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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평화의 불 성화대

기자명 법보신문

7대종교 평화의 불 점등은
은사이신 청담 큰스님의
종교화합 가르침 계승한 것

 

나의 처소(處所)에는 밤새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귓전을 울리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것을 보니 정말 가을이 곁에 오기는 온 것 같다.


지난 여름은 폭염의 연속이었다. 더구나 나에게 있어 이번 여름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5월 네팔 룸비니 동산에서 채화해온 ‘평화의 불’을 ‘108산사순례’ 사찰마다 모시고 분화(分火)를 하다 보니 온몸이 여름 내내 땀으로 젖어 있었다.


지난 8월에는 평화의 불 채화 기름인 파라핀을 발등에 쏟아 작은 화상을 입히기도 했는데 그러다 보니 우스개로 지난여름 내내 나는 그 뜨거운 ‘평화의 불’과 함께 지냈다고 말하곤 한다.


그동안 ‘평화의 불’은 보덕사, 영국사, 청평사, 내장사와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예하 진제 스님께서 주석하고 계신 부산 해운정사 등에도 분화를 했다.


뿐만 아니라 6월6일 현충일에는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인 강원도 양구군 동면 도솔산에서 ‘평화의 불’ 점등식을 봉행한 것을 시작으로, 6월25일 육군 5사단 열쇠전망대, 7월15일 화천군 평화의 댐 세계평화합동위령제, 8월15일 아시아 최대 수송함인 독도함에서 풍등제에 동참, ‘평화의 불’ 점등식을 연이어 가졌던 것이다.


이러한 일들은 오로지 ‘평화’에 대한 염원의 발로(發露)였다. 지난 5월 평화의 불을 네팔에서 이운해올 때만 하더라도 한반도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위기였다. 이러한 시기에 종교인의 한사람으로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남북평화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가 마침내 실천에 옮겨 ‘평화의 불’을 이운했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는 10월8일에는 서울장충체육관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을 슬로건으로 ‘108산사순례 창립7주년 기념대법회’를 봉행한다.


이 뿐 아니다. 이날 오전에는 임진각 평화누리 광장에서 ‘임진각 평화의불 성화대 건립식’ 행사를 한국 7대종교인 평화협의회 경기지부와 함께 성대하게 봉행한다.


불교를 비롯한 원불교, 민족종교, 천도교, 유교, 천주교, 개신교 등 7대 종교지도자가 모두 모여 임진각 평화누리 광장에서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성화대를 설치하고 ‘평화의 불’ 점등식 행사를 갖는 것은 종교 간의 ‘다름’을 극복하고 ‘화합’을 이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는 은사이신 청담 스님의 가르침에 따른 것이다. 청담 스님은 1966년 종정에 취임하시고 난 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화합을 위해서는 종교간 화합이 절실하다고 하셨다. 1968년 ‘대한민국종교협희회’를 결성하시고 1971년 열반하실 때까지 초대의장을 맡아 종교인의 화합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셨던 이유이다. ‘평화의 불’ 분화 역시 청담 큰스님의 유지를 제자로서 이어가는 것이리라.


청담 스님은 평소 “마음을 깨치면 온 우주에 모르는 것이 하나도 없고(全知),모든 근심 걱정 다 털어내고 일체를 다 포기하여 완전한 자유와 완전한 즐거움을 얻는다(全能). 그것이 전지전능이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청담 스님은 “모르는 세상을 바로 깨우쳐 주고 중생을 바른 길로 이끌어 누구에게나 모든 고통을 해탈할 수 있는 환한 길이 있음을 보여주고 개발해 주어야 한다. 오직 육체가 나인 줄 알고 물질문명에서 참다운 자아(自我)를 찾으려 하는 것은 마치 파초(芭蕉)의 껍질을 벗기는 것과 같아서 아무리 벗겨도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뿐이며 그러한 인간사회는 아무런 실상(實相)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를 하셨다.

 

▲선묵 혜자 스님

청담 스님의 이러한 ‘마음사상’을 이어받아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를 결성한 것이나 이번에 한국의 7대 종교인이 화합하여 임진각에 ‘평화의 불 성화대’를 조성하는 것은 은사 스님의 유지를 받드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지없이 정성스럽다.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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