년이 지났습니다. 죄인은 전갈의 몸을 받았습니다. 옥졸은 전갈을 잡아 전갈지옥에 던지며 말했습니다.


“부처님 제자에게 피를 낸 죄갚음이다.  1만년 동안 모래와 흙만 먹고 살아라!”


죄인이 모래와 흙을 파먹는 전갈이 된 것은 사리불의 발우에 모래와 흙을 담아서 라후라의 머리를 쳤기 때문이었습니다. 벌레를 잡아먹는 전갈은 모래와 흙으로는 배를 불릴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지옥에는 모래와 흙밖에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전갈은 1만년 동안 모래와 흙을 먹으며 굶주린 끝에 겨우 사람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죗값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으로 태어나지 못했습니다.


“이건 사람이냐, 괴물이냐? 형체는 사람인데 손발이 없네!”


사람으로 태어났으나 손발이 없었습니다. 부모들이 어쩔 줄을 몰라했습니다.


“괴물이다. 내다 버려!”


죄인은 길가에 버려졌습니다. 지나는 사람들이 괴물 아기에게 돌을 던졌습니다. 아기는 죽고 말았습니다. 부처님 제자에게 피를 내게 한 죗값이 이러했습니다. 죄인은 500생 동안 손발 없는 괴물 아기로 태어나, 돌멩이에 맞아 죽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겨우 손발을 갖춘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이번에도 건강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아기가 몹시도 우네. 쉬지 않고. 우네.”


의사에게 보였더니 의사는 아기 머리가 아파서 보채는 거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아무 약을 써도 아기의 두통은 낫지 않았습니다. 청년으로 자랐지만 머리가 아파 아무 일도 못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부처님 제자에게 피를 내게 한 죄 갚음이 아직도 남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이 죄인은 다음 생에도 그 다음 생에도 부처 없는 세상에 태어날 것이다. 천성이 어리석고 사나워서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미움을 받게 될 것이다.”


다시 부처님은 참는 자가 받는 복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참는 자는 나는 곳마다 편안하고, 온갖 재앙 사라지며, 원하면 뜻대로 되며, 얼굴이 빛나고, 병 없으며, 귀한 몸 되느니라.”


부처님은 또 말씀하셨습니다.

 

▲신현득

“코끼리의 힘이 세다 하지만 인욕의 힘에 비하면 만분의 일이다. 번쩍이는 칠보의 보배는 근심을 불러오지만, 참음의 보배는 처음이나 끝이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출처:나운인욕경(羅云忍辱經)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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