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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일본불교 부정적인 면에 매몰”

  • 교학
  • 입력 2013.10.01 18:49
  • 수정 2013.10.0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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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불교사硏, 28일 세미나 개최
한국 학자·일본 스님 등 4명 발표

일본불교 침략전쟁에 앞장섰지만

긍정·부정적인 영향들 모두 있어
지나친 거부감 이제는 내려놓을때

 

 

▲일본불교사연구소가 9월28일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개최한 국제학술세미나.

 

 

근대 일본불교계가 제국주의 첨병으로 한국에서 활동했던 것은 맞지만 이제 한국불교학계도 부정적인 면에만 매몰돼선 안 되고 객관적인 접근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왔다.

 

일본불교사연구소(소장 김호성)는 9월28일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군산의 근대 문화유산, 그리고 일본불교’란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국내 유일의 일본식 건물인 군산 동국사 후원으로 열린 이번 학술세미나는 박진석 군산시 문화체육과장의 ‘근대문화도시 군산, 그간 추진성과 및 발전방안’이란 주제의 기조강연으로 시작됐다.


첫 발표자인 김광식 동국대 겸임교수는 일본불교에 영향을 받은 근대불교의 다면성에 대해 고찰했다. 김 교수는 일본불교의 핵심적인 영향으로 △‘산중불교에서 도회지 불교로, 승려에서 대중에게로’라는 슬로건 아래 추진됐던 불교 근대화 및 불교 혁신 운동 △1911년 일제가 제정 공포한 사찰령과 종헌종법 체제 등 근대적인 관리 조직 △재일 불교유학생과 근대 불교학 △한국불교 전통의 이완 △승가의 세속화 등을 꼽고 이에 대해 상세히 논했다. 김 교수는 “일본불교는 근대불교사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대상과 주제로서 그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와 분석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일본불교에 대한 부정성, 식민성에 대한 매몰된 경향이 없지 않지만 이제부터라도 이 문제에 대한 폭넓은 접근과 관점이 요망된다”고 밝혔다.

 

한상길 동국대 연구교수는 근대 일본불교의 최초 조선포교사인 일본 근대 불교 최초의 조선포교소를 운영했던 오쿠무라 엔신(1843~1913)에 대해 고찰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당시 정토진종은 국가불교의 모토를 내세우며 메이지 정부에 적극 협력했고 오쿠무라의 한국 파견은 이러한 일련의 정치적 협력 과정에서 이뤄졌다. 오쿠무라의 파견을 계기로 본격화된 정토진종의 한국진출은 오랜 억불의 역사 속에서 중세적 체제에 머물러 있던 한국불교에 큰 충격이었다. 일본불교의 위상과 근대적 포교방식, 일본화한 교리 등 모든 것이 새롭고 때로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오쿠무라는 이동인, 유대치, 무불 스님 등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으며, 개화파 인사들은 오쿠무라에게 접근해 근대화를 위한 정토진종의 도움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한 교수는 “흔히 우리는 일본불교가 제국주의 침략의 첨병역할을 했고, 120여년 전의 선조들은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힐난하듯 말한다”며 “그러나 그 당시 조선의 근대화를 염원하고 헌신했던 이들에게 일본과 일본불교는 근대화의 모델이었고 오쿠무라는 그 한 가운데서 한일관계의 중요한 매개 역할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토진종 원광사 주지 다이토 사토시 스님은 근대기 일본 정토진종의 조선 진출 내용을 다뤘다. 스님은 정토진종이 1877년 부산포교소를 창립하는 등 조선에서 활동하게 된 배경에는 메이지정부가 신도(神道)를 우대하고 불교를 탄압하는 속에서 불교가 국가에 이익이 됨을 보여주고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한 의도가 크게 작용했음을 밝혔다. 또 처음 부산 포교소는 일본인을 대상으로 빈민구제, 행로병 환자 구호 등을 실시하다가 나중에는 조선인 구제사업을 실시했지만 근본적인 목적은 일본인 거류민과 일본 국가에 유리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게 다이토 스님 분석이다. 그는 “근대 일본 불교계는 제국주의의 침략전쟁에 적극 부응했다”며 “당시 스님들은 (출가자라기보다) 제국주의의 공무원에 가까웠다”고 비판했다.


이치노헤 쇼코 동아시아불교운동사연구회장 스님은 유묵에 나타난 일본 고승들의 군국주의 문제를 다뤘다. 조동종 관장이었던 타카시나 로우센의 ‘黃軍戰勝之春(황군의 놀라운 전과로 인해 온 중국이 떨었다)”이라는 글을 비롯해 당시 조동종 스님들이 국가에 맹목적으로 추종했던 자료들을 공개한 후 그것을 동국사에 기증했다. 이치노헤 스님은 “일본 조동종은 지금도 전쟁 전의 사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이는 올바른 검증, 성실한 참회가 행해지지 않았던 점에 기인한다”며 “이 유묵들이 과거를 검증하는 자료로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발표 논문에 대한 논평은 제점숙 동서대 강사, 이태승 위덕대 교수, 원영상 원광대 교수 등이 맡았다.


군산=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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