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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화해의 대상이 아닐까!

기자명 법보신문
  • 법보시론
  • 입력 2013.09.20 01:54
  • 수정 2013.09.20 01:56
  • 댓글 0

요즘 한참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이 많습니다. 핵을 만들고 있으니 절대로 도움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있고 그래도 삶이 어려우니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 서로 부딪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정전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불교계에서는 올해 큰맘 먹고 종전으로 가자는 운동성의 행사를 많이 열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시각은 통일되어 있지 않습니다. 어떤 이는 “종전을 주장하는 것은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이라고도 합니다. 그럼 전쟁을 하자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전쟁을 하고 싶지 않다면 전쟁을 마치자고 하는 것이 당연할 텐데 종전은 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참 신기한 일입니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남북의 긴장관계 덕에 먹고 사는 국정원에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얼마 전부터 좌파라는 말을 대화 속에서 씁니다. 또 빨갱이라는 말도 가끔 들려옵니다. 이것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벌써 잊었단 말인가요? 저도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1000만 관중을 넘긴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영화를 보고 알았습니다. 친 형제가 서로 총을 겨누고 싸워야 하는 상황이 이 말 때문에 시작된다는 것을요.


누가 좌파고 누가 우파인가요? 누가 심판을 한단 말인가요? 다만 누군가가 “그 사람은 좌파에요”라고 하는 신고만 존재합니다. 그럼 그 사람은 아무런 변명을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모두는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는 사실관계를 떠나서 이미지에 상처를 입게 됩니다. 사실은 사실대로 더 이상 평가받지 못합니다. 오직 승자는 “저 사람은 좌파에요”라고 신고한 사람만 쾌감을 느낄 뿐입니다. 그러니 그 이후로는 우리 모두가 신고자가 됩니다. 사실과 상관없이 내가 싫은 사람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저 사람 좌파에요”라고 소리를 지르기만 하면 됩니다. 그럼 몽둥이를 들고 있던 아이들과 군중들이 달려들어 두들깁니다.


이런 슬픈 놀이를 우리는 겪었습니다. 그리고 숱하게 많은 사람들의 목숨과 재산을 뺏고 뺏겼습니다. 이런 세상을 겪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다시 그런 말을 입에 올릴 수 있을까요. 지금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 때 고통 받은 이들의 짐을 외면해선 안 됩니다. 깊이 조심하고 조심해야할 일입니다.


얼마 전 북한과의 긴장관계가 심했을 때 외국으로 가려고 자신의 재산을 정리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나라의 고위직에 있었던 분이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슬펐습니다. 왜냐면 북한과의 긴장관계는 서민들이 만들지 않습니다. 긴장관계가 악화돼 전쟁이 나면 서민들은 총을 들고 나가야 합니다. 이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우리는 우리의 형제자매가 북한에 아직도 살고 있고 추위와 배고픔에 힘들어 하고 있다는 것을 가슴아파할 뿐입니다. 60년 전에는 부모형제였는데 어찌 지금은 부모로 형제로 대하지 못하게 합니까? 동물도 자식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집니다. 형제를 위해 자신의 장기를 주는 일은 당연할 것입니다. 무슨 이유로 이 부모와 형제의 관계를 끊으라고 하나요? 무슨 자격으로 그것을 비난하나요?

 

▲하림 스님

좌파니 빨갱이니 이런 말로 서로를 피 흘리게 했고 60년간 부모형제를 갈라놓았습니다. 그런 무서운 말은 이제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길에서 자주 일본차가 봅니다. 한 번 싸운 형제는 굶어도 돕지 않고 36년간 나라 잃은 설움을 준 일본의 차는 타고 다닙니다. 군사 대국화를 추진하고 있는 나라에는 몇 배나 큰돈을 주면서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현실을 조금 더 균형 있게 인간답게 바라볼 수 없을까 싶습니다.

 

하림 스님 whyhar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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